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김현성(26)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6라운드에서 헤딩 결승골로 팀에 1-0 승리를 이끌었다.
최용수 감독은 대전의 5백에 공격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현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효과는 오래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꾸준히 대전 골문을 위협하던 김현성은 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윤일록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 굳게 닫혀 있던 대전의 골문을 열었다.
답답함을 날려주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오는 18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와 21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있는 서울은 김현성의 골로 2연전 준비에 맘 편히 몰두할 수 있게 됐다.
김현성은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앞으로 중요한 두 경기가 남아있는데 승리로 분위기 전환을 해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김현성은 서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성공적인 대구FC 임대 생활을 마치고 2012년 서울로 돌아왔지만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았다. 2012년과 2013년 출장한 30경기에서 고작 2골에 그친 김현성은 지난해에는 6경기 무득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해 초반까지도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정조국이라는 부동의 최전방 공격수도 버거운데 박주영이라는 큰 산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김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악 물었다. 수년 간 반복했던 실패는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김현성은 지난달 14일 전북현대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더니 이날 결승골까지 터뜨리며 최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서울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이는 김현성 뿐이다.
김현성은 "조국이형과 주영이형 모두 출중한 실력을 가진 분들이다. 배우는 점이 많다"면서 "주영이형과 조국이형 있어 기회가 없을 수도 있지만 작년, 재작년에는 데얀이 있었다. 그때부터 마인드가 강해졌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작년에 존재감을 못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올 시즌이 상당히 중요했다. 적은 나이가 아니기에 선수로서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했다"면서 "동계훈련이나 시즌 초반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이제 초반이니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은 후반전에서 김현성에게 최전방을 맡기고 박주영의 자리를 2선으로 옮기면서 전술에 변화를 줬다. 김현성은 새로운 조합에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김현성은 "주영이형은 골키핑이 좋아 2선에서 공 관리를 해주신다. 그래서 내가 1선에서 편안하게 움직이고 받을 수 있다"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그라운드에서 말도 많이 해주고 서로 편하게 플레이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499골을 기록했던 서울은 이날 1500골을 채웠다. 김현성은 헤딩슛 한 번으로 구단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게 됐다.
"넣고 나서야 (1500골인지) 알았다. 의미있는 득점을 해서 상당히 기쁘다. 선수들 절실함이 나타난 것 같아서 득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한 김현성은 "구단에서 GS주유권을 선물로 줬으면 좋겠는데 주실 줄은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