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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스파르타인은 용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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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원 - 영화평론가, 延 영상문화연구소장

영화 <300>에서 레오니다스왕(제라드 버틀러 분)은 함께 참전한 다른 국가의 왕으로부터 겨우 300명만 출전했는가라는 항의를 듣자, 당당히 외친다. “당신들은 다양한 일들을 하다가 전쟁터로 나왔지만, 우리는 모두 최정예 전사(戰士) 이다.” 이 주장대로 전쟁터에 나온 스파르타인들은 타고난 군인들이다. 아니 좀 더 부연하자면, 스파르타인은 남녀 모두 전사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군인으로 성장하고 군인으로 생을 마친다. 절대로 퇴각하지도 항복하지도 않으며 승산이 없는 전투에 기꺼이 나가서 죽음을 불사르는 이가 곧 스파르타 전사이다.

그럼 스파르타인은 어째서 그토록 용맹할까? 가장 강력한 동맹이자 라이벌 그리고 숙명의 적이 되는 아테네를 비롯한 많은 폴리스가 국가보다 개인주의를 우선시하는데 반하여, 유독 스파르타만 예외가 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서는 많은 요인이 거론되지만, 무엇보다도 자국민의 숫자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즉 아테네가 전체 인구 중 자국민의 수가 50%를 차지하는 반면, 스파르타인은 기껏해야 3내지 5% 밖에 되지 않는다. 즉 3%의 지배계급인 스파르타인이 피지배계급인 나머지 97%를 통치해야 하며, 그 결과 지배계급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특권이나 자유가 오히려 제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스파르타인은 ‘자주국방’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과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으며, 그러한 정신이 스파르타 특유의 강인한 민족성으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주변 폴리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스파르타 여성은 남편이 건강하지 못할 때에는 건장한 체격을 지닌 이웃 남자의 아기를 낳으려 했다. 훌륭한 전사로서의 자질을 갖춘 아기만을 키우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따뜻한 부모의 사랑 속에서 자란 것이 아니라 전사로써 키워졌다. 가정은 곧 병영생활이며, 아기는 처음부터 냉혹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또래의 아이와 협동심과 경쟁의식을 키워나갔다. 영화에서 레오니다스가 소년 시절에 혹독한 무술훈련을 받는 것이나 어느 장군이 전투 중 목숨을 잃은 아들을 지켜보며 평생동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한 데 대한 회한을 언급하는 대목 모두 실제 스파르타인의 모습이다.

국가를 위해서는 기꺼이 나 자신과 가족 구성원을 희생하는 스파르타인. 이러한 그들의 자식 교육은 마치 영화 속 미래의 가상세계를 보는 듯하다. <가타카>(Gattaca, 1997)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능력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며, <솔저>(Soldier, 1998)에서는 가정이 아닌 국가가 아이를 책임지며, 아이는 처음부터 군인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300>에는 누락된 스파르타인의 모습이 있다. 그건 스파르타 여성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국방의 의무를 진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스파르타인의 수가 절대 부족한 데 따른 골육지책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고대 스파르타에만 해당되진 않는다. 오늘날 주변이 모두 적국으로 둘러싸인 이스라엘 역시 부족한 군병력을 충원하기 위해 여성에게도 국방의 의무를 부여하는 실정이다. 영화에서 레오니다스의 부인 고르고 왕비(레나 헤디 분)가 노회한 정치인으로부터 협박과 회유로 몸을 허락하지만, 결국 속은 걸 알고 단칼에 살해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스파르타 여성은 당시 여타 폴리스의 여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위치에 있었다. 아테네처럼 남성중심사회의 부수적인 존재가 아닌 당당한 인격체로서 말이다.

주지하듯이 인구를 비롯한 환경적 요인은 한 개인이나 민족 혹은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너무 단순하거나 도식화한 것이라고 비판을 받을지라도 말이다. 물론 스파르타와 유사한 조건에 처했다고 해서, 똑 같이 막강한 군사대국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환경적 요소는 필요조건일 뿐, 결코 충분조건은 아닌 것이다. 그렇게 볼 때, 스파르타인은 어느 민족이나 국가와도 비견될 수 없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민족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역사상 유례없는 용맹한 민족성을 지닌 스파르타. 나는 이러한 스파르타인의 근성이 후일 그리스의 패권을 둘러싼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전력의 절대 불리를 딛고 숙적 아테네를 항복시킨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에필로그에서 레오니다스가 수십 발의 화살을 맞고 눈을 부릅뜬 채 죽는 장면은 단지 영화 속 비주얼이 아니다. 생동감 넘치는 역사적 이미지이자 그리스 패권을 장악할 수 있는 정신력을 상징한 것이다.
 

 
* 본문은 Segye.com에 실린 내용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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