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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커버스토리】 美-이란 전쟁, 韓경제 ‘퍼펙트 스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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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시 오일쇼크 수준 충격”
“전쟁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韓, 불황 진입할수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 이란을 전격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순식간에 고조되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 경제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란의 군사적 대응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이는 곧 한국의 내수와 수출 모두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지역 불안정성이 한국 경제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수출입 동향을 꼼꼼히 살펴 필요시 지원대책도 즉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주목”…국제 유가 ‘초긴장’

 

이란 공습사태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전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유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더욱 치솟고 있다.

 

기름값이 인상되면 자연스럽게 운송비와 생산비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커져 결국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은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동 불안정은 금융시장에도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요즘 원·달러 환율 역시 출렁이고 있는데, 한국처럼 수출에 많이 의존하는 나라에서는 환율 변동이 심해지면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커지니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금융시장과 기업들 모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농성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국제 유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1973년 10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됐던 ‘4차 중동 전쟁’이나 1978년 12월~1979년 3월에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단해 발생했던 ‘2차 오일쇼크’와 같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유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 지역이 장기 봉쇄될 경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공산이 매우 크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70.7%, 액화천연가스의 20.4%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차질이 생기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정유·발전 업계의 부담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통로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한국에서는 유가 상승이 곧바로 기름값과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 봉쇄되거나 위협을 받으면서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10% 넘게 급등했다. 결국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유가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

 

韓수출 신기록 행진 중 美 이란 공습

 

이란 공습 사태 이후에는 반도체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도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 기록을 경신하는 중인 한국이지만,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해 이러한 흐름에 찬물이 끼얹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을 들여온 ‘글로벌 사우스’ 확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구 5억 명을 갖춘 중동 지역은 오일머니의 탄탄한 구매력과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으로 유연한 전략을 통해 사업 차질을 최소

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기업들은 중동 지역 내 소비·투자 위축, 물류 차질, 환율 변동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지난 4일 한국CXO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집단의 해외법인이 140개에 달한다. 국내 92개 그룹은 중동 10개국에 총 140개 법인을 두고 있으며, 그룹별로 삼성이 28개로 가장 많이 전진 배치했다.

 

이런 상황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의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고, 이렇게 되면 수익성까지 악화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자체가 위축될 경우, 한국 수출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습 직후인 지난 3일, 코스피 지수는 2% 넘게 떨어지며 6,1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지난 4일은 코스피가 4% 급락하면서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반도체 등 수출 주력 종목들 역시 약세를 보였다. 불안정해진 금융시장 덕분에 달러는 더 강세를 보이고, 미국 국채 금리도 4.05%를 넘어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결국 한국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위험을 키울 수 있으며, 불안정한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항상 경제에 크게 충격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 때도 단기적인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을 뿐 장기적인 영향은 없었다.

 

이번에도 단기간 내에 미국과 이란 간 극적 협상 타결이 이뤄진다면 지정학적 리스크는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가 폭사했기에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을 언급하는 등 미국·이란 전쟁의 장기화 조짐에 따라 한국 경제에도 복합적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쿠웨이트,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폭격을 가하며 ‘피의 보복’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 수급 불안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동시에 닥치면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 힘들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2%대에서 겨우 유지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만약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은 석유류뿐 아니라 전기, 가스 같은 공공요금이나 각종 공산품 원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영업이익이 줄 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현실에 맞춰 국내 주요 4대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나섰다. 중동 사태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이어 미국의 대(對)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혼란에 사로잡힌 가운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중동시장 개척을 계획해온 국내 식품기업들(CJ, 농심, 삼양 등)이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동 지역 K-푸드 수출 규모는 전년보다 22.6% 증가한 4억1,160만 달러(약 6,000억 원)를 기록하며 유망 시장으로 분류되어 정부 지원 및 국내 다수의 식품기업들도 중동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를 지속해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가급등 등 변화를 주시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美-이란 전쟁이 韓경제 미치는 영향·시사점’ 분석

 

한국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생산자 물가는 0.7%, 제조업 원가는 0.3% 정도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상공인은 매출 대비 에너지·원재료 비용이 전체의 30~40%에 달해, 물가가 오르면 실제 소득은 10~15% 줄어들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향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유가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눠 영향을 분석했다. 기준 시나리오는 양측의 간헐적 공습 지속 후 협상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1개월 이내에 그치는 경우로 국제유가 수준은 배럴당 80달러 내외를 유지할 전망이다.

 

긍정적 시나리오는 전쟁이 단기 종결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미만을 유지하는 경우를 말하지만, 공습이 장기화되고 수 개월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경우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또, 미국 또는 연합군이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는 ‘오일 쇼크’ 시나리오하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규모에 비해 원유 소비량이 많은 한국 경제는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경상수지가 악화해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비관적 시나리오하에서는 최소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은 1.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오일 쇼크’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최소 0.8%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포인트나 급등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전쟁의 장기화시 글로벌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서, 해외시장 수요(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불황 국면으로의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란, 세계 시장에 다시 합류 시 韓경제 기회”

 

이란에 대한 직접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유가도 중장기적으로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지난 1일 새벽 상황을 보니, 이번 사태가 생각보다 단기에 끝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원유 선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것을 보면, 시장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경제 제재를 받고 있던 나라인데다 원래 대 이란 수출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사태가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란 수뇌부를 제거한 후 미국의 작전이 오래 끌 것 같지는 않다”며, “아주 단기적으로는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또, 정 교수는 “이란처럼 경제 규모가 큰 나라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계 시장에 다시 합류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고 첨언했다.

 

지난달 28일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관련 부서와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대책반을 즉시 가동했다. 정부와 업계는 수개월치 비축유와 비축의무량을 넘는 수준의 가스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수급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운항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로 계획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에 중동발 공급 차질이 실제로 발생하면, 업계는 중동 이외 지역에서 물량을 더 들여오는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수급 위기가 심화될 경우 자체 회의를 통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고, 9개 비축기지에 저장된 석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며, 한국석유공사 역시 해외 생산분 도입, 공동비축 우선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부처·유관 기관과 공조

 

현재 주요 컨테이너 화물선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 운항 중이라, 해상 물류에는 일단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중동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길 수 있는 파급 효과도 미리 점검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지원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상황과 관련해 관계기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챙겼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중동 정세가 불확실한 만큼, 관련 기관들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 변화를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중동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매일 열고, 앞으로 나타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 사태가 국내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하면 합동 상임위원회도 개최할 방침이다.

 

이란 공습사태가 국제 원유와 가스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전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몇 달치 비축유와 충분한 가스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은 수급 위기에 대응할 여유가 있지만, 실제로 중동에서 물량 차질이 생기면 업계에서는 중동 이외 지역에서 물량을 더 들여오는 등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해상 물류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컨테이너 화물 선사들은 지난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이미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어,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수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중동 지역 수출 피해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나 수출바우처를 이용한 물류비 지원, 현지 해외 공동물류센터 지원 등 기존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이 이끄는 긴급대책반이 실시간으로 국내 가격과 선박 운항 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태 전개에 따라 관계 부처 및 유관기관과도 긴밀하게 공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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