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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구라모토 "'레이크 루이스'는 나에게는 '은인' 같은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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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한국에 마니아층을 구축한 일본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64)가 대표곡 '레이크 루이스' 발매 3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1986년 일본에서 발매된 유키 구라모토의 첫 피아노 솔로 앨범 '레이크 미스티 블루(Lake Misty Blue)'에 수록된 곡이다. 애잔한 선율과 절제된 분위기, 서정적인 음색이 특기할 만하다.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은 자연으로 풀이된다. '레이크 루이스'를 비롯해 '포레스트' '세느강의 정경'(A Scene of La Seine) 등 곡의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대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특히 자연 중 가장 좋아하는 테마는 물이다. 호수라는 뜻의 레이크가 포함된 '레이크 루이스'는 그런 그의 물에 대한 동경이 낳은 아름다운 곡으로 평가 받는다.

유키 구라모토는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레이크 루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서정성으로 특화된 피아노 음악 앨범을 계속해서 만들어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 후 30년에 걸친 세월 동안 많은 곡을 만들어 세상에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제 곡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레이크 루이스'는 선생님께 어떤 의미가 있었고, 30주년이 되는 지금 새롭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요.

 "이 곡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그야말로 저를 구해준 '은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쾌함과 편안함, 그리고 피아노적인 멜로디 등이 무척 잘 어우러진 곡으로 제게도 매우 소중한 곡입니다. 1984년의 제 상황은 음악가로서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피아노곡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욕망과 희구에 허덕이는 느낌이었답니다. 그런 와중에 신의 부름처럼 만들어진 곡이 바로 이 곡입니다."

-'레이크 루이스'는 또 캐나다의 호수를 보고 만든 곡으로도 유명한데요. 그 때의 풍경이 아직도 그려지나요?

 "곡의 제목은 완성된 후, 세계의 아름다운 경관에 정통한 당시의 음악 프로듀서 T씨의 조언에 따라 명명한 것입니다. 제가 상상하는 '동경'을 구체화한 듯한, 상쾌함과 광활함을 가진 아름다운 공간에 딱 맞는 정서와 풍경을 가진 호수가 '레이크 루이스'였습니다. 정말 곡과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이크 호수에는 3번 정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에메랄드 레이크'나 '카밍 레이크'라는 제목의 곡이 있는데 실제로 그곳을 방문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한 후에 만든 곡들입니다. '레이크 루이스'도 마찬가지지만 그 풍경들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음악은 자연으로 풀이됩니다. '레이크 루이스'를 비롯해 '포레스트' '세느강의 정경'(A Scene of La Seine) 등도 그렇죠. 대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음악으로 옮길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음악 그 자체가 갖는 분위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배경 묘사에 그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질을 갖는 것이 전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이란 근본적으로 추상적인 것입니다. 곡에서 환기되는 이미지가 제목과 괴리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당신의 음악과 닮은 자연을 발견한 적도 있나요?

 "제 음악과 닮은 장면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금의 클래식 작품들 중에서도 구체적인 제목을 가진 명곡들이 많이 있지요. 단, 그 음악의 내용과 제목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친화감이 크다는 것, 즉 그 음악이 여러 장면과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음악을 통해 각자가 떠올리는 이미지들은 그 곡에 어울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자란 곳에서는 아름다운 호수나 바다를 볼 기회가 없어서 물에 대한 동경이 큰 것으로 아는데요. 당신에게 물은 어떤 의미입니까? 현재 물을 소재로 작업 중인 곡이 있나요?

 "초등학교 6학년 여름까지 사이타마현 우라와시(당시 지명)에서 자랐습니다. 산이나 바다와는 먼 곳이었지요. 산속에 있는 호수나 바다로 소풍이나 가족여행을 갔을 때 기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은 데뷔 당시에는 로맨스, 즉 사랑에 관련된 제목이 포함되는 것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답니다."

-자연에서 음악적인 영감을 많이 받는 당신의 앨범 재킷도 꽃, 풍경 등 자연 사진이 주를 이룹니다. 지난해 내한 당시 "내 얼굴이 잘 생기지 못해 표지에 싣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하셨는데요. 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가실 건가요?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그렇지만 실은 여행에 나서는 것은 여름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 다음이 봄 가을이어서, 겨울 사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충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영화나 뮤지컬 등의 의뢰로 관련된 앨범을 만들 수 있다면 앨범 재킷 디자인도 당연히 지금까지와는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 '겨울연가' '사랑의 인사' '첫사랑' '가을동화', 영화 '달콤한 인생' '우리 형' 등 한국의 여러 영상 장르에 당신의 음악이 삽입됐어요. 혹시 최근 본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자신의 곡이 들어갔으면 좋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드라마나 영화는 종합예술입니다. 지금까지도 제 곡 중 '로망스'가 한국 영화 '달콤한 인생'에 쓰였고, '플레저 오브 그린(Pleasure Of Green)'이 '이니스프리' CF음악으로 쓰인 적이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각종 영상에 제 음악을 써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계열이라는 것이 말과 생각은 쉽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좋아하고 듣기 편한 곡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음악 만들 때 중요시 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음악에는 어떤 힘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곡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우선 멜로디의 아름다움, 그것도 단편적이 아니라 일정 정도의 시간적 길이 동안 통일감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모니도 중요합니다. 이것은 코드 진행뿐 아니라 멜로디에 있어서는 저음이 규범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다소 이론적인 작업이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깃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신기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99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매년 국내에서 콘서트를 열고 있는데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중이죠. 이번에도 당연히 매진이겠죠?

 "한결같이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학교에서 음악 관련 정규 교육을 받는 대신 응용물리학 석사까지 공부했는데요. 이 부분이 아티스트 유키 구라모토와 평범한 유키 구라모토에게 혹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나요? 피아노와 응용물리학 사이에 혹시 공통점이 있나요?

 "실은 대답하기가 어려운 질문입니다. 음악으로 자신을 정립하려면 역시 음악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좋겠지요. 저는 18세 무렵부터 당시 음악대학에서는 가르치지 않았던 팝 음악 피아노 연주로 음악 현장에 참여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대학에서 소비한 학업을 위한 시간은 거의 쓸모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지요. 다만 제 자신은 수학과 물리학도 좋아했기 때문에 대학생 시절에는 어느 정도 학업을 즐겼습니다. 학문 일반으로서 물리학으로 따지면, 물리학에 속하는 범주의 것들이 많죠. 그런 것에 대한 이해가 쉽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한국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레이크 루이스'를 비롯해 '타임리스 러브' '로망스' '투 위드 세임 솔' '포레스트' 등을 들려주시는 것으로 아는데요

"피아노를 메인으로 하면서도 그것을 감싸는 현악기들의 향취와 부드러운 울림을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30년에 걸친 기간 동안 발표한 곡들 중에서 엄선한 20여 곡을 각각의 곡에 가장 적합한 악기 편성으로 구성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따뜻하고 서정적이면서도 감정의 기복을 느끼실 수 있는 흐름으로, 듣는 재미가 있는 연주회로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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