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지난해 투자자문사의 절반 이상이 적자를 낸 가운데 이른바 '잘 나가는' 자문사들은 고객들의 수익률이 꾸준히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문사 140개사 가운데 지난해(2013년 4월~2014년 3월)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은 거둔 곳은 VIP투자자문이었다.
VIP투자자문은 지난해 13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체 투자자문사 순이익(307억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전체 자문사의 56%(78개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월등한 성과다.
VIP투자자문에 이어 케이원(118억원), 디에스(72억원), 머스트(46억원), 타임폴리오(21억원), 쿼드(18억원), 포커스(14억원), 페트라(12억원) 등도 순이익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자문사가 높은 이익을 거둔 것은 지난해 수수료 수익이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문사는 고객과 1:1 계약을 맺어 자금을 운용해 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데, 고객의 수익률이 좋을수록 수수료 수익도 증가한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수익률이 좋으면 기본 수수료 외에 성과 보수를 따로 받는다"며 "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데다 지난해 수익률이 상당히 좋게 나온 것이 회사 수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순이익 상위 자문사들은 다른 자문사보다 운용성과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지난해 11월1일 기준 자문사 일임펀드 운용성과(기관투자자 또는 별도의 평가계약에 의해 관리되는 대상)를 집계한 결과, 일반주식형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디에스(39.2%)였다.
디에스는 지난해 순이익 3위를 차지한 곳으로, 2년 및 3년 수익률도 각각 86.2%, 110.5%를 기록했다. VIP와 페트라도 1년 수익률이 각각 20.3%, 24.3%로 자문사 평균 수익률(8.0%)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들 자문사의 탁월한 수익률 배경에는 '가치투자'라는 운용철학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치투자란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해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싸게 매수하고, 적정가치에 도달했을 때 제값에 매도하는 기법이다. 유연한 시장대응과 철저한 위험관리 등도 공통된 운용철학이다.
한편 신생 투자자문사지만 최근 놀라운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미스터 펀드'로 불리는 구재상 대표의 K클라비스는 설립 1년 만에 운용규모가 8000억원에 달했다. K클라비스에서 출시하는 상품마다 수백억원의 개인 자금이 몰리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되고, 자문사 중에서는 최연소 대표가 이끌고 있는 라임투자자문도 절대수익 추구형 투자를 바탕으로 최근 운용규모 1200억원, 수익률 36%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