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현직 구청장 아들이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한때 긴장했다.
하지만 사실 확인결과 납치를 빌미로 돈을 받아 가로채려는 전화사기(일명 보이스피싱)로 밝혀져 잠시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지난 11일 오후 1시쯤 인천시 남구 주안동에 사는 박모(80·여)씨가 손자인 고모(25)씨가 납치됐다고 관할 남부경찰서 주안역지구대에 신고했다.
이날 박씨는 “우리 아들이 연수구청장인데 손자를 납치했으니 돈을 준비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며 울면서 구조를 요청했다.
박씨는 전화통화 당시 “할머니 나 납치돼 여기 있어”라는 손자의 목소리까지 들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고를 받은 주안역지구대는 즉시 고씨의 아버지인 고남석 연수구청장에게 사실을 알리는 한편, 소방서에 위치 추적 의뢰도 함께 주문했다.
이와 함께 주안역지구대는 고씨의 핸드폰 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아 “경찰인데 전화 좀 부탁 한다”는 문자를 수회 보냈다.
잠시 뒤 문자를 받은 고씨가 “무슨 일이냐”며 주안역지구대에 전화를 걸어오면서 납치 사건이 아닌 전화사기 사건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남동구 간석동의 한 독서실에서 취업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었던 상태라 전화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이 구청장의 아들까지 범행 대상으로 삼는 전화사기 범죄가 날로 대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신속하고 차분한 대응이 빛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