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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뺀 빅뱅 "무대에 설 힘이 없거나 더이상 멋있지 않으면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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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 음악 외 순수미술 분야와도 협업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3년 만에 신곡인 싱글 '루저'와 '베베'를 발표한 10년 차 그룹 '빅뱅'(지드래곤·태양·대성·탑·승리)은 한결 편안해져 있었다.

주로 곡을 만드는 리더 지드래곤(27)이 음악적 슬럼프에 빠져 신곡 발표 시기가 늦어졌지만 "음악 작업은 수월했다"고 했다. 4일 오후 기자들과 여의도 호텔에서 만나 "다섯 멤버가 각자 발전을 한 것 같아서, 편하게 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예전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숙소에 가면 한, 두 곡씩 꼭 쓰고 잤는데 작년에는 그런 것이 풀리지 않는 해였어요. 그래서 신곡 발표도 계속 미뤄졌죠. (새 앨범 늦은 것에 대한 대중의) 원성이 (양현석) 사장님께 쏠리고요. 신곡 발표하면서 느낀 것은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작년 말, 올해 초 작업실에 다 같이 있었는데 술술 풀리더라고요. 그래서 새 앨범도 2, 3개월 작업한 곡들로 채워요. 아티스트마다 뮤즈라는 것이 있는데 나의 뮤즈는 멤버들이 아닐까 생각했어요.(웃음)"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루저'는 슬픈 멜로디에 방점이 찍혔다. 어느 외톨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힙합과 R&B가 어우러졌다. '베베'는 재기발랄한 가사, 그와 어울리는 리드미컬 랩이 정점이다.

지드래곤은 "미니멀하게 만드는 것이 과제였다"고 했다. "각자의 파트마다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전체적인 멤버의 호흡에 대해 생각했어요. 보컬 창법 등에서 기교를 부리거나 잘 하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대충 부르려고 했어요. 감정에 충실하려고 했죠."

예전 녹음 때는 녹음실의 불을 켜놓고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녹음했다면, '루저'와 '베베'는 멤버들이 가사를 다 외우고 녹음실의 불을 끈 채 최대한 감정에 집중해서 불렀다는 것이다.

 "오래들으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죠.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았으면 했어요. 사실 좋은 노래는 이미 많이 나왔고, 장르도 구분이 돼있죠. 어떻게 저의 스타일로 새롭게 만드느냐가 관건이었죠."

노력해서 시적으로 쓰기도 하고, '바보스럽게' 만들기도 하는 등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런 저런 시도를 하면서 "멤버들 각자 좋은 점을 섞을 수 있는 단계에 온 것 같다"고 여겼다. "들리는대로 들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저희만의 의미를 담기보다는 청중이 바로 듣고 떠올릴 수 있는 느낌이 있으면 했죠."

빅뱅의 첫 '19금' 뮤직비디오 역시 힘을 뺀 면모의 하나다. 공개 3일 만인 이날 오후 현재 776만여 뷰를 기록하고 있는 이 뮤비는 두 개의 찹쌀떡이 서로 부딪히는 등 성적인 은유로 가득하다. 네티즌들은 이 뮤직비디오를 해석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달 25~26일 서울 콘서트에서 이 곡을 처음 공개했을 때는 "눈에 콩깍지 씌었어" "사람이야 천사야" 등의 노랫말로, 일반적인 사랑노래처럼 들렸다.

지드래곤은 "뮤직비디오를 다르게 풀었을 때 상상을 자극할 거라 생각했죠. 한 장면, 한 장면을 세심하게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뮤비를 한번 보고 마는 게 아니라, 볼 때마다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를 바랐죠. 그런 뮤비가 좋은 뮤비라고 생각했죠"라고 설명했다. 탑은 "10년 동안 많은 것을 보여준 팀인데, 항상 신선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성적인 은유보다는 유머러스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루저'와 '베베'는 빅뱅의 신곡 프로젝트 '메이드 시리즈(MADE SERIES)'의 스타트다. 빅뱅은 두 곡을 시작으로 8월1일까지 매달 한 곡 이상이 담긴 싱글을 발매한다. 9월1일 이곡들을 모아 완성된 앨범 '메이드'를 발표한다.

지드래곤은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앨범 안에서 타이틀곡 외 다른 곡들이 묻히는 게 싫었다"고 했다. 매 곡은 스타일이 다 다르다고 귀띔했다. "앨범에 수록되면 중구난방으로 보일 수 있지만,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곡들로 채워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루저'와 '베베'는 예상대로 지난 1일 0시 공개 직후 음원차트 10곳의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외국에서도 인기다. 홍콩, 인도네시아, 마카오,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브루나이 등의 아이튠스 싱글차트 1위를 기록했고,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40위까지 올랐다.

멤버들은 이제 미국 차트 진입이 놀랍지 않다고 했다. "예전에는 오를 수 없는 나무였는데 지금은 우리 대중음악이 발전했죠. 열심히 하는 한국 가수들이 많잖아요.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건 당연 감사하지만, 그것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죠."(지드래곤) "어느 순간부터 포인트가 달라졌어요. 차트 성적보다는 저희 결과물이 스스로 얼만큼 마음에 드는가, 아닌가가 중요하게 됐죠."(태양)

이제 아이돌 앞에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어색하지 않게 됐다. 아이돌이 '우상'이라는 뜻임을 상기시킨 지드래곤은 "아이돌이나 아티스트나 똑같은 의미"라고 했다. 특히 빅뱅은 대중문화 외에 순수예술을 아우르며 아티스트라는 수식어에 더 걸맞게 됐다.

평소 가구 디자인, 건축, 미술 등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이 분야 예술가들과 교류한 탑은 지난 1월 '2015 푸르덴셜 아이 어워즈'에서 '비주얼 컬처 어워드'부문을 거머쥐었다. 영국의 사치 갤러리와 푸르덴셜 생명, 패럴렐 미디어그룹이 주관·기획하는 시상식이다.

지드래곤은 서울시립미술관 작가 선정과 기획에 일부 참여할 예정이다. 대중음악 기반의 아이돌이 순수예술을 다루는 국공립미술관과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실험 예술을 하는 신진 작가를 소개한다. 6월 초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지드래곤은 "자신의 것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아티스트"라면서 다른 예술 쪽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저희의 위치를 조금이나마 이용해서 앞으로 나올 아티스트들에게 영감과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탑 형이 가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만해도 나머지 네 명은 형을 아줌마라고 불렀어요. 저희처럼 예술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죠. 다른 분들에게 쉽게 예술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음악을 돈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음악 외에 여러 예술 분야를 즐겁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소개하고 싶어요."

탑은 "무대에 설 힘이 없거나 더이상 멋있지 않으면 멤버들과 그만하자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70, 80세가 돼서도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아름다운 꿈이지만 그것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다른 분야의 예술이 돌파구가 되요. 그런 것들을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이 큽니다"라고 했다.

최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빅뱅 멤버들과 "10년을 더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면 (YG엔터를) 벗어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루저(LOSER) 외톨이 센 척하는 겁쟁이 못된 양아치 거울 속에 넌 '저스트 어 루저(JUST A LOSER)' 외톨이 상처뿐인 머저리 더러운 쓰레기 거울 속에 난 '아임 어(I'M A)'"라는 노랫말의 '루저'는 잘 나가는 빅뱅과 어울리지 않는 모양새다.

 "저희를 보시면 소위 잘 지내는 애들로 보이죠. 나이 치고 성공한 것도 맞고요. 하지만 보여지는 면과 달리 저희 안에도 슬픔, 외로움이 있어요. 도쿄돔 5만명 앞에서 며칠 동안 멋지게 공연을 해도 호텔에 들어가면 혼자죠. 공허함을 느끼죠.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그런 부분에서 이상한 기분이 들 때가 있죠. 대중이 쟤네들도 똑같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노래에요. 슬프기도 하고 자기 위로 같기도 하고…. 저희 20대를 조금이나마 대변하는 곡이죠."

편안하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게 된 여유로움이 힘을 뺀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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