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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들만의 아카데미 시상식…외면 받는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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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22일(현지시간) 제8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직후 일부 현지 언론은 아카데미가 관객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언론은 “결국 영화 관객만 무시당했다"며 흥행작과 아카데미 수상작 간의 불일치가 극심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동시에 최근 국내 영화 관객 또한 아카데미 영화를 외면하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의 상황을 보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승자였던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작품상·감독상·각본상·촬영상)은 지난해 10월 17일 개봉해 3792만 달러(한화 약 417억 원)의 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다. 미국 영화 시장을 고려할 때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다.

반면, 음향편집상 한 부문에서만 상을 받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에서만 3억2000만 달러(한화 약 3558억 원)를 벌어들였고, 시각효과상 부문에서만 상을 받은 ‘인터스텔라’의 수입은 1억8757억 원(한화 약 2072억 원), 각색상 오스카에 만족해야 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이미테이션 게임’은 8400만 달러(한화 약 934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미국의 한 영화전문가는 “아카데미상이 엘리트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로 변화해 관객과 거리감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아카데미가 선택한 영화들은 금세 막을 내리게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아 ‘버드맨’(3월 5일), ‘스틸 앨리스’(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 ‘위플래시’(3월 1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아카데미 영화의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스틸 앨리스’의 북미 흥행 수입액은 100억 원이 채 되지 않고, ‘위플래시’의 수입 또한 125억 원 정도인 상황에서 국내 흥행을 낙관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오스카를 거머쥔 영화들도 처참한 국내 흥행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작품상을 받은 스티브 매퀸 감독의 ‘노예 12년’의 국내 최종관객 수는 49만 명이었다. 매슈 매코너헤이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던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7만 명, 케이트 블란쳇이 여우주연상을 받게 한 ‘블루 재스민’은 14만 명이 봤다.

아카데미 영화의 국내 흥행 부진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속하고 있다. 2000~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녀주연상을 받은 영화 44편 중 단 7편만이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넘겼다.

100만 관객을 넘은 영화 중 ‘글래디에이터’(2001) ‘뷰티풀 마인드’(2002) ‘시카고’(2003)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2004) 등 한국 관객 누구나 기억하는 영화들이 포진했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슬럼독 밀리어네어’(2009) ‘라이프 오브 파이’(2013) ‘그래비티’(2014)만이 100만 관객을 넘긴 최근 아카데미 영화들의 국내 입지는 초라한 게 사실이다.

아카데미의 시상 기준이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2008년이 기점이었다.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은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가져갔다. 남우주연상은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 여우주연상은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라 비 앙 로즈’의 마리옹 코티아르가 받았다.

이 세 영화는 미국에서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걸작이라고 평할 수 있는 영화이지만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다. 코언 형제의 경우 다수의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거장이지만 대중의 일반적인 취향에 딱 맞는 작품 세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이후 2010년 캐스린 비글로우의 ‘허트로커’ 2012년 미셀 하자나비시우스의 ‘아티스트’에서 지난해 스티브 매퀸의 ‘노예 12년’, 올해 ‘버드맨’까지 모두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에 비중을 둔 시상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영화들이 국내 흥행도 신통치가 않다. 비평가와 영화 마니아들은 이들 영화가 오스카를 거머쥐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일반 관객 입장에서 큰 재미를 느낄 수 없는 이런 영화들에 대중의 반응이 시큰둥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 모른다.

국내 영화 시장이 한국영화 위주로 재편됐다는 점은 아카데미 영화가 국내에서 흥행 부진에 빠진 이유가 될 수 있다. 2003년 ‘실미도’가 국내 개봉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거의 매년 1000만 관객을 넘기는 영화가 나오고 있다. 관객 점유율 또한 2004년 이후 한국영화 점유율이 53.3%로 외화의 관객 점유율을 앞선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만 볼 수 있던 재난·범죄·괴수·액션·전쟁 블록버스터를 우리나라도 만들 수 있게 됐고, 멜로·스릴러·사극 등 영화의 다양성도 강화됐다. 봉준호·박찬욱·김지운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들이 등장하면서 굳이 아카데미 영화 혹은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더라도 한국영화만으로도 관객의 기대치를 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 평론가 황진미는 “한국영화 선택폭이 넓어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거나 후보에 오른 사실이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카데미가 대체로 미국적인 정서의 영화들에 상을 몰아주고 있는 것도 국내 관객의 외면을 받는 또 다른 이유로 보기도 한다.

지난해 작품상을 받은 ‘노예 12년’만 해도 그렇다. 이 영화는 자유인 신분의 흑인 음악가가 노예로 12년을 살고 다시 자유를 얻은 이야기를 담았다. 물론 작품상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인종 문제는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 ‘허트로커’나 ‘아르고’는 중동에서 전쟁을 치르는 미국의 이야기였다.

송낙원 건국대 영화과 교수는 “클래식한 영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에 상을 주던 아카데미가 최근 다분히 미국적인 소재의 영화에 상을 몰아주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한국 관객들이 아카데미를 외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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