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15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뮬 란: 전사의 귀환

URL복사

연동원 - 영화평론가, 延 영상문화연구소장

침략전쟁으로 점철된 위진남북조 시대, 위나라의 풍요로움을 시기하던 유연족이 대대적인 침략을 감행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국 각지의 장정들이 소집되는데, 그 중에는 남장을 한 뮬란(조미)도 포함된다. 어렸을 때부터 무술에 뛰어난 소질을 보였던 그녀가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전쟁터로 나선 것이다. 동료 문태(진곤)와 함께 혁혁한 전공을 세우는 뮬란. 허나 이를 시기하던 대장군이 그녀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데 (중략)

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1998년에 개봉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된다. 그럼 애니메이션과 실사라는 기술적 차이 이외에, 두 작품의 특성을 어떻게 구분 지을 수 있을까. 우선 대중성을 놓고 본다면, 디즈니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상대적으로 나을 듯싶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최대 강점이 ‘연소자 관람’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는 극의 전개 과정이 선과 악이라는 양 구도의 충돌 속에서 권선징악적인 결말 혹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음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갈등(?)의 여지를 없게 만든다는 것도 포함된다. (예외적으로 <포카혼타스>는 남녀 주인공이 이별을 함으로써, 해피엔딩이 아니다) 캐릭터의 선악 구분도 아주 간단하다. 주인공 뮬란을 비롯한 위나라 병사들은 순하디 순한 모습을 지닌데 반하여, 유연족의 지도자와 병사들은 한결같이 미식축구의 수비수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몸집에다가 맹수의 눈빛을 지닌 사나운 이미지로 나오고 있다. 감초 역할을 하는 무슈(뮬란을 수호하는 작은 용)와 귀뚜라미 그리고 세 명의 병사들도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거기에다가 첨단 영상 기술과 세련된 음악이 든든한 배경을 이루고 있다.

이에 반하여, <뮬란: 전사의 귀환>은 결코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같은 낭만적 분위기가 아니다. 더욱이 관객의 예상과는 달리, 남녀 주인공의 사랑도 결실을 맺지 못한다. 극의 전반적 분위기도 다소 음울하고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와 같은 장대한 스케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 영화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서슴없이 <뮬란: 전사의 귀환>을 꼽을 것 같다. 최근에 개봉된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으며 공감대가 느껴져서다. 특히 주인공 뮬란이 애니메이션이나 판타지에 나오는 순전한 전설 속의 영웅이 아닌 고뇌하는 영웅이자 사랑에 갈등하는 여인으로 등장하는 점이 인상 깊다. 이 밖에도 위나라를 침략한 유연족의 대족장 산유를 단순히 악의 축으로 묘사하지 않고 그들 역시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전쟁을 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극적 구성은 혹여 영화의 흥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전쟁의 의미에 대해 진지한 사고를 할 여지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주인공 조미의 열연을 꼽을 수 있다. <소림축구>와 <적벽대전>으로 낯익은 그녀지만, 필자에게 비쳐진 그녀의 이미지는 연기는 잘하지만 감탄사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카리스마나 흡인력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가히 ‘살아있는 뮬란’이라는 그녀의 광팬들의 비유가 그리 과장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묻지도 따질 필요도 없이 그녀의 철저한 프로근성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여자라는 특혜(?)를 거부하고 무술감독 동위의 지휘 하에 웬만한 남성도 견디기 어려운 엄청난 체력 훈련을 감내했던 조미. 결국 그러한 인고의 시간이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아니 진정한 연기자의 이미지를 각인케 한 것 같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정치,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 최소한으로 완화"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민생·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패널 100여명과 함께하는 디지털 토크 라이브를 열고 "정치가 사회 양극화와 격차 문제를 최소한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실현 가능한 현실적 정책들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 '디지털 토크 라이브 국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의 사람들은 불평등 때문에 매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질은 국민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경제 문제다. 먹고사는 게 힘들면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지역균형 발전 방안을 두고는 "수도권 집값 때문에 시끄러운데, 사실 제일 근본적인 문제는 수도권 집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율이 엄청 높은데, 최저임금도 못 버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요새 빚 때문에 더 난리인데, 금융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보다 좀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선진국은 못 갚은 빚을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건왕)은 오는 10월 18일(토)부터 19일(일)까지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수변 공공디자인 축제 ‘상상바람’을 개최한다. ‘상상바람’은 지난해 진행된 ‘언더브릿지 상상게더링’에 이어 도심 속 일상 공간인 안양천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으로 창조적 공유지로 확장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다. ‘안양천에 상상의 바람이 분다면, 도시 수변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출발해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문화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계와 움직임을 만들어가고자 기획됐다. 올해는 생활예술, 식물, 웰니스를 주제로 큐레이션 돼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예술정원 체험마켓, 안양천 프로젝트 ‘DO LAB’이 만드는 팝업 스튜디오 ‘다리밑 스튜디오’, 예술정원크루가 제안하는 모이고 흩어지는 이동식 예술정원 ‘이야기 정원’으로 구성된 △디자인파크, 수변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다니는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DJ 사운드부스, 영등포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우리동네자전거’의 △자전거 수리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시민들의 걸음과 몸짓으로 함께 만드는 퍼레이드인 △안양천 문화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디지털 약자들의 정보격차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은행 업무부터 병원 예약, 대중교통 이용, 행정 서비스까지 해결되는 시대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정보활용 취약계층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곤 한다. 각종 기관의 창구 업무는 줄어들고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전자정부, 모바일뱅킹, 온라인쇼핑, 스마트농업 등 대부분의 사회·경제 활동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고루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노인뿐 아니라, 전업주부, 저학력자, 농촌 거주자,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정보 불평등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단순한 ‘기술 접근’의 문제가 아니다. 기기 사용 능력의 부족, 낮은 디지털 문해력, 인프라 격차, 생활환경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활용 능력이 결여되면 일상적인 서비스 이용은 물론, 경제 활동, 교육 기회, 복지 접근까지 제한받는다. 디지털 기술이 사회를 더 평등하게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기존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방의 중장년층 여성이나 농민, 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