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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변수와 민주당의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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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국면에서 이루어진 야권연대의 최대 수혜자는 민주당이었다. 비록 반사이익에 불과했지만 민주당은 어쨌든 반MB연합의 성사로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수익을 거두었다. 이제 본 게임이라 할 수 있는 2012년의 총선과 대선이 남아 있다. 민주당은 그때도 연합정치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2012년의 양대 선거에서는 반MB연합이 6·2 지방선거에서와 같이 큰 의미를 띨 수는 없으리란 것이다. 그때는 정권 심판보다는 미래비전과 대안세력 선택에 더 큰 비중이 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합정치를 재현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반대의 논리가 아닌 대안의 논리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지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의문은 더욱 구체화된다. 민주당이 과연 그러한 가치연합 혹은 대안연합 형성을 주도해갈 수 있을까? 지금으로 보아서는 민주당의 주도적 역할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스스로가 어떤 가치와 지향을 갖는 정당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안연합 형성을 주도할 수 있는가


남은 기간 동안 시급히 해결해야 할 민주당의 최우선 과제는 당의 정체성 확립이다. 그리고 그것은 민생과 복지가 핵심인 진보적 정책기조를 중심으로 하는 노력이어야 할 것이다. 이미 그 조짐은 오래전부터 보였지만,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복지와 분배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이슈가 선거정치의 중심 영역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보수여당에 맞서야할 민주당의 비전과 대안은 어느 곳보다 바로 이 영역에서 한층 진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러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지난 7월 7일 발표된 민주당 ‘민주정부10년위원회’의 보고서 역시 결론은 진보노선의 강화였다. 당일 토론회에서는 민주당이 사회적 혹은 진보적 자유주의 정당으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당권 주자들 중에도 정동영 의원이 ‘담대한 진보’를, 그리고 천정배 의원이 ‘시장의 민주화를 통한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을 제창하는 등 진보 슬로건을 내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당내 ‘486그룹’도 조만간 민주당의 진보성 강화를 요구하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잘만 하면 8월말의 전당대회가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대표의 선출과정이 이념이나 가치 논쟁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그 결과 민주당의 정체성은 상당정도 선명해질 수 있다.


여기서 민주당에 대한 세번째 질문이 생긴다. 민주당이 사회경제적 이슈 영역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금의 왼편에서 찾아간다고 할 때 그 최종 지점은 어느 정도 왼쪽이어야 할까? 물론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의 위치까지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전의 어느 지점까지인가?


박근혜의 ‘복지’, 소홀히 넘겨선 안되는 이유


좌클릭을 한번씩 할 때마다 당내 보수인사들의 반발도 그만큼 커질 것임은 자명하다. 민주당의 진보성 강화는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2012년을 앞둔 민주당 지도부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박근혜 변수’이다. 부동의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은 최근 몇년 동안 일관되게 ‘진보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08년 5월에 개시된 18대 국회에서 그는 전반기 상임위를 보건복지가족위원회로 옮겼다. 본격적인 복지공부가 시작됐다는 분석은 이때부터 나왔다. 2009년 5월에 했던 스탠포드대 연설에서 그는 ‘원칙이 바로 선 자본주의(disciplined capitalism)’를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감독 및 감시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소외된 경제적 약자를 확실히 보듬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발전의 최종목표는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의 행복공유에 맞춰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논거였다. 진보진영에서나 나올 법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경계와 ‘조정시장경제(coordinated market economy)’에 대한 선호를 표출한 주장이었다.


같은 해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30주기 추도사에서는 “아버지가 경제성장을 이룩하셨지만, 경제성장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궁극적인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었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그 꿈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간 진보의 의제로만 여겨졌던 복지를 보수의 의제로 ‘원상회복’하겠다는 의지가 읽히기도 했다. 그 해 말경에는 ‘박근혜 복지법’이 거의 완성되었다는 뉴스가 나돌았다. 박 의원의 2012년 대선 공약은 “행복을 모토로 한 복지국가 실현”이 될 것이며, 그 기초가 될 사회복지기본법(사회보장기본법)의 성안작업이 상당 기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었다(매일경제 2009.12.30).


18대 국회의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박근혜 의원은 상임위를 기획재정위원회로 바꾼다. 자신의 복지국가 구상과 결합한 ‘사회통합형 경제성장’ 전략을 연구하기 위함이라는 세평이 나왔다. 과연 그는 2010년 6월의 첫 상임위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질의를 통해 정부는 거시경제지표를 들며 경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소득분배나 양극화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국가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했다. 또한 사회통합의 와해, 사회경제비용의 증대, 실업률 증가 및 고용률 감소 등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마치 진보야당의 지도자가 보수정부를 질책하는 듯했다.


복지국가와 조정시장경제, 그리고 사회통합형 경제성장을 지향하는 듯한 박근혜 의원의 최근 언행이 그의 측근들 말대로 단순한 정치공학적 전략이 아니라 박 의원 자신의 철학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리고 그러한 그가 한나라당 혹은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후보로 최종 결정된다면, 민주당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박근혜표 보수’는 그 오른편은 물론 왼편의 중도 그리고 잘하면 진보의 일부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엄청난 흡인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


물론 선거정치가 사회경제적 이슈 차원에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화의 압력을 지나치리만큼 주로 신자유주의적 대응 혹은 순응으로 일관해온 1990년대 이후의 (특히 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의) 한국에서는 이제 그 반작용으로 드디어 복지와 분배 이슈가 가장 중요한 선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이 연합정치의 주도 등을 통해 수권정당이 되고자 한다면 그 차원에서의 자기 위치를 분명히 해야 할 때다. 그리고 거기선 박근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왼편의 어디까지 가야할지는 명백하다. 최소한 박근혜 노선보다는 (내용면에서) 충분히 더 왼쪽으로 가야 승산이 있다. 그래야 기존 진보정당의 오른편과 박근혜의 왼편에 남아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세워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을 가진 중도좌파 고유의 복지국가 구상, 분배친화적 성장전략, 그리고 민주적 시장경제 발전방안 등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것으로 진보개혁진영의 연대를 주도하고, 합리적 보수와의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한다. 8월의 전당대회가 기대된다. 거기서부터 진보적 정책정당으로의 전환 움직임이 가시화되기를 바란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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