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7 (목)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영화 '극비수사' 김윤석...'삶이 곧 소신이다'

URL복사

[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가장 정상적인 형사, 형사다운 형사의 모습인 것 같아요. ('공길용'은) 언뜻 보면 형사인줄 아무도 몰라요. 그냥 잠바 입고, 터벅터벅 걸어다니잖아요. 수첩 하나 가지고 다니면서 수사 내용 적는, 마치 우리가 예전에 보던 드라마 '수사반장'의 형사 같은 모습입니다. 요즘 (영화에 나오는) 형사들은 정말 멋지잖아요. 양복 입고, 패션 구두 신고, 머리를 탁 빗어넘기고.(웃음) 그런 게 아니어서 좋았어요."

배우 김윤석(47)의 말 그대로 영화 '극비수사'(감독 곽경택)의 형사 '공길용'은 그런 사람이다.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의 형사. 요령도 부려가며 일하지만, 중요한 사건을 맞딱드리며 그 사건에 몰입해 들어가는 형사. 더 중요한 건 공길용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범인을 잡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려는 형사, 그래서 김윤석은 공길용을 "가장 형사다운 형사"라고 힘줘 말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형사 공길용은 영화 '극비수사'의 전부나 다름 없다. 그에게서 풍겨 나오는 '사람 냄새'는 이 영화의 공기다. 그저 동네 아저씨 같이 푸근한 공길용처럼 '극비수사'는 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하다. 자극 자체가 목표인 것처럼 보이는 최근의 스릴러 장르 영화와는 궤가 다르다. 김윤석이 이 영화를 두고 수차례 "닭백숙 같은 영화"라고 한 건 매우 적절한 표현이다.

 '해무'(2014)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2013) '황해'(2010) '추격자'(2008) 등 소위 '센' 영화 속 '센' 캐릭터를 누구보다 자주 맡아온 김윤석은, "그런 걸(센 영화) 안 해 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양념 없이 담백한 이야기에 끌렸던 것"이라며 "완성된 영화를 보니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극비수사'는 1970년대 부산에서 실제로 벌어진 유괴 사건을 영화화했다. 형사 공길용과 무속인 김중산(유해진)은 오직 아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결국 아이를 살려 집으로 돌려보낸다. 영화를 압축해주는 한 장면. 실적 쌓기에 급급한 동료를 향해 공길용은 소리친다. "범인이 잡고 싶은 거야? 사람을 살려야 할 것 아니야!"

이미 결말이 알려진 이야기. 곽경택 감독은 공길용의 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에 인간미를 더했다. 김윤석이 주목한 것도 영화 속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영화 속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으로 공길용이 집 안방에 누워 발을 만지면서 아내와 대화를 하고, 발을 만지던 바로 그 손으로 과자를 집어 먹는 장면을 꼽았다.

 "전 그 장면이 참 좋더라고요. 저 어릴 때 다 그랬다니까요.(웃음) 침대가 어딨어요, 그 시대에. 바닥에 누워서 다 그런거지. 인간적이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묘하게 마음을 건드리더라고요."

김윤석이 '극비수사'에서 한 연기는 말하자면, 소위 말하는 '생활 연기'다. 공길용은 극단적으로 조형된 캐릭터가 아닌,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그런 평범한 사람의 캐릭터다. 김윤석은 존재감을 발산하는 장르영화의 강렬한 캐릭터와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보통 인간을 모두 오갈 수 있는 몇 안되는 배우다. '완득이'(2011) '거북이 달린다'(2009) '즐거운 인생'(2007)에서 그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김윤석은 목소리를 한 음 올리고, 눈은 편하게 뜬 채, 말도 가끔식 더듬어가며, 화가 나면 괜히 목소리르 높이기도 하며 연기한다. 그는 이런 연기가 "극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것보다 편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분명히 더 편한 건 있어요. 실제 제 모습 같은 것도 있으니까요. 나이에도 잘 맞고.(웃음) 그런데 마냥 편하냐고 하면 또 그건 아니죠. 일상적인 연기라고 해서 일상적으로 연기하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어요. 디테일하게 들어가야 해요. 거기서 감정이 나오니까요."

사건이 점점 미궁에 빠지고,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자 공길용은 낙담한다. 그때 김중산이 다가와 두 글자를 써서 보여준다. '소신(所信)'이라는 말이다. 배우 김윤석의 소신이 궁금했다. 그는 "흥행할 수 있는 작품만 하지 않는 것, 역할의 크기와 상관 없이 연기하는 게 나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 만들어져야 하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가 있다면, 흥행과 역할 크기와 관계 없이 출연한다"는 것이다. '쎄시봉'(2015) '남쪽으로 튀어'(2013) '추격자'(2008) '천하장사 마돈나'(2007) 등이 그 예다.

김윤석이 말하는 '좋은 이야기'라는 건 무엇인지 이어서 물었다. 그는 "땅을 딛고 선 이야기, 삶을 표현하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대통령 "연속 인명사고 낸 포스코이앤씨 '면허취소·입찰금지' 등 제재 검토"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연속적인 인명 사고를 발생시킨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예방 가능했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찾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최근 건설 근로자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대통령은 연속적인 인명 사고를 발생시킨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매뉴얼 준수 여부 등을 철저히 확인하고 예방 사고가 아니었는지 면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또 "(이 대통령이)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러한 산업재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징벌배상제 등 가능한 추가 제재 방안을 검토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포스코그룹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빈발한 것을 강하게 질책하며 엄정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포스코이앤씨에서는 지난 4일 또 다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감전으로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과태료 수준의 제재로는 중대재해 재발


사회

더보기
특검,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등 구속영장 청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특별검사팀이 7일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등의 혐의를 받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날 오후 1시21분 자본시장법 등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언론 공지를 통해 밝혔다. 특검은 전날 오전 10시23분부터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으로 소환해 조사한 후 약 11시간 만에 귀가 시켰는데, 그 즉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특검은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정치 브로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이권개입 및 통일교 청탁 로비 ▲해외 순방길에 착용한 목걸이의 공직자 재산 신고 누락 의혹 등에 대해서 조사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가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된 주가조작 공범들과 공모해 시세조종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씨로부터 80여회의 공짜 여론조사를 받아 보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혐의와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위해 지난해 총선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문화

더보기
해설이 어우러진 클래식 체험... 키즈클래식 공연 ‘오케스트라 게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화성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안필연)이 운영하는 화성시 예술단이 오는 8월 31일(일) 오후 5시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키즈클래식 공연 ‘오케스트라 게임’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해설형 콘서트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입문 무대다. 1부에서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클래식 동화 ‘피터와 늑대’를 샌드아트와 함께 감상한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미국 작곡가 그레고리 스미스의 ‘오케스트라 게임’을 통해 악기들의 매력을 ‘게임’처럼 즐기는 시간을 마련한다. ‘오케스트라 게임’은 올림픽 경기를 모티브로 각 악기가 선수처럼 등장해 자신만의 소리와 역할을 소개한다. 플루트, 트럼펫, 바이올린 등 주요 악기들이 차례로 나서며 관객은 자연스럽게 악기의 특징과 오케스트라의 구성을 익히게 된다. 마지막에는 모든 악기가 함께 연주하며 협동과 조화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해설은 클래식 음악 해설자로 잘 알려진 나웅준 음악평론가가 맡아 쉽고 재치 있는 설명으로 아이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샌드아티스트의 실시간 퍼포먼스가 더해져 소리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지는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안필연 화성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