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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해진다는 것은 미치는 것 '위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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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드러머를 꿈꾸는 한 소년과 지독한 채찍질로 절망과 희망을 안겨주는 스승의 대립. 영화 위플래쉬의 시놉시스를 보면 전혀 새로움을 느낄 수 없다. 스승과 제자의 드라마를 그린 음악 영화란 그 자체가 진부하다. 다소 새로운 장치인 드럼이란 악기마저도 음악영화의 주 악기론 별로 매력적일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위플래쉬는 예상을 깬다. 마치 스릴러물처럼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심장을 옥죄며 등장인물들을 치열한 긴장 속으로 내모는 독특한 영화다.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음향상, 편집상을 수상했다. 

예술과 창작에 대한 새로운 관점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는 우연한 기회로 누구든지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또한 동시에 최악의 폭군인 플렛처 교수에게 발탁돼 그의 밴드에 들어가게 된다. 폭언과 학대 속에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는 플렛처의 지독한 교육방식은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앤드류의 집착을 끌어내며 그를 점점 광기로 몰아넣는다.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스승과 제자의 치열한 대결을 속도감있게 따라간다. 천재를 만드는데에는 도를 넘는 채찍질만이 답이라는 가치관을 가진 스승은 상식을 넘어서는 극단의 비난과 망신, 질책으로 학생의 한계를 자극한다. 스승에게 인정받고 성공하기 위해 주인공은 손에 피를 흘리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광기에 사로잡힌다.

이 이상한 대립구도는 예술과 창작에 대한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보통 스승과 제자가 등장하는 음악영화에서 스승은 격려와 칭찬으로 제자의 예술성을 이끌어주며 그들의 인간성만큼이나 아름다운 음악이 감동을 안겨준다. 하지만 전혀 다르게 이 영화는 예술을 습득하는 그 과정의 치열함과 신경질적인 감성, 그리고 자만심과 우월감이 가득한 욕망이라는 새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어떻게 어느 한 사람을 최고로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음악의 즐거움에 대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그러나 음악 전문 고등학교 재즈 오케스트라에서 드러머였던 내가 가장 자주 느꼈던 감정은 다른 것이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다. 박자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무엇보다도 지휘자에 대한 두려움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자신이 실제 경험한 예술가의 이면을 이렇게 고백한다. 그리고 음악영화이지만 전쟁영화나 갱스터영화의 느낌이 나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악기가 무기로 변하고, 내뱉는 말들이 총만큼이나 난폭한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것이 아닌 학교 리허설룸이나 콘서트 무대에서 펼쳐지는 그런 느낌이라고 말한다.

위플래쉬는 이 같은 감독의 의도를 그대로 담고 있다. 전쟁터처럼 잔인하고 난폭한 곳이 바로 연습실이고 무대다. 욕설과 폭력, 피가 난무하다. 그리고 이 같은 전쟁터에서 미쳐 발광하는 그 광기가 바로 음악으로 발산되며 감동을 안겨준다.

위플래쉬는 학생들을 최고로 만들기 위해 밀어붙이는 것이 교사의 의무라면 어떤 지점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어떻게 어느 한 사람을 최고로 만들 수 있는 것일까? 같은 의문에 대한 영화다. 그리고 이 영화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편집과 연출, 흥미진진한 전개와 감각적인 표현, 가슴을 두드리는 음악은 동의하기 힘든 이 이상한 논쟁을 영화 내용처럼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한다 

심장을 두드리다 

영화는 2014년 선댄스영화제 프리미어 상영을 시작으로 칸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도빌영화제, 뉴욕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아카데미 등 50여 개가 넘는 영화제에 소개되어 수상은 물론 전 세계 객석에서 기립박수와 함성을 이끌어낸 최고의 화제작이다.

특히 폭군 선생으로 열연한 J.K. 시몬스는 아카데미상과 4대 영화비평가상을 비롯한 30여 개의 영화비평가상과 40여 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상을 싹쓸이했다. 시몬스는 놀라운 연기로 강렬한 캐릭터를 창출한다. 위대한 드러머를 갈망하는 미친 학생 앤드류 역을 맡은 마일즈 텔러 또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제목인 위플래쉬(Whiplash)’는 재즈 작곡가이자 색소포니스트 행크 래비(Hank Levy)가 작곡한 재즈 곡의 제목으로 영화에서는 중간 부분 드럼 파트의 더블 타임 스윙주법으로 완성된 질주하는 독주 부분이 일품으로 꼽히는 곡이다. 단어의 원 뜻은 채찍질로 학생에게 가하는 선생의 독한 교육을 비유적으로 의미한다. ‘위플래쉬에서 최고의 드러머를 갈망하는 학생과 한계를 뛰어넘기를 바라며 그를 끊임없이 채찍질하는 선생, 이 두 인물의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불꽃 튀는 대결은 관객들로 하여금 전율을 선사한다.

특히 분노로 응축된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관객들에게 전율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하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압권이다. 영화는 사제간을 다룬 드라마도, 재즈나 드럼 등의 음악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 없는 그 어떤 관객이라도 재미를 느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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