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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생소해서는 안될 국민발안‧국민소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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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사례를 통해 본 직접민주주의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대의제 민주주의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직접민주주의 제도가 많이 거론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직접민주주의 제도 중에 국민투표를 제외하고는 국민발안제, 국민소환제는 극히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헌 헌법 제정 이후 70년 동안 각종 민주적 제도를 실험해왔으면서도 정작 국민자치라는 가치를 구현해 줄 수 있는 민주제도로 평가받는 직접 민주주의 도입은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반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정계와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짚어봤다. 


직접민주제의 유형
국민발안은 국민이 직접 헌법개정안이나 법률안을 제안할 수 있는 제도로서 우리 나라에는 없다. 미국‧독일‧스위스의 일부 주정부에서는 이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62년 헌법에서는 이 제도가 있었으나 없어졌다.


국민투표는 국민이 일정한 중요법안이나 정책을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제도인데 우리나라는 헌법개정이나 중요 법률 등의 사안 중 대통령이 결정한 것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국민소환은 국민의 의상에 따라 공직자를 임기 만료전에 해직시키는 제도로 일정한 절차에 따라 일정수의 유권자가 소환청구를 하면 직접효과가 발생한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하며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법에 의해 자치단체장을 소환하는데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주민 소환제도 – ’윤리‘ 강조
미국헌법 제정 이전 매사추세츠주 헌법, 버몬트주 헌법, 펜실베니아주 헌법, 노스캐롤라이나주 헌법에 소환의 개념이 포함돼 있었고 미국헌법 제정시에도 소환제도를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있었다. 2011년 미국의 주의회의원 전국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 중에서 주 공무원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채택하고 있는 지역은 19개 주(워싱톤 D.C., 괌도 채택)이다. 1990년 이후 주 공무원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도입한 지역은 3개 주(뉴저지:1993, 미네소타:1996, 일리노이:2010)에 불과하다.


주 차원에서 주민소환제를 채택한 지지역분포를 살펴보면, 미국헌법제정시 동부 13개 주 중에서 소환제를 도입한 주는 2개(로드아일랜드와 뉴저지주)밖에 없으나 서부지역에서는 유타, 뉴멕시코, 와이오밍 주를 제외한 8개 주 모두 소환제를 채택하고 잇으며 캐나다와 국경을 마주한 북부지역의 4개 주(노스다코타, 미네소타, 위스컨신, 미시건)가 소환제를 채택하고 있다. 남부와 중서부 지역은 주 정부는 소환제를 채택하지 않고 대부분 시와 주 단위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알래스카, 조지아, 캔사스, 미네소타, 몬타나 로드아일랜드, 워싱턴, 미시시피 7개 주의 법에 명시된 소환사유에서 특이한 점은 공통적으로 ‘실정’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그밖에 범죄유죄판결이나 범법행위로 기소도 소환사유라고 명시돼 있다. 7개 주의 법은 공통적으로 윤리적인 측면을 중시하고 있음을 나타내 준다.


미국의 주요 주 19개의 소환서명요건은 대부분 ‘소환대상 직위 선거구의 지난 선거 등록유권자’(혹은, 선거 유효투표 총수)의 10%~40%를 서명요건으로 하고 있다.


일본의 주민 소환제도 – ’비리 척결‘ 의지 반영
일본은 1945년까지 군국주의 체제가 유지돼 주민소환이나 주민투표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 제도는 시행되지 않았다. 2차대전에서 연합국에 패전한 뒤 미국에 의해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착하면서 비로소 지방자치제가 실시됐다. 이와 동시에 조민소환제도 도입됐다. 즉, 1947년 5월 제정된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에 대한 해직청구제도와 의회해산청구제도가 도입됐다.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 및 주요 공직자에 대한 해직청구 규정은 선거권자 총수의 3분의 1이상의 서명을 받아 그 대표자가 당해 지방공공단체의 선거관리위원회에게 해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지방의원의 경우 유권자 40만명까지는 1/3로 하되, 유권자가 40만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40만의 1/3과 40만을 초과한 숫자의 1/6의 서명을 합산한 숫자를 서명요건으로 한다. 소환투표에서는 유효투표수의 과반수의 동의가 있을 때는 그 직을 상실하게 된다. 다만, 해직청구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의원이 취임한 날로부터 1년간 그리고 해직투표일로부터 1년간은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규정이다.


행정자치부의 ’선진외국의 지방자치제도‘에 따르면, 일본은 1992년 4월1일부터 1995년 3월31일까지 발생한 지방의원에 대한 해직사유는 금품수뢰, 의회운영 혼란, 행정손실 과다, 음주운전, 술좌석 구타, 동료의원 폭행, 각성제 소지 및 시민폭행, 공약위반, 업자로부터 향응접대 수수 등의 다양한 사유로 해직청구가 이뤄졌다. 비리 척결을 강조하는 사유들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주민 소환제도 – 초보적 수준 운영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자체 폐지 분합,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에 관하여 주민의 의사를 물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주민이 소환할 수 없는 요건도 규정돼있다. 즉, 임기시작 1년, 만료 1년, 부결 후 1년이내에는 소환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국민투표권과 주민소환권이 법률상 권리이지 헌법상의의 권리는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2007년 주민소환제도 실시 이후 2016년 6월31일까지 주민소환투표가 이뤄진 것은 총 8건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4건은 2007년 하남시에서 실시된 하남시장과 시의원 3명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다. 8번의 주민소환 투표 중 주민소환이 이뤄진 경우는 하남시 시의원 2명이 전부다. 하남시장과 제주지사 등 나머지 6건은 투표율 미달로 주민소환개표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주민소환법 22조 규정에 “주민투표에 부쳐진 사항은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1/3 이상의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의 득표로 확정되고 전체투표수가 주민투표권자 총수의 1/3에 미달된 때에는 개표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유럽의 시민발의제도 도입 약사(略史)
스위스(1891년), 리히텐시타인 (1921년), 오스트리아(1920년 도입/1963년 재도입), 이탈리아(1947년 도입/1970년 재도입), 스페인(1984년), 독일연방 일부 주(1990년)이다. 동유럽과 발틱 국가들은 1990년대 민주적 체제 전환후 새로운 헌법 제정 과정에서 시민발의를 포함한 직접 민주주의 제도들을 도입한 경우다. 가장 최근에는 2011년 4월 유럽연합이 유럽 시민발의 제도를 채택했고, 이에 영향을 받은 핀란드가 같은 해 시민발의제도를 헌법 개정과 연계된 별도 입법을 통해 도입했다.


의회 내에 시민참여‧소통위원회 설치방안 검토 필요
서현수 핀란드 Tampere대학교 정치학 박사는 ‘변화하는 의회-시민관계와 직접 민주주의적 입법 실험’이라는 그의 글에서 “시민발의제 등의 직접 또는 참여 민주주의적 제도를 국가적 수준에서 도입하는 경우, 의회 내에 별도의 시민참여‧소통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회 내에 설립되는 위원회에 ▲의회 차원의 중장기적 시민 소통과 참여전략 수립 ▲시민 친화적 관점에서 시민발의안에 관한 의회 심의절차와 규정 관장 ▲소관 상임위원회와 시민발의자 사이의 원활한 대화와 협의를 매개‧촉진 ▲서명 정족수에 미달해 의회에 제출되지 못한 발의안들을 정기적으로 리뷰해 새로운 입법 의제 발굴 및 유권자들의 요구를 해소하는 방안 마련 ▲시민의회, 시민합의회의, 시민정보센터, 청소년의회 등 다양한 시민교육 및 시민참여 프로그램의 주관‧운영 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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