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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능미달 ‘통영함’ 결국 어군탐지기 달고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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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군탐지기와 음파탐지기도 구분 못하는 방사청”
“검찰 수사 무시, 해군에 떠넘겨 사건 봉합 의도” 지적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방산비리의 상징으로 떠오른 차기수상함구조함(ATS-Ⅱ) 통영함(3500t급)을 해군이 조기에 인수하도록 군이 추진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지 못하는 함정을 해군이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24일 “통영함은 선체고정 음파탐지기(HMS)와 수중 무인 탐사기(ROV)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지만 광양함이나 평택함 등 다른 수상함구조함이 노후해 전력공백을 막기 위한 전력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며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28일 합동참모회의에 통영함을 우선 전력화 하고 ROC를 충족하지 못하는 HMS와 ROV는 성능에 맞는 장비로 추후 장착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상함구조함은 고장 나거나 좌초된 함정을 구조하고 침몰한 함정과 항공기 등을 탐색해 인양, 예인하는 게 임무다.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수상함구조함 중 광양함은 1968년, 평택함은 1972년에 건조됐다. 1996년 미국 해군이 사용하던 것을 30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30년인 수명주기를 각각 16년, 12년 초과한 노후 함정이다.

이 두 구조함은 건조된 지 오래돼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등 문제가 됐었다. 2010년 3월26일 천안함 사태 때 구조작전에 투입됐지만 항해 속도가 느리고 수중탐지장비가 없어 효과적으로 구조 활동을 벌이지 못했다.

이 일 이후 해군은 차세대 구조함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바로 문제의 통영함이다. 2010년 10월 건조를 시작해 2년 뒤인 2012년 9월 진수식을 가졌다. 통영함은 건조에만 무려 1590억원이 투입됐다. 전체적으로는 2600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당초 통영함은 지난해 10월 해군에 인도돼 실전 배치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군이 1년여 동안 시험 평가를 한 결과 HMS와 ROV 등 구조에 필요한 핵심 장비가 ROC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인수가 거부됐다.

그럼에도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달 31일 최윤희 합참의장 주관으로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통영함의 조기 인도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려 했다. 통영함 진수식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바로 최윤희 합참의장이다.

하지만 거듭되는 비난에 합참은 28일 이를 급하게 취소했다. 군 관계자는 “해군에 먼저 인도한 다음 성능을 보완하는 것이 최선인지, 다른 방안이 있는지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해군 인도 방안은 방사청이 내놓은 것이다. 인도 뒤 통영함에 정상적인 장비를 장착하도록 기한을 1~2년 이상 연기해 달라고 합참에 요청한 것이다.

문제가 있는 구조함을 인수한 뒤 손봐 사용하라는 요청인 것인데,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사용도 못할 장비를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번에 또 다시 전력화를 위해 합동참모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것이다. 방산비리가 수사 중이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에도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서둘러 전력화를 추진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합참이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해군이 운영 중인 구조함 2척 중 1척이 연말께 퇴역할 예정이어서 당장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그러나 이는 당장 사용도 못할 통영함을 인도해 '숫자'만이라도 맞추려는 미봉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년째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 장기간 정박하면서 쌓인 부두사용료도 선인도 방안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재로선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실무자들이 (통영함 납품)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다. 비리문제는 검찰과 감사원에서 조사할 것이고 관련되면 성실히 수사에 응할 것”이라면서 “현재 함정들이 작전하다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나면 통영함이 가야할 상황이다. 어려움이 있지만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우리 뜻이다. 비리수사는 수사대로 전력화와 성능보완은 그것대로 한다”고 말했다.

노후한 광양함에 문제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아니지만 46년이라는 선령 탓에 언제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군은 이를 하염없이 운영하는 게 문제다”고 말했다.

납품비리로 문제가 된 HMS와 ROV에 대해서는 “새 장비를 장착하는데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다른 나라에 여러 종류의 장비들이 있다”고 말했다.

HMS와 ROV를 직접 보고 합격 판정을 했는지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방사청 통합사업팀(IPT)이 직접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에 가서 서류와 장비를 보며 확인했다. 시험은 없었다”고 답했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에는 IPT 중심으로 돌아가는 방사청 규정에 따라 그 권한을 위임해서 수행했다”며 “8~9가지 사업으로 수백 개의 기종을 선정했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수중음탐기가 어군탐지기인지 알았는지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장비 운용시험을 한) 해군으로부터 (어군탐지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군은 장착된 장비를 보고 확인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도 당시 직접 눈으로 보고도 방사청은 이를 전혀 몰랐던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 역시 이를 전혀 몰랐던 이유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국외 도입 장비라 기품원은 (장비 확인에) 입회하지 않았다. 국외 장비가 들어오면 방사청과 업체, 조선소 요원이 창고 앞에서 인수인계를 하고 어떤 장비인지 확인하고 창고로 들어간다”며 “기품원은 장착한 뒤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한편 오는 28일 합동참모회의에서 통영함 전력화가 결정되면 해군은 ROC를 충족하지 못하는 선체고정 음파탐지기와 수중 무인 탐사기를 2년여 동안 개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할 상황이다. 항해에 필요한 장비에는 문제가 없지만 구조구급에 필수적인 장비가 어군탐지기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해군에 통영함을 서둘러 인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성능이 떨어지는 장비를 장착한 통영함을 인도한다 해도 2년여 동안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통영함으로 촉발된 방산비리 수사가 광범위로 전개되는 와중에 성급하게 해군에 통영함을 넘기려는 것은 방사청이나 국방부가 이번 사건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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