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3 (목)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사회

추석 기차표 전쟁…“24시간 반 기다렸어요”

URL복사

[시사뉴스 김정호 기자]명절 연휴 기차표 예매는 역시 하늘의 별따기였다. 2015년 추석 연휴 기차표 예매 시작일인 1일 서울역과 용산역. 이날 대합실은 현장 예매를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8시20께 서울역 매표소 앞에는 20~80대까지 10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지어 앉아있었다.

긴밤을 새운 이들은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저마다 돗자리와 신문지 위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다리가 저린 듯 자세를 조금씩 고쳐 앉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나란히 앉은 사람들 사이로 간혹 우뚝 솟아 앉아있는 사람들도 보였다. 미리 준비해온 간이의자에 올라 앉아은 이들이었다. 행인들은 신기한 듯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이동희(40)씨는 이날 오전 3시30분에 택시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했다. 양복을 입고 간이의자에 간신히 걸터 앉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씨는 "예전에 신문지를 깔고 밤을 샌 적이 있는데 무릎부터 관절이 다 아프고 다리에 쥐가 나서 혼났다"며 "일부러 오늘을 위해 3만8000원을 주고 간이의자를 사왔다. 그나마 허리만 좀 불편하고 훨씬 낫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올 초 설에 인터넷으로 예매를 하다가 못 갈 뻔했다. 인터넷으로 하는 것은 불안해서 안되겠다 싶어서 왔다"며 "화장실은 옆 사람한테 자리 좀 봐달라고 하고 다녀왔다. 물 한병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11시에 서울역에 자리를 잡은 연영림(35·여)씨는 방울토마토와 돗자리를 챙겨와 밤을 지샜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연씨는 "돗자리를 최대한 펼처서 자리를 확보하고 쪽잠을 잤다"며 "이제 곧 표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운이 솟는다"고 활짝 웃었다.

대학생 박지원(25)씨는 오전 8시40분이 넘어서야 줄을 섰다. 오전 6시에 인터넷 예매를 하려다 실패하고 서울역을 찾았다.

박씨는 "클릭 한번 잘못 하는 바람에 대기가 5000명이라고 뜨길래 바로 준비를 하고 나왔다"며 "입석으로라도 표를 끊으려고 한다. 명절에는 가족들이랑 보내는 게 당연하니 이 정도 고생은 괜찮다"고 말했다.

발매 시작 시간인 오전 9시께가 되자 줄을 섰던 사람들은 역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하나둘 일어서 창구 앞에 섰다. 오래 앉아 있어 다리가 저린 듯 쩔뚝쩔뚝 걸었지만 얼굴에는 반가움이 묻어났다.

매표가 시작되자 한명 한명 종종 걸음으로 창구로 달려갔다. 표를 끊은 이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전날 오전 8시30분에 자리를 잡아 꼬박 24시간30분을 기다린 김옥곤(50)씨는 이를 드러내 활짝 웃으며 표를 사들고 나왔다.

김씨는 "발걸음이 너무 가볍다. 피곤하긴 하지만 기분은 최고"라며 웃었다.

밤새 자리를 잡고 줄을 섰던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돗자리와 신문지, 종이박스, 음료수병이 남았다. 역무원들은 줄을 차례로 안내하면서 틈틈이 쓰레기를 치웠다.

같은 시각 용산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박스를 돗자리 삼아 깔고 앉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장시간 기다림에 지친 듯 신발을 벗고 맨발로 앉아 있었다. 늦게 온 사람들은 이미 장사진을 이룬 매표소 앞을 보고 허겁지겁 시간표를 들고 섰다.

줄 맨 앞에 선 성모(68·여)씨는 부산행 기차표를 끊기 위해 전날 밤 오후 7시부터 줄을 섰다. 성씨는 "줄을 선 이후 지금까지 바나나 하나 먹었다. 그래도 옆에 같이 기다리는 사람들이랑 얘기하면서 심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오는 2일 호남선과 전라선, 장항선, 중앙선 등의 승차권 판매를 시작한다. 예매 후 남은 승차권은 3일 오전 10시에 판매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