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임홍순 기자]‘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조성호(30)가 범행 전에 미리 살해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13일 사건 브리핑을 통해 “(살해된 최씨가) 부모에 대한 모욕적인 말과 욕설을 반복해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둔기를 미리 준비했다는 조씨의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조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12일 오후 8시께 회사에서 퇴근하면서 공구함에 있던 둔기를 주거지인 인천시 연수구 원룸으로 가져와 냉장고 뒤에 숨겨둔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여관 종업원인 최씨가 24시간 교대근무로, 하루 일하고 다음날 주거지에서 잠을 잔다는 생활패턴을 고려해 살해시점을 정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경찰은 또 “조씨는 최씨가 지난달 12일 오전 9시 여관에서 퇴근한 뒤 다음날 오전 9시 출근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최씨를 살해하기 위해 지난달 12일 오후 집에 오면서 둔기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올 1월부터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조씨와 최씨는 2월26일부터 연수구에서 최씨 명의로 원룸을 얻어 동거를 시작했고, 3월 중순부터 집안 청소문제 등으로 다퉜다.
조씨는 “3월30일 호프집에서 미래의 사업 얘기를 하면서 최씨가 욕을 하고 포크로 위협하기도 했다”며 “이후 부모에 대한 욕설 등을 해서 지난달 12일 최씨가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다음날 오전 1시께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최씨를 살해하고 사흘 뒤인 지난달 16일 경기 의정부 부모 집에서 하룻밤 자고 돌아와 화장실에 둔 시신에서 악취가 나자 유기를 결심, 이때(17일)부터 열흘 동안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27일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신유기 장소인 안산시 대부도는 조씨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근무했던 성인영화 제작업체의 촬영을 위해 4차례 방문했던 곳이었다.
이재홍(수사본부장) 안산단원경찰서장은 브리핑에서 “조씨의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대한 디지털 분석 결과 살인, 시신유기, 훼손 등에 대한 검색어는 발견되지 않았고, 복면가왕, 예비군 등의 단어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프로파일러 면담 결과 조씨에게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동성애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시신 유기 후 SNS 등에 일상적인 글을 올린 것은 사건과 자신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자기중심적 성향을 보이는 조씨의 특성 상 시신을 유기한 후 피해자 최씨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이 종료된 것으로 보려는 경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브리핑을 마친 뒤 조씨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했다.
조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원룸에서 자고 있던 동거남 최모(40)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상·하반신으로 훼손해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한 혐의(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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