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S6 엣지 물량이 부족해서 비치용 제품을 실물이 아닌 모형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6와 S6 엣지가 출시된 10일 오전 종로 일대. 대리점마다 '갤럭시S6/S6 엣지 즉시 개통'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많은 방문객이 물량 부족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특히 S6엣지 64GB는 색상에 따라 최소 이틀에서 최장 일주일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일부 매장은 비치용 제품도 부족해 실물이 아닌 플라스틱 모형을 매대에 올려놓았다.
청계천 변 SK텔레콤 T월드카페 직원은 "종로, 을지로 부근에서 우리 매장이 제일 크지만, 오전 11시 현재 갤럭시S6 64GB는 화이트 펄 색상 한개밖에 재고가 없다"며 "S6 엣지 32GB는 화이트 펄과 블랙 사파이어, 골드 플래티넘 색상이 있지만 몇 개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6 32GB는 오늘이라도 구매, 개통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갤럭시S6보다 S6 엣지를 찾는 고객이 훨씬 많은 편"이라고 했다. S6 엣지는 예약 주문하면 최소 이틀에서 일주일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종로3가에 있는 한 대리점에는 S6 엣지 모형만 놓여 있었다. 해당 대리점 담당자는 "S6 엣지 물량이 부족해 실물 견본 없이 모형만 갖다 놓았다"며 "오후 늦게나 비치용 S6 엣지라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그는 "갤럭시S6/엣지 정식 출시일이라 예약 판매자 개통과 구입 문의 대응을 위해 평소보다 1시간30분 빠른 오전 8시에 매장문을 열었다"며 "S6엣지를 찾는 고객은 많은데 재고가 없으니 판매자 입장에서도 아쉽다"고 밝혔다.
점심시간이 되자 대리점들은 막간을 이용해 갤럭시S6/S6 엣지를 보려는 직장인들로 붐볐다. 하지만 매장에 걸린 '당일 개통' 광고 문구와 달리 대다수 고객들은 제품만 체험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종각역 근처 SK텔레콤 대리점 직원은 "S6엣지 수급 상황이 심각하다"며 "우리 매장에 32GB 화이트 펄 하나만 있고, 다른 기종은 예약해도 최대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디자인이 감각적으로 나오고 외신 반응이 좋아 갤럭시S6 시리즈 반응이 전작 S5보다 훨씬 뜨겁다"며 "이번주가 지나면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서울 광화문 KT 공식 대리점 올레스퀘어 직원도 한숨을 푹 쉬었다. "갤럭시S6 엣지 반응이 좋지만, 휴대폰이 한 대도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라는 볼멘 목소리를 냈다. 심지어 "판매 전에 예약했던 S6 엣지 골드 플래티넘 가입자들도 아직 수령하지 못했다"고 했다. 예약하겠다고 하자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직원의 시큰둥한 반응만 돌아왔다.
휴대폰의 메카로 불렸던 용산 전자상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이 많이 붐비는 점심시간이지만, 이곳을 찾는 인적은 드물었다. S6를 찾은 손님들이 물량 부족의 상황을 듣고 바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
판매점의 한 직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군다"며 "대기 수요가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 직원은 "S6를 오늘 안으로 개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5시간 안에 (오늘 구매할 수 있을지)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축구공을 패스하듯 매장끼리 휴대폰을 몰아주는 'S6 엣지 수혈 사태'도 벌어졌다. 매장 직원은 "오늘 하루 갤럭시S6(엣지 포함) 개통한 손님이 벌써 다섯명 째"라며 "평상시에는 이것보다 사람이 더 없는데 오늘은 신제품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또 다른 매장 직원은 "우리는 골드 플래티넘이 준비됐다"며 허위로 호객행위를 했다. 작성해야 하는 서류를 눈앞에 펼치고서야 "지금 퀵으로 오고 있으니 한 시간만 기다려달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갤럭시S6와 S6 엣지 출시로 휴대폰 매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공통으로 갤럭시S6보다 S6엣지, 32GB보다는 64GB를 찾는 고객이 많았다. 색상은 갤럭시S6는 블루 토파즈, S6엣지는 골드 플래티넘이 인기였다. 반면, 출시 첫날부터 S6 엣지 공급 부족으로 실망한 소비자들의 표정도 그대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