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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감초 없으면 써서 못 먹어"…영화 '조선명탐정'의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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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배우 오달수(47)는 ‘감초 같은 연기’ ‘감초 연기자’라는 말이 지겹지 않을까. 오달수는 비스듬히 앉아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음…, 제가 만약에 주인공이라면 저를 받쳐 주는 조연이 좀 탄탄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주연 배우가 살거든요. 그 말은 결국 감초라는 게 빠져서는 안 된다는 거죠. 빠지면 못 먹어요. 써서. 잘 삼킬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감초는 딱 감초 역할만 다 하면 돼요.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신경 안 씁니다. 그런 것도 신경 안 쓰는 게 진정한 감초죠.”

오달수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세 편에 출연했다. 2013년에도 세 편, 2012년에는 무려 다섯 편의 영화에서 연기했다.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주로 맡는 역할은 극에 잔재미를 더하는 주인공의 주변 인물이다. 하지만 오달수가 어떤 연기를 하든 그의 인상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처음 대중에게 자신을 알려던 ‘올드보이’(2003)에서도 그랬고, 그가 출연한 다섯 편의 1000만 영화에서도 모두 그랬다.(‘괴물’에서 오달수는 괴물 목소리 연기를 했다) 그는 꾸준히 연기한다.

11일 개봉한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에서도 그는 연기한다. 그가 연기한 ‘서필’은 명민하지만 조금은 어설픈 명탐정 김민(김명민)의 뒤를 든든하게 받친다. 그리고 그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영화를, 주연 배우를 관객이 “삼킬 수 있게” 녹아든다. 올해 개봉이 확정된 오달수가 출연하는 영화는 ‘조선명탐정’을 포함해 벌써 세 편(‘암살’ ‘베테랑’)이다. 그는 연기한다.

오달수에게 연기가 뭐길래 이렇게 많이 나오느냐고 물었다. “배우니까요.” 모든 프로페셔널에게는 자기 일에 대한 특유의 시큰둥함이 있다. “김수영 산문집에 이런 말이 있어요. 맞나 모르겠네. ‘나는 내가 죽으라고만 하면 죽고 죽지 말라고 하면 안 죽는 순간이 있다’ 이 말이에요.”

정확하게는 “나는 내가 죽으라고만 하면 죽고 죽지 말라고 하면 안 죽을 수도 있는 그런 바보 같은 순간이 있다”다. 김수영 산문집 ‘시여, 침을 뱉어라’의 한 대목이다. “순간이라는 말이 참 좋아요.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를 하는 것이겠죠.”

영화에서의 코믹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오달수는 진중하고 말수가 적었다. 아버지가 정한 가훈이 ‘말을 더듬어라’였다고 소개한 그는 무언가를 말하기 전, 항상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한다고 했다. 그의 많지 않은 말 속에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끊임없이 묻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딴따라지만, 해보니까 배우는 사실 참 아름다운 직업이에요.”

“배우는 남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에요. 상대방 배우와 이야기하지만, 목적은 관객에게 뭔가를 전달하기 위해서잖아요. 아주 적극적으로 전하죠. 이렇게 아름다운 게 어디있겠어요. 관객을 위해 나 자신을 버리는 게 연기니까요. 그 관객이 몇 명인지는 전혀 상관없어요. 제가 아까 평소에는 진중하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배우가 되면 달라요. 관객에게는 스트레이트 하게 전달해야 돼요. 어디 배우가….”

그렇다면 오달수의 말은, 배우는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인지 궁금했다. “관객에게 선보이기 전에 하는 훈련들, 그 과정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오달수에게 붙은 별명은 ‘1억 배우’다. 1억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는 뜻이다. 1000만 영화만 다섯 편, 그게 아니더라도 그의 필모그래피는 큰 성공을 거둔 흥행작들로 가득하다. 오달수는 여전히 연기만 한다. “재미죠, 재미. 저랑 크게 관계없어요.‘

오달수에게 연기는 마치 삶의 전부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예상외 말을 했다. “일상을 어떻게 잘 살아가느냐 그게 더 중요해요. 연기는 그냥 관객을 위해 열심히 하면 돼요. ‘내 삶을 어떻게 일궈갈까’ 그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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