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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뮤지션 시오엔, "한국은 두 번째 모국…홍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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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는 내게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뜻해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친한파 뮤지션'으로 유명한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36)이 최근 발매한 정규 3집 '맨 마운틴'에서 눈에 띄는 트랙은 '홍대'다.

한국 인디 문화의 상징인 '홍대'를 위한, 일종의 홍대 찬가다.

번역하면 '(사운드 데이) 라이브 데이가 되면 나는 노래를 부를 거야'라는 가사 등 홍대 앞 문화를 함축한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홍대'라는 분홍빛 한글로 시작하는 뮤직비디오는 시오엔이 벨기에에서 직접 제작했다. 태극기 기타 스트랩을 비롯해 소주, 불판에 고기를 구워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모습 등이 나온다.

하지만 '홍대'라는 트랙으로 인해 이번 앨범을 이벤트성 취급하는 건 부당하다. 절제된 사운드에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앨범은 무게감을 안고 가슴에 묵직하게 다가온다. '맨 마운틴'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거대함이 오롯이 전달된다.

시오엔은 칠리뮤직코리아를 통해 최근 진행한 뉴시스와 서면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었을 때, 삶에서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했을 때, 자신감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저를 좀 더 나은 싱어송라이터로 만들어줬어요."

-약 2년 만에 정규 3집을 만들었습니다. 그 동안 어떤 성장을 했고 그 성장이 이 앨범에 어떻게 담겼나요?

 "2년 동안 벨기에에서 TV 시리즈의 음악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다른 악기와 멜로디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특히 TV 시리즈 '마스맨(Marsman)'을 위해 작곡한 음악들이 이번 새로운 앨범에 많은 영감을 줬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무엇이죠?

 "특히 정직, 그리고 곧게 나아가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이 음반엔 인위적인 게 하나도 없어요. 음악을 향한, 그리고 삶에 대한 사랑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가요."

-'맨 마운틴', 제목이 참 특이합니다. 어떻게 짓게 됐나요?

 "'맨 마운틴'은 굉장히 크고 강한 사람을 의미해요, 마치 레슬링 선수처럼요. 저는 전혀 크지 않죠. 하지만 전 제 자신의 강함을 느껴요. 제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제가 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죠. 그것이 저를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저는 이것이 앨범을 위한 좋은 은유(메타포)가 될 거라 생각했어요."

-'호프 포 디스랜드'를 고향에서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네 맞아요. 벨기에에선 100년 전 일어난 1차 세계 대전을 기억합니다. 이 노래는 희망을 노래하는 동시에 당신의 나라에 대한 사랑, 즉 애국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할아버지가 전쟁에 대해, 그리고 그의 조국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 하는 걸 자주 들었어요. 하지만 현재 젊은 세대는 세계를 상대하며 전혀 다른 걸 느끼죠. 우리의 할아버지와 같은 종류의 애국심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우리는 우리의 국가를 위해 절대 싸우지 않을 거예요. 국가는 세계의 작은 조각이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형제, 자매, 그리고 우리의 가족과 이웃을 위해 싸울 거에요. 국가의 깃발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 웅장한 이야기,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그래도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제 앨범을 듣는 사람들이 이 앨범을 통해 소소한 음악 여행을 즐기길 바랐어요. 현실과 삶의 걱정을 잠시 잊고 음악이 이끄는 데로 모험을 떠나는 거죠. 이 앨범엔 사랑과 희망이 넘치고 있어요. 듣는 분들이 그것을 함께 느끼고 공감했으면 합니다."

-한국에서는 수록곡 중 아무래도 '홍대'가 가장 관심을 끕니다. 작정하고 수록한 곡인가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담은 곡인가요?

 "2년 전 한국에 머물며 썼어요. 의도하기도 전에 굉장히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죠. 홍대의 거리를 걷던 중, 전 갑자기 '호오오옹대'라고 노래하기 시작했어요. 이는 마치 달콤한 벨소리와도 같았죠. 그 순간 바로 노래로 만들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 멜로디는 계속해서 제 머릿속을 맴돌았죠. 그러다 어느 아침 홍대 커피 랩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가사를 적어 내려갔어요. 그리고 홍대를 걸으며 이 음악에 가능한 많은 순간들을 담으려 노력했죠."

-한국 팬들이 이 곡을 듣고 어떤 것을 느꼈으면 했나요? 또 고국의 팬이 이 노래를 듣고 어떤 것을 느꼈으면 했나요?

 "벨기에 팬들은 서울의 이 특별한 장소에 대해서 굉장히 궁금해하고 있어요. 한국 팬들을 위해선… 음… 그들이 저를 홍대 놀이터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여겨줬으면 좋겠어요. 모든 사람들이 홍대나 다른 장소로 놀러 가기 전 이 노래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 음악은 즐거운 시간을 계획하며 친구들을 부르고 그들을 만나러 나가기 위해 준비할 때 듣기 좋은 노래에요."

-뮤직비디오 보는 내내 웃었어요? 어떻게 아이디어를 낸 것인가요?

 "사실 '홍대'는 저와 제 밴드가 스튜디오에서 가장 즐겁게 녹음한 곡이에요. 결과물을 들었을 때 굉장히 행복했죠. 녹음실에서 라이브로 연주했어요. 프로그래밍도 편집도 없었죠. 완벽한 분위기와 완벽한 밴드만 존재한거죠. 제 밴드는 홍대에 머물며 보낸 시간들을 너무 사랑해요. 그리고 우리가 홍대에서 즐겼던 순간들을 떠올렸죠. 뮤직비디오도 그와 같아요. 벨기에의 한국 케이터링 서비스인 '먹자(MOKJA)'와 함께 찍은 건 제 아이디어입니다. 제 여자친구 '애진'이 운영하는 서비스죠. 우리는 모두 한국 음식을 좋아합니다. 뮤직비디오를 위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우리는 우리의 팬들을 초청했고, 그들은 또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며 파티를 즐겼습니다."

-뮤비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요?

 "음, 먼저 우리는 야외에서 고기를 먹고 싶었는데 비가 왔어요. 벨기에의 날씨란(웃음). 그러나 건물 내에서 찍은 장면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은 어떻게 선별했나요? 혹시 꼭 넣고 싶었지만 넣지 못한 것이 있나요?

 "있어요! 전 피겨 퀸 김연아(Kim Queen Yuna)를 초청하고 싶었는데, 그녀의 스케줄이 너무 바빠 시간을 낼 수 없었어요."

-당신에게 홍대는 어떤 의미인가요?

 "홍대는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미해요. 음악, 음식, 커피, 파티, 댄스, 즐거움, 쇼핑 등."

-올해 홍대 신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 인디 20주년입니다. 알고 있나요? 당신, 개인적으로가 아닌 객관적으로 홍대 음악을 본다면요? 장점 또는 단점이요?

 "오오 진짜? 전혀 몰랐어요. 굉장한 인연이네요. 솔직히 말해서 전 많은 밴드들을 알지 못해요. 좀 더 많은 한국 밴드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 최고의 밴드인 '3호선 버터플라이'와 좋은 친구에요. 홍대에 있을 때 그들을 또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홍대 뿐 아니라 한국에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아요. 세월호 참사 때 같이 아파해줘서 고마워하는 팬들도 많고요. 당신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 어떤 의미입니까?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이 언제죠? 그 때랑 지금이랑 당신의 인식 중에 변한 게 있나요?

 "한국은 저의 두 번째 모국이 돼 가는 것 같아요. 한국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한국에 있는 팬들과 또 많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겠죠. 정말 진지하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요. 하지만 그러려면 벨기에에 한국인 선생님이 필요해요. 여자친구가 한국 사람이지만 그녀는 너무 어렸을 때 벨기에에 와서 한국말을 잊었어요. 우린 벨기에에서 만났죠. 어쨌든 한국은 제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당신을 보면 음악에 국적이라는 경계는 필요 없는 듯합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지금 당신의 음악적 좌표를 그릴 수 있나요?

 "감사합니다! 너무도 기분 좋은 칭찬이네요. 제게도 세계는 하나의 국가에요. 전 경계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아요. 조금 클리셰(진부한 이야기)지만 우린 모두 형제이며 자매에요. 서로 다른 배경과 국적, 나라를 갖고 있지만 모두가 감정을 갖고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죠. 서로를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해요. 전 음악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계를 없애는데 음악이 최고의 무기겠죠?

 "당연하죠!"

-한국에서는 벨기에 음악이 낯선 게 사실이에요. 한마디로 거칠게 요약하기는 당연히 무리지만 벨기에 음악의 주된 특징을 한국 팬들에게 알려주자면요. 그리고 가장 소개시켜주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벨기에 음악은 한국과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합니다. 전 벨기에 뮤지션들이 미국이나 영국의 뮤지션들을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우리만의 정체성을 창조하고 싶어하죠. 전 벨기에 사람들이 굉장히 창조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큰 대륙 안의 작은 나라지만, 우린 우리의 땅에 서서 창의적이며 특별한 걸 만들고 싶어하죠. '스트로매(Stromae)', '데우스(dEUS)', '발타자르(Balthazar)', '홍 콩 동(Hong Kong Dong)', '하이드로젠 시(Hydrogen Sea)', '라케카넌(Raketkanon)'과 같은 밴드의 음악을 들어보세요."

-'제천국제음악영화제'(13~18일 충북 제천)에서 JTBC '비정상회담'으로 유명해진 줄리안, 가수 이현과 함께 무대를 꾸미는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공연을 보여줄 것인가요?

 "'맨 마운틴'에 있는 곡들과 예전 곡들을 노래할 거에요. DJ 줄리안과 이현은 제 노래를 리믹스할 거고요, 전 이 특별한 협업에 참여합니다. 정말 기대되요."

 "마지막으로 이제 '크루징'(시오엔의 히트곡으로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노래) 이야기는 지겨울 것 같아요(웃음). 어때요? 이번에 이 곡을 부를 건가요?

 "한국에 있을 때면 언제나 '크루징'을 부를거에요. 이 노래가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출연한 빈폴 광고에 나오면서 저를 한국으로 데려와줬죠. 저는 이 기회에 굉장히 감사해요. 이 기회가 지금 저를 다시 한국으로 불러줬고 여러분 모두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해줬으니까요. 이이이이이야!(Yiha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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