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22 (수)

  • 흐림동두천 8.0℃
  • 흐림강릉 16.7℃
  • 흐림서울 10.3℃
  • 흐림대전 11.4℃
  • 흐림대구 13.2℃
  • 흐림울산 13.5℃
  • 흐림광주 12.6℃
  • 흐림부산 15.3℃
  • 흐림고창 9.3℃
  • 황사제주 15.8℃
  • 흐림강화 7.8℃
  • 흐림보은 9.6℃
  • 흐림금산 9.8℃
  • 흐림강진군 11.5℃
  • 흐림경주시 12.0℃
  • 흐림거제 12.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

URL복사

깊이 있는 이야기로 전하는 진실한 사랑의 의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76년을 연애하듯, 긴 생을 함께 해온 89세 할머니와 98세 할아버지의 사랑과 이별의 러브스토리를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다. 2014년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관객상 수상하고 2015년 산타바바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 부분에 초청됐다.

신혼부부 버금가는 달콤한 백발부부

 조그만 강이 흐르는 강원도 횡성의 아담한 마을.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 이들은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다.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의 노부부.
 백발의 노부부의 일상은 웬만한 20대 신혼부부 버금가는 달콤함 그 자체이다. 마당에 굴러다니는 가시오가피 낙엽들을 쓸다 말고, 낙엽더미로 서로 장난을 치는 것은 물론 샛노란 국화꽃을 서로의 머리 위에 꽂아준다. 남편은 소년처럼 장난기가 많아 수시로 부인에게 장난을 걸고 부인은 짐짓 삐치고 화난 척을 하지만, 어느 사이 돌발적으로 귀여운 복수를 감행하기도 한다. 게다가 한밤중 화장실 가는 것이 무섭다며 같이 가달라는 부인을 위해 남편은 동행은 물론, 화장실 앞에 지켜 서서 ‘정선아라리’를 목청껏 불러주는 로맨틱함을 발휘한다.
 이들 노부부의 귀엽기 그지없는 애정행각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부부는 앉아 있든, 서 있든, 걸어가든 늘 손을 잡고 있다. 잡고 있는 손은 로맨틱하고 자세히 살펴보면 뜨겁게 맞잡은 손이 움직거린다. 심지어 이들 두 사람은 100세가 다 되어가는 나이에도 서로 존댓말을 쓰기도 한다. 아직도 서로의 살이 닿아야 잠이 오고, 잠결에 뺨이며 귀를 만져야 잠이 드는 게 오랜 습관이란다. 한 마디로 닭살이 따로 없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들 백발의 노부부를 평생 해로하게 만든 그 사랑의 동력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100살이 다 된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 부부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그 경이로움의 근원에는 이들 노부부의 상대를 향한 진심 어린 배려와 그에 따르는 표현이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 부부는 영화 상에서 ‘사랑해요’, ‘고마워요’를 남발하며 다닌다. 사실 이 애정 표현은 남발이 아니라, 진심 어린 배려다. 진심 어린 배려가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며, 진정한 사랑을 유지하게 만드는 동력이라는 것을, 이들 노부부는 아주 간단한 삶의 방식으로 그것을 체화시켜 보여준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으로 넘치는 이들의 결혼생활에도 거스를 수 없는 이별이 찾아온다.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꼬마’를 묻고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간다. 비가 내리는 마당, 점점 더 잦아지는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친구를 잃고 홀로 남은 강아지를 바라보며 머지않아 다가올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집 앞에 유유히 흐르는 강의 물줄기처럼 남편의 죽음이 그렇게 불현듯 찾아왔기 때문이다. 남편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이별의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 부인은 남편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인다. “할아버지요, 먼저 가거든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두고 얼른 나를 데리러 와요. 나만 홀로 오래 남겨두지 말고… 우리 거기서 같이 삽시다” 그녀는 이승 너머 저승에서의 삶에서도 남편과 함께 꿈꾸고 사랑하고 싶어한다.

소박한 일상이 주는 그리움과 향수

 제작진은 1년 4개월에 걸쳐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고시리 부부의 집을 비롯해 그 집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이들 노부부의 일상과 함께 아름답게 담아냈다. 덧없이 바뀌는 계절이지만, 그 덧없는 시간 안에서도 노부부의 일상은 참으로 소박하기 그지없다. 봄이면 함께 나물을 캐서 먹고,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이 부는 툇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가을이면 마당의 낙엽을 함께 쓸고, 겨울이면 눈싸움을 즐기고 서로의 언 손을 호호 불어주며 녹인다. 한편 남편은 집에서 키우는 두 마리의 개 ‘꼬마’와 ‘공순이’와 함께 놀아주는 게 취미다. 마당 한 켠의 작은 의자에 앉아 남편이 꼬마를 무릎 위에 앉혀두고 햇살 아래 기분 좋게 졸고 있으면, 부인은 마루에 앉아 그런 남편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렇게 백발의 노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늙어간다.
 고향을 떠난 이들이 그리워하는 많은 것들이 영화 속에 담겨 있기도 하다. 부부의 집 아궁이 속에는 장작이 이글거리고 가마솥에는 하얀 김이 솟는다. 부부는 화롯가에서 옥수수를 구워 먹으며 정담을 나눈다. 두 부부의 시골생활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치유해 주는 고향에 대한 강렬한 그리움과 향수의 감동이 느껴진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조재현 집행위원장은이 영화에 대해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이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좋은 영화이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삶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혐의 입증 난관...제보 수사 한계 노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이어갔던 경찰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보만으로 확실한 ‘스모킹 건’이 없는 상태에서 흠짓내기 식 여론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해 7월 제보를 토대로 강호동 회장에 대한 뇌물 수수 혐의로 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유통 관련 업체 대표 이 모씨로부터 5000만 원씩 두 번에 걸쳐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강 회장은 당시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금품을 건넨 이모씨도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 회장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리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 조합장 역시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돈을 주고 받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6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팀에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 현재 법리 검토를 진행중”이라며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제보를 토대로 시작된 이번 수사는 조합원에 의해 선출된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한국·인도, 전략산업 협력 확대...에너지 자원·나프타 안정적 수급 협력”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한국과 인도가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한다.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다모다르다스 모디 인도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해 이같이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뉴델리 영빈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해 “저와 총리님은 대한민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경제협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 국방·방위산업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는 양국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고도화해 동반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광물, 원자력발전소,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최근의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경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혐의 입증 난관...제보 수사 한계 노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이어갔던 경찰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보만으로 확실한 ‘스모킹 건’이 없는 상태에서 흠짓내기 식 여론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해 7월 제보를 토대로 강호동 회장에 대한 뇌물 수수 혐의로 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강 회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유통 관련 업체 대표 이 모씨로부터 5000만 원씩 두 번에 걸쳐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강 회장은 당시부터 현재까지 일관되게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금품을 건넨 이모씨도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강 회장이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리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 조합장 역시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돈을 주고 받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6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팀에 애로사항이 있는 것 같다. 현재 법리 검토를 진행중”이라며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제보를 토대로 시작된 이번 수사는 조합원에 의해 선출된

문화

더보기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 - 아리아와 한국가곡’ 개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실버산업 전문 기업인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오는 4월 23일 오후 2시 고창 웰파크호텔 컨벤션센터 메인홀에서 ‘제7회 장수학 콘서트’를 개최한다. 장수학 콘서트는 ‘품격과 가치를 더한 노후를 위하여’라는 슬로건 아래 이어져 온 서울시니어스타워의 대표 문화 프로그램이다. 공연을 넘어 배움과 예술을 통해 노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건강하고 의미 있는 노후의 방향을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제7회 장수학 콘서트는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 - 아리아와 한국가곡’을 주제로 열린다. 카메라타전남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 소프라노 박성경·윤한나, 테너 강동명, 바리톤 조재경이 출연해 클래식과 한국가곡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오페레타 ‘박쥐’ 중 ‘친애하는 후작님’,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 등으로 구성된다. 해설과 함께하는 무대인 만큼 관객들은 작품에 보다 쉽게 다가서며 음악의 감동을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장수학 콘서트를 통해 시니어의 삶에 배움과 감동을 더해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AI시대는 위기이자 기회…‘활용능력’극대화하는 창조형 인재 필요
AI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시대에 살고 있다. AI(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상당 부분 잠식당한 상태다. 이제 정보의 양이나 관련 분야 숙련도만으로 생존해 왔던 시대는 갔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는 인공지능이라는 터널을 지나면 한순간에 누구나 다 아는,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정보나 지식이 되고 만다. 정보와 지식의 가치가 하락하고 모두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지식의 상향 평준화’는 정보의 양이나 숙련도가 아니라 그것들을 어떻게 엮어내어 최대의 효율성을 발휘해야 하는가 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을 요구한다. 우리의 생각의 크기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출력값의 수준을 결정하므로 내가 원하는 출력값을 받아내기 위해 AI의 연산 능력에 우리의 활용능력을 더하는 협업의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신한대 신종우 교수는 “정보나 지식 생산의 패러다임 또한 습득하는 공부에서 창조하는 공부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정보나 지식의 소유 자체는 아무런 권력이 되지 못하며, 산재한 정보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