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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외국인 공격수 사라진 K리그...거대 자본력 앞세운 중국으로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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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항공모함’ 라데에서 ‘삼바특급’ 도도와 마그노, ‘득점기계’ 데얀까지. 1990년대 이후 압도적인 기량으로 한국 프로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수놓았던 초대형 외국인 공격수들의 맥이 끊기고 있다. 리그 발전에 기여하던 특급 스타들은 한국을 떠나고, 새로운 스타들은 거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급성장하는 중국 슈퍼리그에 속속 합류하면서 한국축구 발전의 디딤돌인 K리그가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급 외국인 선수들이 떠나간 자리는 고만고만한 외국인 공격수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압도적 우위를 자랑하던 득점순위에 올 들어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옥석을 가리는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K리그를 거쳐간 대형 용병 공격수들의 발자취, 올들어 특급 공격수들이 사라진 배경 등을 점검해 봤다.

◇‘항공모함이 달린다’…90년대 ‘라데 보그다노비치’

90년대 K리그 최고의 대형 공격수는 보스니아 특급 라데 보그다노비치다. 이 보스니아 용병은 화려한 개인기와 빠른 주력, 강렬한 쇼맨십으로 단숨에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공격수였다. 어린이 팬들 사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는 황선홍, 최문식 등과 포항의 트로이카 공격진을 형성하며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중원의 야전사령관 최문식이 정확하게 연결한 공은 투톱 라데와 황선홍에게 이어졌다. 그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상대팀 수비진을 초토화시키며 한국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끈질긴 맨투맨 수비로 악명이 높은 상대 수비수들을 추풍낙엽처럼 허물고 돌진하던 라데를 보며 팬들은 ‘항공모함’이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였다.

1992~1996년까지 포항에서 뛴 그의 성취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 최초의 ‘30(골)-30(도움)’클럽에 가입했다. 그는 이후 일본의 제프 이치하라를 거쳐 스페인, 독일에서 활약한 뒤 은퇴했다.

◇‘가는 곳 마다 우승’...우승 청부사 샤샤의 등장

1995년 부산 대우(현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샤샤도 뛰어난 득점력으로 소속 팀을 우승으로 이끈 동구권 선수다. 그는 수원, 성남 등 소속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느린 발로 혹평을 받은 그는 골을 넣는 재주가 탁월했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샤샤를 폄하하던 축구 전문가들도 그의 비상한 골 결정력 앞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

1996년 천안 일화에 입단했던 유고 출신의 스트라이커 란코비치도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90년대를 풍미한 용병공격수 중 한 명이다.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43만 달러(약 5억원)의 몸값으로 K-리그 용병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그가 챔피언결정전에서 화려한 발기술로 국가대표팀 부동의 수비수 포항의 홍명보를 제치고 첫 골을 돕던 장면은 축구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체구는 작지만 발기술이 화려한 그를 박종환 당시 성남 일화 감독은 “한국선수들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브라질 국대 출신 상륙’...명불허전 마그노·도도

 한국을 찾는 해외 출신 공격수들은 2002년 월드컵 이후 면면이 더 화려해진다. 이 시기를 전후해 브라질 국가대표를 지낸 특급 스타들이 한국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영입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대표적인 선수가 전북 현대에서 활동하던 마그노와 울산 현대의 도도였다. 두 브라질 용병은 한 시즌에 20골 이상을 터뜨리는 무시무시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K리그 득점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마그노는 2003년 김도훈, 도도와 함께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치며 K리그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그노는 K리그 용병사를 바꾼 주역이다. 브라질 리그에서 2000년 득점왕을 차지한 그는 여전히 친정팀인 플루미넨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김도훈은 2003년 삼바 듀오와의 득점왕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려 28골을 집어넣어야 했다.

한일 월드컵 다음해인 2003년 입단한 나드손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국인 공격수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를 지낸 그는 데뷔 첫해 14골을 넣었고, 다음해에도 같은 골을 기록하며 수원우승에 기여했다. 2004년 입단 첫해 K-리그 22경기에서 14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모따(전남)도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할 만한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데얀도 가고’... ’특급스타 사라진 K리그

'꽁지머리' 데얀이 2013시즌을 FC서울에서 보낸 뒤 중국 슈퍼리그로 떠난 한국 프로축구는 고만고만한 용병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전북의 에두가 득점 선수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수원 삼성의 산토스, 전북의 레오나르도 정도가 득점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만 이들은 중량감 면에서 과거의 스타 용병들과는 차이가 난다. 한국선수들이 리그 득점이나 어시스트 순위에 부쩍 자주 등장하는 것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기 보다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 대형 용병이 사라진 이면에는 거대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떠오르는 중국 슈퍼리그가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부동산 재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의 프로팀들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자석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프로축구가 성장하면서 선수 수요가 높아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경영합리화의 기치를 걸고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한국기업들의 긴축경영도 이러한 용병 퇴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곳간에 쌓아두고도 쓰지 못하는 반면, 빈부 격차로 갈등이 커지는 중국은 축구를 국민들을 결집시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용병 퇴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가 중국에 비해 1점 정도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5년 정도 지나면 어떨지 늘 고민해 본다”면서 “축구도 탁구처럼 중국의 우위를 당연시 여기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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