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9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문화

[영화평] “화장” - 사랑없는 삶의 절대고독에 대한 고백

URL복사


[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영화, ‘화장’속에서 임권택 감독이 얘기하고자했던 것은 ‘사랑없는 삶의 절대고독에 대한 고백’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뇌종양으로 인해 2번의 수술을 받았고 3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는 아내(김호정)과 아내의 병간호를 극진히 해주면서도 회사에서의 일을 성실히 처리하는 오상무(안성기)의 상태를 기본바탕으로 설정해놓고 영화는 전개된다. 그 누가 보더라도 일과 가정에 있어서 거의 완벽하리만큼 자기 몫을 다해내는 오상무(안성기)의 모습은 지극히 표피적인 것이었다. 아내와 식사하는 장면에서 극명히 드러나게되는 부부간의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내용적 단절상태가 뼈아프게 다가온다. 단무지를 잘게 썰어먹는 오상무(안성기)의 취향과 그것조차도 용인해주지않는 아내(김호정)와의 사이에서 회복할 수 없는 단절을 느끼게된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아내(김호정)의 애완견인 ‘보리’는 아내(김호정)의 분신(分身)이다. 아주 가까이 다가와있는 죽음을 직감하고있는 아내(김호정)가 오상무(안성기)에게 자신의 사후에 ‘보리’의 처리에 대해서 묻자 오상무(안성기)는 단호히 말한다. “걱정하지말라. 안락사시킬테니...”라고 말이다. 이 장면이야말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는 것이다. 오상무(안성기)는 결코 아내(김호정)를 사랑하지않고있다는 점이다. 사랑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는 아내(김호정)와의 영원한 단절을 바라고 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결국, 오상무(안성기)는 오랜세월 내조해온 아내(김호정)와의 의리와 가장으로서의 도리 때문에 가정생활에 성실히 임하는 것뿐이지 내면적으로는 아내(김호정)와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상태다. 물론, 아내(김호정)도 그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추은주(김규리)가 오상무(안성기)의 옆에 등장한다. 추은주가 화장(化粧)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면, 아내(김호정)은 화장(火葬)되어야할 대상으로 대비된다. 따라서, 오상무(안성기)는 극심한 전립선 비대증으로 상징되는 자신의 쇠약해진 신체를 추은주(김규리)로 상징되는 화장(化粧)을 통하여 커버하려는 욕구에 더하여 ‘죽어가는 아내’와 대비되는 추은주(김규리)의 젊음,미모,생동감,자신감,당당함 등에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끌려들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아내(김호정) 스스로도 이미 잘알고 있다. 자신이 이제는 더 이상 여자다운 여자로서 기능할수 없음을 말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더욱더 여자이기를 원하는 처절한 몸부림이 있다. 이런 아내의 심리가 바로 화장실에서 남편인 오상무(안성기)가 변기에 앉아있는 자신의 용변 뒤처리를 해주는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잠시라도 남편의 힘을 빌리지않고는 아주 간단한 것조차도 자신의 손으로 처리할 수 없음에서 생(生)의 극단적인 고통을 느끼는 아내(김호정)의 모습에서 우리는 생(生)의 비애를 느끼게된다. 더군다나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사랑했던 남편에게 여자로서 도저히 보이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게된 피끓는 비통함과 이제는 더 이상 남편에게 그 어떠한 즐거움도 주지못하고 오로지 남편의 짐이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에 대한 좌절감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남편을 부둥켜안고 미안하다면서 절규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처절한 비애감을 느끼게된다.


아내(김호정)는 추은주(김규리)의 등장 이후, 달라진 남편의 심리적 변화를 이미 충분히 알고있었다고 봐야한다. 추은주(김규리)가 “나보다는 오상무(안성기)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선물했던”와인이 바로 GIGONGDAS라는 프랑스 와인이고 그것이 상징하는 바는 ‘오래된 고목에서 난 포도로 만든 와인’이고 ‘향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다른 것은 느껴지지 않는 것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이 와인을 누구에게서 받아왔는지 오상무(안성기)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아내(김호정)는 육감적으로 이미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아내(김호정)가 죽기전에 별장으로 바로 그 GIGONGDAS 와인을 3병이나 부쳐놨던 것이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오상무(안성기)가 어느 여인에게서 그것을 1병 받아와서 그렇게도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라면, 아내(김호정)가 오상무(안성기)에게 주는 사랑은 그것의 3배라는 것을 암시해주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아내의 유품을 직접 불태우면서 아내의 지갑속에서 발견한 자신의 젊은 시절 사진을 발견한 오상무(안성기)는 결심하게된다. 추은주(김규리)와의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하기로 말이다. 아내가 지갑속 깊숙이 간직해왔던 오상무(안성기)의 젊은시절의 사진이 의미하는 것은 아내(김호정)와 오상무(안성기)의 그야말로 ‘가식적인 화장(化粧)이 필요없었던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었던 시절’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오상무(안성기)가 비록 심리적인 것뿐인 관계였지만, 추은주(김규리)와의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의 상징으로서 ‘문자 지우기’가 나타난 것이다.


별장으로 온다는 추은주(김규리)의 메시지에 대한 오상무(안성기)의 반응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한 이유는 이것이다. 와인과 와인잔 2개와 과일안주와 꽃까지 준비해놓고서도 실제로는 황급히 슬리퍼만 신고서 부랴부랴 별장을 벗어나는 행위를 통해 실제로는 추은주(김규리)를 거부하는 오상무(안성기)의 태도가 충분히 이해되는 것이다. 마음만 받되 행동으로는 결별하겠다는 의미를 알아차리고 자신의 차를 타고 오상무(안성기)의 곁을 휙 스치면서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추은주(김규리)의 행동속에서 우리는 그제서야 모든 것을 깨닫게 된다. 추은주(김규리)는 ‘가식적인 화장(化粧)’속의 인물일 수 밖에 없었음을 말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커버스토리】 [한미 정상회담] 이 대통령 “두터운 신뢰…굳건한 한미동맹 확인"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회담 전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돌발변수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감돼 양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15% 관세를 재확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이다. 이 대통령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회담 분위기 이끌어 이재명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치열한 기싸움으로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고 적어 우리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언급하며, “저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달라”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도

정치

더보기
이 대통령, 여야 대표에 "국정에 국민 모든 목소리 공평히 반영 노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나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인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정에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공평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대표 오찬 회동에서 "우리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복리 증진에 힘을 모으면 참 좋겠다.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한미·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필요해서 하는 과정이고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다투고 경쟁은 하되 국민 또는 국가 모두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또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쉽지는 않은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공감에서 시작해 신뢰로 이어지다...하남시가 만든 따뜻한 민원행정
[시사뉴스 하남=박진규 기자] 이현재 하남시장은 행정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랐다. 민원을 단순한 요청이 아닌, 시민의 삶에 먼저 다가가야 할 ‘공감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는 행정의 속도만큼이나, 어떻게 응답하느냐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겼다. 하남시는 민원행정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 단순히 민원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고, 불편을 헤아리며, 현장에서 바로 답을 찾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말투 하나, 설명 한마디에도 공감을 담고, 이동이 불편한 시민을 위해 ‘현장’을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은 행정. 시청에 가지 않아도, 여러 부서를 전전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민원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구조. 하남시는 그렇게 행정의 중심을 ‘사람’으로 옮겼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 책임 행정’, ‘모든 과정에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 그리고 ‘시민의 언어로 설명하는 행정’. 하남시가 실현하는 민원행정은 제도가 아니라 철학의 실천이다. 민원은 소통이다…공연으로 배우는 ‘설명력도 친절역량’ 단 한 마디의 설명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벽이된다. 하남시는 이러한 ‘언어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생성형 AI 활용…결국 사용자의 활용 능력과 방법에 달려 있다
지난 2022년 인공지능 전문 기업인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Gemini(제미나이), 중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딥시크, 한국의 AI기업에서 개발한 뤼튼,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국계 미국기업이 개발한 젠스파크 등 생성형 AI 활용시대가 열리면서 연령층에 상관없이 생성형 AI 활용 열기가 뜨겁다.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려야 할 수 있는 글쓰기, 자료정리, 자료검색,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이 내용에 따라 10초~1시간이면 뚝딱이니 한번 사용해 본 사람들은 완전 AI 마니아가 되어 모든 것을 AI로 해결하려 한다, 이미 65세를 넘어 70세를 바라보는 필자는 아직도 대학에서 3학점 학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개강 첫날 학생들에게 한 학기 동안 글쓰기 과제물을 10회 정도 제출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를 활용해도 좋으나 그대로 퍼오는 것은 안 된다는 지침을 주었다. 그러면서 “교수님이 그대로 퍼오는지 여부를 체크 할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큰소리가 아니라 지난 학기에도 실제 그렇게 점검하고 체크해서 활용 정도에 따라 차등 평가를 실시했다. 이렇게 차등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가 생성형 AI 활용 경험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