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1.22 (목)

  • 맑음동두천 -12.7℃
  • 맑음강릉 -7.1℃
  • 맑음서울 -11.4℃
  • 맑음대전 -8.2℃
  • 맑음대구 -5.9℃
  • 맑음울산 -5.7℃
  • 광주 -5.6℃
  • 맑음부산 -4.2℃
  • 흐림고창 -4.6℃
  • 제주 1.1℃
  • 맑음강화 -11.2℃
  • 맑음보은 -8.2℃
  • 맑음금산 -7.9℃
  • 맑음강진군 -4.3℃
  • 맑음경주시 -6.3℃
  • 맑음거제 -3.7℃
기상청 제공

기본분류

안보를 묻는다

URL복사

김연철 - 인제대 교수

안보를 묻는다. 대화하라고 말하지 않겠다.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겠다. 문제는 안보다. 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영토를 공격했다. 어떤 상황논리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명백한 도발이다. 어떻게 대응했어야 하나? 두 가지다. 청와대가 처음에 선택한 단호한 대응과 확전방지가 정답이다. 그러나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의가 없는 시대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울림이 있듯이, 안보가 구멍 뚫린 시대에 안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북한의 도발을 현장에서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한다. 그러나 대포는 고장나고 레이더는 작동하지 않았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이해할 수 없다.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서해 아닌가? 2009년 11월에 3차 서해교전이 있었고, 올해 들어와서는 북한 잠수함이 아무런 흔적도 없이 침투해서 유례없는 신기술인 비접촉 폭발로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장소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이렇게 안보태세가 허술할 수 있단 말인가? 그동안 구멍 뚫린 서해에서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우리는 천안함 사건 직후 정부가 쏟아낸 단호한 말들을 기억한다. 그러나 안보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면 당연히 재발방지 대책을 세웠어야 한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무능한 안보

군사안보에서 핵심은 정보능력이다. 정부의 말대로 연례적인 포격훈련이라고 하자. 그러나 북한은 대응공격을 하겠다고 경고했고, 실제로 해안포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영상과 감청 정보를 분석하면 북한의 공격징후를 사전에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훈련을 하더라도 최소한 민간인 대피는 시키고 동시에 북한의 공격에 반격할 준비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정보판단에 실패했다. 군사적 긴장이 이미 고조될 대로 고조된 서해에서 정보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북한이 그동안 우라늄 농축시설을 짓고 있었는데도 그것을 파악하지 못한 정보 무능과 함께, 문제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증오의 말이 아니라, 무너진 안보체계의 시급한 정비다.

현장에서 자위권 행사를 충분히 했다면 확전방지 지침은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다. 승자의 입장에서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부는 초기대응에 실패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확전방지 지침을 번복했다. 위기를 관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켰다.

안보 무능이 경제위기 부른다

현대의 안보개념은 포괄안보다. 군사안보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경제안보도 중요하다. 남북한의 군사적 충돌이 있을 때, 정부의 말 한마디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금융시장은 요동쳤지만 정부의 연기금 투입도 가세하여 곧바로 안정세를 회복했다. 과거 ‘북한 리스크’가 시장에 반영되는 관성이 순간적으로 작동했다.

외국인투자자를 포함한 시장참여자들은 상황이 어떻게 수습될지 주목하면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부가 확전불사를 주장하고 나오자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연기금을 투입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리스크가 존재하는 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해외투자 바이어들이 방한일정을 취소하고, 몇몇 국가에서는 자국민 철수계획을 검토할 정도로 위험한 국가가 되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경제의 약점인 ‘북한 리스크’가 이제는 ‘한반도 리스크’로 구체화되고 있다. 안보무능이 결국 경제위기를 부르고 있다.
 
정부는 여론을 정확히 읽어야 한다. 우리 국민은 당연히 북한의 도발에 비판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전쟁을 원하는 국민은 없다. 정부가 ‘전쟁의 공포’를 자극하는 순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이미 천안함 사건을 겪으며 재확인된 학습효과가 아닌가? 멀지 않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역사적 책임감을 상실한 정부
  
정치안보도 중요하다. 난국일수록 국민의 단합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런 때일수록 초당적으로 협조를 구하고, 경험을 공유하며, 지혜를 얻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 다수가 참여하는 총력 안보태세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집권당은 전가의 보도처럼 또다시 과거 정부 탓을 한다. 2009년 4월부터 짓기 시작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도 전 정부 탓이고, 이번 연평도 사태도 서해평화정착을 추구한 전 정부 때문이라고 한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벌써 임기 3년이 지나고 있다. 언제까지 과거 정부를 탓할 것인가? 노무현 정부에서 서해경계선을 한뼘이라도 양보한 적이 있는가? 노무현 정부에서 한번이라도 서해상의 군사적 충돌을 겪은 적이 있는가? 이명박 정부가 서해평화정착 방안을 계승해서 발전시켰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남북관계를 북핵문제에 연계한 현 정부가 어떻게 북한의 핵개발 시도를 파악조차 하지 못했단 말인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이래서야 초당적 협력을 할 수 있겠는가? 왜 국민을 분열시키는가?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을 위한 정부지 일부 극우세력의 대변자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난국을 수습하기 위한 지혜를 구하라. 냉전의 광기를 방관할 것이 아니라, 이성의 공감대를 구하는 노력을 보고 싶다. 그래야 전례 없는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평화 만들기’ 없이는 ‘평화 지키기’도 없다

그리고 외교는 어디로 갔는가? 안보역량에서 외교는 중요한 수단이다. 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 접촉을 제안한 것은 너무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중국조차 현재 상황을 극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북한이 농축 우라늄 시설을 공개하고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중국의 유일한 선택은 외교의 복원이다.

물론 당장 외교가 작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고 미국 내에서도 중국 역할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미중 양국 모두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의 중요성에 공감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해결의 시급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지난 2년처럼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에 편승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같은 동북아 정세 변화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외교의 역할을 봉쇄하지 말아야 한다. 

평화가 사라진 시대, 평화를 말하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암흑의 시대가 참으로 안타깝다. 그래서 묻는다. 평화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제발 기존의 소극적 평화라도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달라. 그러나 아는가? 갈등의 근원을 해소하는 적극적 평화의지가 없으면 현상 관리라는 소극적 평화도 불가능함을, 평화 만들기(peace making)에 대한 그림이 없으면 평화 지키기(peace keeping)도 어렵다는 점을. 그것이 분단체제의 특성이다.

안보는 진보나 보수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이념의 잣대로 국민을 가르고 여전히 역사적 책임감을 방기한다면, 미래는 없다. 이번 사태가 포괄안보의 의미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본문은 디지털 창비 논평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서울시의회 국힘 "김경 의원 윤리강령 정면으로 위반…윤리특위, 제명해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강선우 국회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뇌물 1억원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시의원(무소속·강서1)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 시민의 민의를 대변해야 할 시의원이 파렴치한 범죄 의혹의 중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공천헌금 1억 상납부터 당원 위장전입, 당비 대납,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상임위원회 권한을 이용한 수백억 원대 가족 회사 용역 수주, 직원 갑질까지, 제기된 의혹 하나하나가 시의원으로서의 윤리강령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김 시의원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서울 시민과 동료 의원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면서 "김 의원은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건넨 사실을 자백하면서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하는 일'이라며 후안무치한 발언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를 향해 "가장 강력한 징계인 '제명'을 통해 의회의 자정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도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온정주의를 버리고, 제명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시의원은 구차한 변명 대신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박홍배 의원,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일하는 사람의 최소한의 권리를 국가가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비례대표,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초선, 사진)은 20일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률안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일하는 사람’이란 고용상의 지위나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하여 자신이 직접 일하고 이를 통해 보수 등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2. ‘사업자’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 가. 일하는 사람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자로서 일하는 사람에게 직접 보수를 지급하는 개인, 단체, 법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 나. 다른 사람에게 일하는 사람을 소개·알선하는 사업을 하는 자로서 일하는 사람의 보수 결정, 노무제공 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단체, 법인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 3. ‘일터’란 업무와 관련한 모든 물리적·사회적 공간과 장소(온라인 환경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3조(다른 법률과의 관계)제1항은 “일하는 사람과

문화

더보기
소통이 잘되는 조직을 만드는 요령... 성과·권한·책임이 얽힌 구조적 소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많은소통 관련 책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 직장 현장에서는 말을 잘해도 조직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이 질문에서 출발한 책이 바로 ‘직장인 소통의 마력’(저자 화담 김해원, 출판 바른북스)이다. 이 책은 일상적 대화나 관계 중심의 일반 소통과 달리 직장 소통은 성과·권한·책임이 얽힌 구조적 소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저자는 36년간의 직장 생활과 조직 경험을 통해 직장에서의 소통 문제는 개인의 화법이나 성격이 아니라 조직 시스템과 말의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직장인 소통의 마력’이 기존 소통서와 다른 지점은 명확하다. 공감, 경청, 배려 같은 미덕을 강조하는 대신 이 책은 회의가 왜 실패하는지, 지시가 왜 왜곡되는지, 상사의 말이 왜 조직 분위기를 무너뜨리는지를 현장 사례 중심으로 해부한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가 멈추는 지점에서 소통을 바라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에서는 소통이 잘되는 조직을 만드는 핵심 요소로 △사람의 힘 △시스템의 힘 △조직문화의 힘이라는 세 가지 축을 제시한다. 이는 개인의 말버릇이나 태도 교정을 넘어 조직 전체의 소통 구조를 점검하는 프레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