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5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문화

[신간]김종해 시집<풀>외

URL복사


시인의 마음 안에서 열매처럼 익은 詩


시인의 마음 안에서 열매처럼 익은 詩





“나는 이런 시가
좋다. 아침에 짤막한 시 한 줄을 읽었는데 하루종일 방안에 그 향기가 남아 있는 시, 사람의 온기가 남아 있는 시, 영혼의 갈증을 축여주는
생수 같은 시… 고통스러운 삶의 한철을 지내는 동안 떫은 물 다 빠지고 시인의 마음 안에서 열매처럼 익은 시, 너무 압축되고 함축되다가
옆구리가 터진 시… 시로써 사람을 느끼며,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자랑하고 싶은 시, 울림이 있는 시, 향기가 있는 시. 나는 이런
시가 좋다.”

김종해 시인의 인사 글이다. 시인의 시가 정말 이런 시라면 더 이상 무슨 소개의 글이 필요하겠는가?

<한국시협상>을 수상한 시인은 《별똥별》 이후로 칠년 만에 여덟번째 시집 《풀》을 내놓았다. 말을 아끼고 아껴 시집 한 권에
선시(禪詩)같은 시 45편만을 실었다.

올해로 몸은 회갑을 맞았고 시의 나이는 불혹에 접어든 시인은 농이 앉은 듯한 무화과 열매처럼 익을대로 익은 그의 연륜을 두런두런 풀어낸다.
그 언어가 아프지만 따뜻하다. 그에게는 그런 이중적인 평가가 어울리겠다.

사라져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안녕히라고 인사하고 떠나는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그가 돌아가는 하늘이 회중전등처럼 내 발밑을
비춘다/ 내가 밟고 있는 세상은 작아서 아름답다 - <저녁은 짧아서 아름답다> 전문

죽음을 노래한 시편도 그의 시 속에서는 어둡거나 쓸쓸한 것이 아니라 그지없이 아름답다. 등단 이후 지속적으로 ‘인간’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던
시인이기에 인간의 ‘삶’ 뿐만 아니라 ‘죽음’까지도 넉넉히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한국판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시민운동가 정수복·장미란 부부의《바다로 간 게으름뱅이》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1989년 귀국한 저자 부부는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한국사회에 정신없이 내둘린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다. 빠른 속도에
적응을 강요당하면서도 ‘자발적 소외’의 길을 택한 ‘한국판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수입된 느림의 철학들이 다분히 개인적 취향의 낭만주의에 빠져 있고,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만만찮은 현실에서
정수복·장미란 부부는 이런 비판을 염두해 두고 이 책을 썼다. 그 동안 빠른 속도로 지속적 성장을 강요해 온 우리 사회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열심히 뛰었지만 남은 것은 경제위기와 구조조정의 물결이었으며, 성취 동기의 피로증세였다. 따라서 현대 산업문명에 지친 사람들이
현실을 비판하고 대안적 삶의 양식과 문명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저자들은 대안적 삶의 양식과 문명으로 가는 출발선상에 바로 느림의
철학을 올려놓고 있다.

문명전환이라는 말 자체가 전 지구적 차원의 의미를 갖는 커다란 일이고, 단시일 안에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저자들이 제시하는
방안을 보면, 큰 변화는 결국 삶의 현장에서 기존 삶의 양식을 서서히 바꿔 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느림, 걷기, 대지, 숲, 게으름, 인간관계의 질, 기다림, 삶의 질, 행복, 낮잠, 침묵, 포도주 같은
소주제들을 천천히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문명의 출구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동옥 기자 dokim@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이틀째… 민주당, 5일 오후 본회의서 표결 처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신동욱 의원을 시작으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신 의원은 오후 4시 1분께부터 약 7시간 30분동안 반대 토론을 펼쳤다. 그는 "이 법은 1980년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에 버금가는 언론 목조르기법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며 "제가 31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지만 이걸 방송개혁이라고 하는 주장에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방송만들기 프로젝트'라고 불러달라. 그러면 저희가 순수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현 민주당 의원은 오후 11시 33분께부터 찬성 토론을 펼치며 "방송3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목표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 토론을,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을 진행중이다. 방송법은 현행 11명인 KBS 이사 수를 15명으로, 9명인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수를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또 지


사회

더보기
김형재 서울시의원, 서울역사박물관 주관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 참석해 축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 강남2)은 4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과 ‘우리들의 광복절’공동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 문화본부가 공동 주최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아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기획됐다. 개막식에는 김형재 의원을 비롯해 박물관 및 문화계 인사, 연구자,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 전시는 많은 독립지사를 배출한 안동시와의 교류협력 속에서 만주지역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셨던 이상룡 선생과 이상룡 선생의 고택 임청각의 역사를 조명할 예정이며,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의 경우 문학,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 속 광복절을 되새기며 시민의 기억을 담아낼 계획이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셨고, 역사학자 E.H.Carr는‘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매우 시

문화

더보기
1920~30년대 스타 명창들의 기록...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은 오는 8월 22일(금)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 공연을 동탄 반석아트홀에서 선보인다. ‘경셩유행가 - 판을 나온 소리’는 1920~30년대 유성기 음반의 등장과 함께 당대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 명창들의 민요, 판소리, 기악, 병창 등 대표 작품들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성악 단원들의 목소리로 재현한 무대다. 100여 년 전의 대중성과 감성을 현대의 시각으로 풀어내며 전통 성악의 매력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연에서는 서도민요 중 최순경의 ‘반월가’와 ‘화투풀이’를 시작으로 박녹주의 ‘죽장망혜’, 이소향의 ‘호접몽’ 등 유성기 음반에 실렸던 대표적 유행가들을 성악 장르별로 소개한다. 민요와 판소리는 물론, 병창 무대도 함께 구성돼 당시 대중이 사랑했던 우리 소리의 정수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전통 음악의 전승은 물론, 2000년대 이후 성악 중심의 레퍼토리 개발과 서울·경기 지역 굿풍류 및 민간풍류의 복원에도 힘써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그간 축적된 민속악단의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성악의 대중적 접근을 시도하는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공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