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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지나 연출 “뮤지컬 ‘인 더 하이츠’…아이돌에게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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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라틴 힙합·스트리트 댄스 내세운 뮤지컬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랩이 주축을 이루는 노래와 K팝 군무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댄스.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창작센터에서 일부 베일을 벗을 뮤지컬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는 뮤지컬에 K팝 아이돌 무대가 차지게 녹아들어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제62회 토니상'(2008)에서 4개 부문을 석권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이번이 한국 라이선스 초연인데 '샤이니' 키·'인피니트' 장동우·'엑소' 첸·'에프엑스(f(x))' 루나 등아이돌 멤버들이 대거 캐스팅돼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기존 뮤지컬 장르에서 듣기 힘들었던 랩과 힙합, 레게, 라틴 팝 등의 음악이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이지나 씨는 이날 연습실 공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제 작품에 아이돌이 출연하면 안 된다 싶으면 거절해왔다"며 "그러나 '인 더 하이츠'는 아이돌에게 최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씨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헤드윅' 등을 연출한 뮤지컬계 스타 연출가다. 그녀는 "랩이라는 장르가 다른 장르 노래와 다르고, 뮤지컬 노래와 역시 다르죠. 랩 장르를 전공한 아이돌들이 와 잘 해주고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장기간 공연하다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뒤 그 해 '62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작곡·작사상, 안무상, 오케스트라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2009년에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

뮤지컬의 배경은 한국에게 비교적 낯설다. 뉴욕의 '라틴 할렘'이라 불리는 워싱턴 하이츠를 배경으로 이민자들의 애환을 그린다. 하지만 우울하지는 않다.

긍정적인 유머와 흥겨운 음악을 통해 희망으로 승화시킨다. 이 공연의 극작, 작곡, 작사 그리고 주연을 맡은 팔방미인 아티스트 린 마뉴엘 미란다는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이지나 연출은 "사실 라틴 이주민들 정착하기까지 각기 다른 인종과 언어에서 오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몇년 전부터 한국 무대에 올리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문화적인 차이가 커서 성사되지 못하다 SM이 큰 결심을 해줬죠"라고 알렸다.

'인 더 하이츠'의 이번 국내 라이선스 초연은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 에스엠컬쳐앤컨텐츠(SM C&C)가 제작한다. SM C&C는 지난해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으로 뮤지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지나 연출은 라이선스 초연에서는 이에 따라 한국적 상황에 맞게 선보인다고 했다. "인종주의와 언어적인 부분은 배제했어요. 현실은 비루하고 가난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냈죠"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무엇보다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지는 부분을 '인 더 하이츠'의 매력으로 꼽았다. "여러 가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모이면 어떠할 지 궁금했는데 작품 속에는 젊은 세대의 문화가 다 모여 있어요. 힙합, 스트리트 댄스, 발라드가 다 모여 있는, 젊은 세대 문화죠."

젊은 세대가 직접 접하고 체감한 '살아 있는 대중 장르'의 공연이 무대 위로 올라가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라고 강조했다. "힙합적인 것이 그간 뮤지컬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만큼 관객들에게 100% 가닿을 지 여부는 자신이 없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문화는 다양해야 하거든요."

특히 뮤지컬에 새로운 대중문화가 들어온 점을 특기했다. "결국 뮤지컬계, 가요계, 공연계가 협조를 하고 서로 왔다갔다 하며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 작품의 의의"라고 짚었다.

원미솔 음악감독은 음악에 대해 "메인 장르는 라틴 힙합"이라며 "귀에 익숙한 멜로디나 색깔도 있다"고 소개했다. 라틴 힙합을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 "캐릭터의 자유로움과 열정, 그리고 거기에 스며든 약간의 슬픔과 한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라틴의 열정과 힙합의 자유스러움을 어떻게 더 소통시키면서 에너지를 표출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트리트 댄스와 랩이 무대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안무가 채현원과 김재덕이 안무감독으로 나서고 레이블 '뜨레스레코드'의 수석 프로듀서 래퍼 나무가 랩 트레이너로 나선다.

뮤지컬 신에서 활동한 채현원은 "이지나 연출님이 요구한 것은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의외성"이라며 "힙합 댄스와 스트리트 댄스가 가깝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춤이지만 현대 무용적인 부분을 더하면서 참신함과 신선함을 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현대무용가 김재덕은 "채현원 안무가와 유기적으로 잘 화합하고 섞일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돌 외에 노련한 힙합가수 겸 배우 양동근을 비롯해 정원영, 김보경, 오소연, 서경수 등 뮤지컬 신에서 실력으로 주목 받는 이들도 대거 나와 균형을 이뤘다.

특히 양동근은 주인공인 우스나비 역으로 연극 '관객모독'에 이어 8년만에 무대로 돌아와 눈길을 끈다. 군복무 중인 2009년 뮤지컬 '마인'으로 따지면 6년여 만이다.

우스나비는 하이츠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언젠가 고향에 돌아갈 것을 꿈꾸는 청년이다. 무엇보다 양동근의 주특기인 랩이 중심이 되는 인물이다.

양동근은 "뮤지컬에서 랩을 하는 사례를 저는 못 봤는데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만들어가는 단계"라며 "어떻게 랩을 극 중에 잘 녹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역을 맡은 샤이니 멤버 키도 "랩을 한다는 자체는 어려움이 있지 않았으나 본래 영어로 된 가사를 한국말로 옮기고 거기에 맞는 운율을 찾고 짜는 것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대세 그룹 엑소 멤버 첸이 '인 더 하이츠'로 뮤지컬에 처음 도전해 특히 10대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니나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콜택시 회사에서 일하며 니나와 사랑에 빠지는 '베니' 역을 맡는 그는 "첫 뮤지컬이라 큰 도전"이라며 "같은 팀 멤버 백현이 뮤지컬을 한 경험이 있어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제작을 맡은 이승진 프러덕션의 이승진 대표는 "랩이 많은 넘버를 차지하고 있어 배우들이 랩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며 "스페인어도 해야 해서 이 역시 교육을 받는 등 고된 연습을 소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9월4일부터 11월22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우스나비 양동근·정원영·키·장동우, 니나 김보경·루나, 베니 서경수·김성규·첸, 바네사 오소연·제이민. 무대디자인 박동우, 조명디자인 구윤영, 음향디자인 권도경. 주최·주관 SM컬처앤콘텐츠, 제작 이승진 프러덕션. 7만~13만원. 오픈리뷰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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