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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탈북자’ 놀림 받는 아이들…차별·편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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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학교 다녔지만 여전히 기초학력 부재”…어린세대 적응 어려워해
사회적 배제에 상처…주로 단순노무·저임금에 노출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탈북민 남녀노소 모두 남한 사회에서 겪는 경제 문제, 취업 문제, 편견 및 차별 등으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탈북민은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입국하기 시작해 2014년 12월 기준 2만7500여명에 이른다. 입국 초기 하나원(1999년 설립)에서 사회적응교육을 받으며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 준비하고, 자립·자활을 위한 정착장려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이들의 상황은 여전히 열악하다.

◆“10년간 학교 다녔지만 여전히 기초학력 부재”…어린세대 적응 어려워해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배려 부족은 어린 학생들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의 '2014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생활 중 '교우관계' 만족도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 대비 일반국민보다 7.1% 가량 낮게 나타났다.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인 주모(12)군은 "처음에는 말도 잘 안 통하고 아이들이 '탈북자'라고 놀리는 바람에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면서 "한국에 오고 첫 6개월 동안은 학교에 너무 가기 싫었다"고 토로했다.

주군은 "지금은 남한말을 배우고 학교에서 상담도 받으면서 자연스레 반 아이들이랑 친하게 됐지만 그 때 기억은 떠올리기도 싫다"고 회상했다.

일반적으로 탈북학생 대부분은 주군처럼 일반정규학교로 진학하지만 탈북학생만을 위한 대안학교를 선택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 탈북학생 대안학교가 처음 생겨난 2003년 이후 10여 곳이 더 늘었다.

입학생들은 적응 문제를 호소하며 대안학교행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첫 개교한 '드림학교'의 이영주 교감은 "탈북학생 중 상당수가 제대로 된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떠돌이 생활을 한 아이들"이라며 "일반 학교에서 이 아이들을 얼마나 배려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교감은 초등학교부터 10년간 일반학교를 다니다 이곳에 온 한 학생의 사례를 들며 "그 학생의 경우 기초실력이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었다. 그냥 가방만 메고 줄곧 등하교만 했던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르쳐보니 이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편도 아니었다"며 "1년간 공부하고 검정고시에서 평균 90점 이상을 받은 후 결국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 교감은 "정규학교에서는 탈북학생들 수준에 맞춰 학년편성을 하다 보니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과 한 반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적응도 쉽지 않을뿐더러 초반의 기초실력 부족이 누적돼 아이들 스스로 공부의욕을 잃어간 탓에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북한놈 이라며 차별”…사회적 배제에 상처

어른들이 솔선수범해 근절해야 할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편견은 어린 세대 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았다.

탈북민 4명 중 1명(25.3%)이 지난 1년 동안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차별 이유는 말투, 생활방식,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주된 이유였다.

탈북민들이 즐겨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가 탈북민이라고 말하는 순간 편견은 시작된다. 면접에서 탈북민이라고 절대 밝히지 않는다"는 고백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탈북민이라고 말하면 면접관들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채용 불가 입장을 전했지만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때는 직장을 얻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에 온지 7년이 된 장모(49)씨 역시 처음에는 마음고생을 적잖이 했다.

장씨는 "주변에서 '북한놈'하고 부르는 게 예사였다. 일이 서툴면 북한이 그래서 못사는 거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며 "단어가 다르고 일하는 방식이 다르니 처음에는 어리바리 할 수 밖에 없는데 사람들은 그걸 약점 잡고 일방적으로 북한놈이라서 그렇다고 매도했다. 참고 참다가 싸움박질을 한 것도 여러번"이라고 했다.

◆주로 단순노무·저임금에 노출

탈북민은 남한 사회의 차별과 편견뿐만 아니라 취업과 경제적 빈곤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해 탈북민의 '고용률'은 53.1%로 남한 전체의 고용률 60.8%에 비해 7.7% 낮다. 실업률 역시 한국 평균 3.2%보다 2배 높은 6.2%로 탈북민의 취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지난 2009년에 입국한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김모(49)씨도 "아마 주변 북한 동포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취업난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사람은 남한사람에 비해 취업에서 선택 여지가 좁을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한에서 익힌 직업 기술이나 노하우가 남한과는 달라 일할 수 있는 곳도 주로 생산직 공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북민의 직업 유형은 '단순 노무종사자'(32.6%), '서비스 종사자'(23.1%),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12.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용직' 비율은 남한 전체 보다 3배이상 많고, '자영업' 비율은 3배 가까이 적었다.

별다른 기술이 없던 김씨도 2009년 입국 후 1년간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 그 후 공장을 전전하다 현재는 업무강도가 조금 덜한 폐수처리장에서 일하고 있다.

일자리가 제한적인 것도 문제지만 저임금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다. 탈북민의 지난해 월 평균 소득은 147.1만원으로 이는 통계청 경제활동실태조사결과남한 평균임금 223.1만원에 비해 76만원이나 적다.

이 때문에 남한생활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32.24%)'고 답한 탈북민들 중 절반 이상(54.7%)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2012년에 입국한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주모(50·여)씨는 동네 미용실에서 주 6일 일하며 11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있다. 1년간 취업교육을 받고 미용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살기 빠듯한 월급이다.

북한에서도 미용사로 일했던 주씨는 "북한보다야 사정이 낫기에 불만을 가질 수 없다"면서도 "내 나이 50이다. 미용실을 개업하는 꿈은 진즉 포기했다. 한 달에 20만원씩이나마 저축을 해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탈북민 취업지원제도를 통해 고용주에게는 고용촉진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내 입국 5년 이하 새터민을 고용하면 매월 60만원 정도를 정부에서 3년간 보조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탈주민을 위한제도가 도리어 이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씨는 "정부 지원이 끊기면 고용주가 다른 지원방법을 찾기 위해 일방적으로 기존 탈북민을 해고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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