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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무한도전' 400회 김태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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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교과서적인 이야기입니다만 '무한도전'이 400회까지 오는 데 가장 공이 컸던 사람은 바로 시청자입니다. 2005~2006년은 시청률이 안 나와서 고생했던 때예요. 그때도 재미있다고, 가능성이 있다고 응원해줬던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저 한 주, 한 주 열심히 촬영을 하다보니 어느덧 400회가 됐다"는 '무한도전'의 수장 김태호(39) PD는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렇게 밝혔다.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18일 방송으로 400회를 맞는다. 2005년 4월23일 황소와 인간의 줄다리기 경기로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예능물이 400회까지 방송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한도전' 특유의 쫄쫄이 유니폼을 입고 지하철과 달리기 시합을 할 때가 있었고, 끝말잇기를 하다가 '쌍박'을 외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무한도전'은 매주 새로운 특집(도전)을 선보이는 신개념 예능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제 '무한도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예능프로그램이 됐다. 내년 4월이면 10주년을 맞는다.

"'무한도전'이 4개월 정도 됐을 때, '일밤'에서 '무한도전'으로 왔어요. 그때는 저 사람들이랑 십년 동안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유재석 씨가 참 재밌어서 번호나 따자라는 생각을 하면서 온거죠. 그렇게 방송을 하게 됐는데, 이분들이 실제 촬영할 때보다 방송이 더 재미가 없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시스템을 바꿔서 더 재밌는 방송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한 겁니다. 1, 2년 하고 PD가 바뀔줄 알았는데…. 그런데 10년이라니…축복받은 일이죠."

'무한도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김태호 PD다. 김 PD는 우리나라 예능의 유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까지 매주 새로운 남녀 연예인이 모여 정해진 틀 안에서 게임을 하거나 소개팅을 하는 형식이 주를 이루던 예능판에 매주 같은 멤버가 매주 다른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없었다. 사실 지금도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은 단 하나도 없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라는 말은 '무한도전'을 통해 탄생했다.

'무한도전'은 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완전하게 다른 두 가지 특성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전문가는 이 두 가지 특성을 아이템과 소통으로 본다. 이것이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순간에도 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게한 '무한도전'의 원동력이다. '추격전'이니 '장기프로젝트'니 하는 단어가 '무한도전'의 아이템을 상징하는 새로운 단어라면, '무한도전 달력' '무한도전 전시회' 등은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시청자와의 소통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초창기에는 그때 그때 떠오르는 걸 촬영하고 방송했습니다. 당시에는 멤버들의 캐릭터도 모두 새로웠죠. 그런데 어느 순간 기대치가 커지더라고요. '왜 '무한도전'한테만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의식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본질을 잊지 않으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귀중한 토요일 저녁 1시간30분을 아깝지 않게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무한도전'은 유일하게 해석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돈을 갖고 튀어라' 특집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서울 속 재개발 지역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이 특집은 '무한도전'에게 '예능을 넘어선 예능'이라는 명성을 안겼다. 이후에도 이렇게 의미를 담은 특집이 꾸준히 진행됐다.

김 PD는 "시청자께서 보이는 만큼 느끼는 만큼만 재밌어 해주면 된다"며 "누군가를 계몽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편하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PD는 현재의 '무한도전'을 성장단계라기 보다는 유지·보수 단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부담감은 예전보다 지금이 더 크다. 어느 순간 아이템을 선정할 때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을 발견한다. 녹화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선정한 아이템을 버리고 녹화를 취소한 경우도 많다. 너무 움츠려 드는 건 아닌지 생각하기도 한다.

"나이를 먹은 저희의 책임감이겠죠. 저와 제작진, 그리고 연기자들 모두 자존심이 있어요. 새롭게 등장하는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게 하려는 자존심입니다. 이 자존심이 저희를 더 가혹하게 몰아붙여요. 그리고 저희는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소통은 '무한도전'을 설명하는 또 다른 단어다. 얼마 전 방송됐던 '라디오 스타' 특집은 '무한도전'의 쌍방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특집이 돋보였던 점은 단순히 '무한도전' 멤버가 라디오 DJ가 되는 모습 뿐만 아니라 그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의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은 시청자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유일한 예능프로그램이다.

"전략적으로, 체계적으로 접근한 건 아닙니다. '무한도전'은 일정 부분 시청자의 몫이라는 생각이 큽니다. '라디오 스타' 특집도 그래요. 멤버들과 라디오를 듣던 추억을 이야기 하다가 각자의 추억을 시청자에게 투영한 거죠. 시청자가 없으면 방송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항상 잊지 않는 게 공감이에요. 소통이라고 말해도 좋고, 교감이라고 말해도 좋습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는 항상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과정을 거칩니다."

'무한도전'이 항상 잘 나갔던 것은 아니다. 궤도에 오르고도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다. 멤버 중 한 명이었던 가수 길은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홍철아 장가 가자' 특집은 여성을 비하한다는 비판을 받고 후속편을 방송하지 않았다. 9년 넘게 이어지다보니 각종 위기설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낸 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시청자와 함께 고민하는 게 '무한도전'의 방식"이라고 짚었다.

"저희도 사람인지라 돌방상황이 발생하면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숨기는 것은 답이 아닌 것 같아요. 안 좋은 일일수록 빨리 오픈해서 답을 찾아가야죠. 저희가 '연말정산' 특집 같은 걸 하는 게 그런 이유입니다. 저희가 정말 위기라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위기인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고민해야죠. 프로그램에 대해서 솔직하고 싶어요."

내년이면 '무한도전'은 열 살이 된다. 방송 생태계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다. 아무리 '무한도전'이라고 해도 언제 어떻게 프로그램을 접게 될지 모른다. 김태호 PD는 이런 준비를 하고 있을까. 마지막회를 연출한다면 어떻게 마무리 하고 싶을까.

"제가 하고 싶지 않아요. 마지막 회를 하기 전에 제가 먼저 하차하고 싶습니다. 예능이 끝나려면 박수 치던 분들이 손가락질을 해야 끝나 거든요. 조금이라도 박수 쳐주는 분들이 있을 때 내려놓고 싶어요. 마지막 회를 신파적인 분위기로 몰고 가는 건 '무한도전'답지 않은 것 같아요. 축제 분위기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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