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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전지현 "변했다는 건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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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어느 순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보다 더 열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연기는 당연하고 광고를 찍을 때도 그래요. 최선을 다해야죠."

영화 '도둑들'(2012)과 '베를린'(2013),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4)에서 '암살'(2015)까지. 최근 3년간 배우 전지현(34)은 어떤 여배우보다 화려하고 알찬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데뷔 후 15년 가까이 '엽기적인 그녀'(2001) 한 편으로 '버텼던' 스타였던 그는 이제 관객의 취향에 따라 자신의 대표작을 내놓을 수 있는 배우가 됐다.

역시 반등의 계기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었다. 당시 "숨도 쉬지 말고 연기하라"는 최 감독의 디렉션(연기 지시)에 의아해했던 전지현은 "감독님이 시킨대로 했더니 연기에 군더더기가 사라지고, 감정 표현도 명쾌해졌다"고 그 때를 떠올렸다.

 "내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는 최동훈 감독과 다시 한 번 조우한 전지현은 이번에는 최 감독으로부터 한 차원 높은 미션을 받았다. 그 미션이 바로 '암살'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이다. 일제강점기 만주에 주둔하던 독립군의 '1번 스나이퍼'인 그는 임시정부가 조직한 암살단 대장으로 임명돼 친일파와 일본 수뇌부를 제거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간다.

여기까지만 말하면 안옥윤은 대의를 위해 나서는 인물 정도로 보이지만, 20대 초반의 인물로 설정된 만큼 그는 연애에 호기심을 느끼고 새로운 문물에도 관심을 보이는 딱 그 또래 여자이기도 하다. 결정적으로 전지현은 '암살'에서 1인2역을 맡았다. 안옥윤과 쌍둥이 미츠코다. 미츠코는 친일파의 딸이다. 요컨대 전지현은 이번 영화에서 뛰고 구르고 쏘는 액션과 함께 감정을 세밀하게 이어가는 연기를 모두 해야 했다.

 "보여줄 게 많았어요. 그런데 그걸 하나 하나 다 촘촘하게 보여주다가는 연기하는 저도 숨이 막히고, 보는 분들도 숨 막히겠더라고요. 가장 어려운 말인데, 연기 안 하는 듯하면서 하는 그런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전지현은 "매 신(scene)을 달리면서 안옥윤을 각인하기보다는 관객이 극장을 떠날 때 안옥윤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남겨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욕심을 버린 거예요."

전지현은 캐릭터가 강한 인물을 만날 때 항상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 '도둑들'의 예니콜, '베를린'의 련정희,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모두 그랬다.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 그것을 관객을 매혹하는 요소로 전환하는 게 전지현의 장기라면 장기다. 하지만 '암살'에서 그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안옥윤에 접근했다.

 "안옥윤이라는 캐릭터에만 몰두하면 답이 안 나올 것 같았다"는 게 전지현의 판단. 그는 최동훈 감독에게 일제강점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독과 대화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

 "'안옥윤은 어떤 캐릭터야'라는 식의 이야기는 별로 안 했어요. 그 시대에 관해 이야기 한 거죠. 안옥윤이 그렇게 살게 되고, 암살 작전에 투입되는 건 모두 시대 때문이잖아요. 시대를 통해 안옥윤에 접근했어요. 그는 미츠코처럼 살 수 있었어요. 시대가 둘을 갈라놓은 거죠."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로 여전히 꼽히는 전지현이지만, 그도 어느덧 삼십대 중반이다. 이번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이정재와는 스무살 때 함께 했었고, 15년이 지나 다시 만났다. 전지현은 "정재 오빠와 나이 든 분장을 하고 서로를 보며 '참 오래 봤다'고 말하며 웃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해서 조급한 건 없다"고 했다.

 "계속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년에 읽었던 책을 올해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르잖아요. 그건 제가 변했다는 거죠. 제가 변했다는 건 또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게 더 많아졌다는 의미일 거고요. 그래서 앞으로 맡을 역할이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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