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3 (목)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사회

[기획]수업 중에도 베팅…도박 늪에 빠진 청소년들

URL복사

인터넷 도박 게임 '치명적 중독성'…거짓말, 절도, 갈취도 서슴치 않아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기도 내의 한 고등학교 재학생 김모(19)군은 얼마전부터 스마트폰과 인터넷 불법사이트를 통해 ‘사다리 타기’ 게임을 알게 됐다.

김군이 빠져든 사다리 타기 게임은 가입에 제한이 없고 게임 규칙도 간단한 일종의 불법 도박게임. 베팅은 천원 단위에서 시작해 최고 300만원까지 가능하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중독됐습니다. 쉬는 시간은 물론이고 수업시간에도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베팅금액도 점점 많아졌고요. 저뿐 아니라 우리반 남학생 절반 이상이 스포츠 토토, 사다리 게임, 홀짝 등 불법 도박 게임을 즐기고 있어요."

또한 초등학생 정모(12)군 역시 새로운 스마트폰 게임을 찾기 위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검색하다 사다리 게임을 알게 됐다.

“친구들이 잘만하면 게임도 즐기고 용돈도 벌 수 있다고 알려줘서 시작했습니다. 이기는 것은 겨우 한 두 판이고, 대부분 졌습니다. 어제는 준비물 살돈으로 게임을 했는데 다 잃어서 (엄마에게) 걸릴까봐 걱정입니다."

청소년들의 교실에 불법 도박게임이 마구잡이 유입되고 있다.

수업시간에도 불법 도박에 베팅을 하느라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것은 물론 도박게임비를 모으기 위해 수시로 용돈을 타낸다. 심지어 부모 몰래 집안의 귀중품을 내다 팔아 판돈을 마련하는 경우도 적발되고 있다.

특히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선 불법도박으로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해 범죄까지 저지르는 것으로 알려져 청소년 사이에 급속히 번지는 인터넷 도박게임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는 이모(18)군의 경우 스포츠 도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 지갑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이것도 모자라 자신의 옷과 노트북까지 처분했다.

돈을 계속 잃은 이군은 결국 인터넷에 허위 매물까지 올려 물건 값을 가로채기 시작했고, 어느새 천만원이 넘는 돈을 잃었다. 하지만 이군은 스포츠 도박을 끊지 못한 상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최근 조사한 '국내 불법도박'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53조원에서 2014년 75조원으로 급신장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불법 인터넷도박은 17조1000억원(22.8%), 사설 스포츠 토토은 7조6000억원(10.1%) 등을 차지할 정도로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운 인터넷 도박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도박사이트 적발 건수는 2010년 1만4324건, 2011년 2만1138건, 2012년 2만8800건에서 2013년 3만5899건, 지난해 4만5800건으로 매년 꾸준히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도박중독관리센터의 안상일 과장은 "청소년기 학생들은 친구나 또레집단으로부터 '적은 돈으로 도박 게임을 해 갖고 싶은 옷을 사게 됐다'던가, '누가 도박 게임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식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들으면 금방 솔깃해져 쉬 도박 게임에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교사나 부모들은 학생들이 인터넷 도박 게임을 하더라도 단순한 게임이나 SNS를 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짙다"며 "인터넷 도박 게임은 시간이 흐를수록 중독성이 강해진다는 점에서 조금만 방치해도 단기간에 중독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안 과장은 "청소년들이 인터넷 도박 게임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원천 봉쇄가 불가능하다면 청소년들의 인터넷 도박게임 폐해가 심해지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중단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도박 게임 접근 연령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도박중독관리센터가 '청소년 도박중독 실태조사'를 한 결과 초등학교 4~6학년에 돈내기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특히 도박문제가 있는 청소년의 27.6%는 만 10세 이전에 최초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도박중독은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혼자보다는 또레와 같이 일정기간 사교적 도박기간을 거쳐 자연스럽게 일반 게임을 하듯 물들어가는 양상이다.

이번 조사에서 돈내기 게임(도박)을 누구와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도박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67.8%가 ‘친구와 했다’고 답했다. ‘혼자서 한다’(14.7%)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았다.

돈내기게임을 하는 시간대는 ‘학교의 쉬는시간/점심시간(26.5%)’이 가장 많고, 주말(22.4%), 방과 후 시간(15.1%), 방학이나 공휴일(14.1%)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도박 게임에 중독되는 것과 같은 ‘진행성 문제행동’들은 청소년기에서 출발해 성인이 되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