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순위 경쟁팀에 패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과 심판의 애매한 판정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득점없이 경기를 마친 FC서울 최용수 감독과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이 나란히 아쉬움을 토로했다.
두 팀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5 29라운드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겼다.
서울은 12승9무7패(승점 45)로 4위를 지켰고 포항은 11승11무7패(승점 44)로 서울에 승점 1점 뒤진 5위를 유지했다.
포항은 4경기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중 최근 세 경기는 득점없는 무승부다. 올 시즌 출전 경험이 없는 강상우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깜짝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공격력 빈곤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했다.
황 감독은 "오늘도 득점에 실패했다. 긴 볼과 짧은 볼을 섞어 공략하려 했는데 문전 세밀함이 부족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상우의 활약을 두고는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교체를 잘못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승부를 내기 위해 고무열을 투입했는데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강상우는 후반 15분 고무열과 교체됐다.
포항은 전반 30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신진호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서울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황 감독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본인이 동료들에게 미안함이 있으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무득점 무승부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최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안방팬들 앞에서의 졸전이라 더욱 그랬다.
최 감독은 "상대가 상당히 좋은 조직력으로 튼튼한 수비를 펼쳤다. 뚫기 위해 준비를 했는데 막혀서 고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감독은 심판 판정에 대해 에둘러 불만을 표현했다. 후반 아드리아노의 오프사이드 판정과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은 점이 머릿 속에 남아 있는 듯 했다.
"전반에 (김진규의 핸드볼 파울로 선언된) PK는 명백하다. 싸움을 붙여야 재미난 게임이 나올 수 있지 않느냐. 판정은 존중한다"는 최 감독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지더라도 팬들이 많은 골을 볼 수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오늘 경기는 특히 아쉽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이 무릎 부상으로 빠진 자리에 박희성을 넣어 공백을 메우려 했다.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박희성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포항 수비진을 괴롭혔다.
최 감독은 "희성이가 들어가서 본인의 몫 이상으로 잘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서울의 다음 상대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이다. 원정을 떠나야 해 부담이 만만치 않다.
최 감독은 "남은 시간은 별로 없지만 몸과 마음을 다잡아 접근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