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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서울대 '맘인스누' 서정원 대표 "공부하는 엄마들 경력단절 없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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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 안에서 산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 엄마들이 아기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엄마 학생이 경력관리와 육아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여성 경력단절 문제가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캠퍼스 내 '엄마 학생'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학 내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도 엄연히 경력을 쌓는 일이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부족하다.

연구자 보육권을 보장하면 우수한 여성 인력이 사회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충분한 제도적 장치는 없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다. 서정원(33·여)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서울대학교 '엄마 학생' 모임 '맘인스누(SNU)'다.

지난 2012년 2월 결성된 맘인스누는 올해 서울대에 작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임산부와 영유아를 동반한 학생에게 주차장과 도서관 이용 편의를 늘린 것이다.

서울대는 올해 3월부터 임산부 진단서가 확인된 학생에게 장애인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만삭 임산부와 영유아 동반 학생이 중앙도서관 대출실에 직접 방문해 원하는 자료를 요청하면 담당 직원이 책을 가져다주는 대출 서비스도 시행한다.

학내 엄마들이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어 나가는 서 대표도 처음에는 경력이 단절될 위기에 처한 한명의 '엄마 학생'이었다. 그는 3년 전 첫째 이제홍(3)군을 낳은 뒤 우울증까지 얻었다.

서 대표는 "학교를 중심으로 살던 사람이 휴학을 하니 아이 키우는 노하우를 공유할 사람이 주변에 없었다"며 "육아도 어려웠고 공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려 우울했다"고 회상했다.

걱정에 사로잡혀 있던 서 대표는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같은 처지의 '엄마 학생'들을 하나 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맘인스누 공식 카페 회원은 122명에 달한다. 대부분 서울대 대학원 소속 학생과 연구원으로 일하는 여성들이다.

맘인스누 회원들은 매주 한 번씩 점심 모임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노하우를 나누고 육아 용품을 공유한다. 아이를 데리고 학내 어린이 행사나 나들이 장소로 함께 놀러가기도 한다. 메신저에 단체방을 만들어 육아에 관한 경험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들은 공강 시간에 아이에게 편안하게 젖을 물리고 수업 때 잠시 아이를 안전하게 맡아둘 수 있는 학내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에서 일정한 공간을 내어주면 엄마들끼리 아이 돌봄 품앗이를 하거나 베이비시터에게 잠시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서 대표는 "엄마 대신 아기를 돌봐줄 사람을 구해 아이를 집에 둘 수도 있지만, 돌발 상황이 생기면 엄마가 바로 대처할 수 없다"며 "수업을 들을 때만 잠시 아이를 맡겨둘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좋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내 환경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우선 모유수유를 할 공간부터 부족했다. 3세 이하의 영·유아는 어린이집에 맡겨둘 수 없고 모유도 먹여야 해 엄마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에게 마음 놓고 젖을 물릴 수 있는 공간은 전체 캠퍼스 면적 중 5평에 불과했다.

학내 16곳인 여학생·여직원 휴게실에 아이를 데려갈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학생들이 이곳에서 흡연을 하고 환기도 잘 되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연구실에 매일 출근해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는 이공계 전공 엄마들은 아예 학교를 장기 휴학한 경우도 많다. 현 체계에서 연구를 지속하려면 정시에 출근하고 모든 연구실 미팅에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엄마들은 현실적으로 모든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

지나친 남성 중심의 문화도 걸림돌이었다. 서 대표의 말에 따르면 어느 대학원 교수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모유수유를 해야 하는 엄마에게 술을 강권했다. 당사자가 모유수유 중이라고 양해를 구하니 '그럼 젖을 안 주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환경 탓에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나 논문을 쓰지 못해 학위를 못 받은 엄마들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서 대표는 학교를 포함한 현재 우리 사회가 '경력 추구'나 '육아'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여성을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대표는 "경력이 단절되지 않기 위해 '이 정도는 해야 프로페셔널이다' 하는 기준은 결국 남성들이 만들어낸 조직문화"라며 "아이를 돌보는 여성들이 여기에 맞추지 못하면 결국 도태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부는 한 번 끈을 놓으면 나중에 다시 돌아가는 것이 힘들다"며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한 과목이라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배려를 하려면 경력 관리와 육아가 상충하는 시기를 순조롭게 보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와 맘인스누 회원들은 이 문제 해결하기 위해 학교 측에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엄마들이 학교 안에서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3년째 이들은 '학내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하고 있다.

서 대표가 바라는 학교는 공부와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워 여성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일이 없는 곳이다. 여성이 아이를 키우면서 경력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맘인스누 회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있다.

그는 "서울대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변하면 국립대가 변하고, 국립대가 변하면 사립대가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대학이 변하면 기업과 기관들도 변할 수 있으니 작은 노력이라도 그 여파가 전 사회에 미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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