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MBC TV 새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연출 김상협 김희원)은 '상위 1%'인 정치인 집안에 본의 아니게 들어간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다.
1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상협 PD는 "여러 가지 사연이 담긴 굴곡진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라고 '화려한 유혹'을 소개했다.
남자 주인공 한 명을 둘러싼 삼각관계나 권력에 욕심을 내는 인간의 모습 등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들이 익히 다룬 내용이지만 '화려한 유혹'의 방점은 서사가 아니라 묘사에 찍혔다.
"같은 사건과 갈등이지만 다채로운 심리묘사와 인간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 이야기가 어떻게 그려지느냐에 중점을 두고 연출하고 있습니다."
최강희가 주인공 '신은수'를 연기하며 50부작을 이끈다. 가난하지만 밝고 씩씩한 전형적인 '캔디' 캐릭터로 상위 1% 사회에 들어가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인물이다.
"긴 호흡이어서 강박적으로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선택은 했는데 어려워요. 풍파가 많은 '신은수'의 인생에 제가 그냥 굴러 들어가서 산다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상대역 '진형우'는 '실장님 전문배우' 주상욱이 맡았다. 최근 '미녀의 탄생' '복면검사' 등에서 보여준 가볍고 코믹한 모습과 달리 원래 이미지대로 진중하고 무거운 면모를 보일 예정이다.
"너무 많은 표현이 필요한 인물이에요. 야망을 품고 복수를 하고, 또 삼각관계에 놓이기도 하고요. 최근 2년 반 정도 가벼운 역할만 했는데 진지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신은수'와 '진형우' 사이에 노회한 정치인 '강석현'(정진영)과 그의 딸 '강일주'(차예련)가 가세해 극의 갈등을 더한다.
정진영은 '강석현'을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더러운 가문의 수장"이라고 소개했다. '강석현'의 가문을 배경으로 권력의 중심에 다가가려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은 크게 세 줄기로 나뉜다. 초반부에 '신은수'가 '강석현'의 집안으로 들어서는 입성기, 중반부에 '신은수'의 복수 이야기에 이어 후반부에는 또 새로운 사건이 전개된다. 현대극으로 다소 호흡이 긴 50부작을 끌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동시간대 SBS TV에서는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육룡이 나르샤'가 방송된다. 공교롭게도 다음 주 월요일 동시에 출발해 50부 내내 레이스를 벌인다.
섬세한 심리묘사를 내세운 '화려한 유혹'과 웅장한 사건의 연속이 될 '육룡이 나르샤'의 대결이다. 경쟁작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상협 PD는 "'육룡이 나르샤'와는 소재의 차이가 있고 따라서 시청층도 다를 것 같다"면서 "윈윈하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든 드라마에는 경쟁 프로그램이 있잖아요. 오히려 저는 그런 부분에는 내성이 생긴 것 같고요. 대본을 보고 촬영을 해 나가면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주상욱)
최강희는 "('육룡이 나르샤' 주인공인) 유아인씨는 옛날부터 좋아하던 배우"라면서도 '화려한 유혹'을 봐 달라는 뜻을 밝혔다. "최근에 유아인씨 나오는 영화를 두 편 다 봐서, 저라면 제 드라마를 볼 것 같아요."
5일 방송되는 첫 회에는 각각 최강희, 주상욱, 차예련의 아역인 김새론, 남주혁, 김보라가 출연한다.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