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3 (화)

  • 흐림동두천 0.3℃
  • 흐림강릉 11.1℃
  • 서울 2.7℃
  • 대전 4.5℃
  • 흐림대구 7.6℃
  • 흐림울산 10.9℃
  • 흐림광주 10.2℃
  • 흐림부산 12.8℃
  • 흐림고창 10.5℃
  • 흐림제주 16.7℃
  • 흐림강화 1.0℃
  • 흐림보은 4.3℃
  • 흐림금산 5.2℃
  • 흐림강진군 11.5℃
  • 흐림경주시 9.4℃
  • 흐림거제 10.5℃
기상청 제공

문화

선비사상 호흡한 정재영 작가, 유럽에서 인기

URL복사

지난해 아트파리 아트페어에서 신선한 퍼포먼스
4월 초 아트파리, 아트 쾰른에 다시 참가



[이화순의 아트&컬처] 동양적인 선비사상 위에 삶과 죽음, 명상 등을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거침없는 붓질로 해외에서 명성을 얻은 정재영 작가(J Young·54)가 다시 해외 아트페어로 나갔다.


오는 4월 3~7일 아트 파리 아트페어에 작품 30점을 들고 나가는가 하면, 아트 쾰른(4월 10~14일)에도 17년 만에 작품 20점을 출품한다.

지난해 그는 해외 아트페어에서 한국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이름 석자를 또렷이 각인시켰다.

정 작가는 지난해 아트 파리 아트페어가 열리는 그랑팔레 미술관 입구 원형 계단에서 깜짝 놀랄 퍼포먼스를 펼쳤다. 가로 10m가 넘는 대형 캔버스 천을 깔고 선 후 2m가 넘는 대형 붓을 잡았다.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녹음해온 종소리 음원을 현장에서 틀고, 경건하게 합장한 후, 검은 원을, 또 그 원 속에 흰 물감을 부어서 자신의 영혼을 형상화했다. 그후 시신처럼 염한 후 관에 넣고 못을 박는 퍼포먼스로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작가의 마음 속에는 “인간은 결국 죽는다. 그 어떤 사람도 죽는다”는 생각이 강렬했다.

8분에 걸친 퍼포먼스 동안 작품은 작가가 되고, 작가는 곧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아트 파리에 온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그는 스위스와 프랑스, 스페인, 인도 컬렉터에게 대형 작품 5점을 팔았다.



정 작가는 4년여간 싱가폴, 파리, 인도, 독일 베를린 등지의 아트페어와 뮌헨 갤러리, 뉴욕 등지에서 이름을 알렸다. 그가 파리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선보였을 땐 해외 동포가 감동했다며 찾아오곤 했다.

그는 “그림은 아름답고 마음이 고요해지며 생각할 여지와 여백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작품 속에 고향의 공기와 물처럼 동양 사상과 철학, 명상 등이 깊이 자리잡고 있는 작가다.

작품 경향의 뿌리를 찾다보니 작가의 고향이 경북 예천과 안동 인근이다. 어린 시절부터 신라시대 명사찰인 영주 부석사,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과 한국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 등지를 드나들면서 숨쉬듯 선비정신이 내면화됐다. 초 중학교 때까지 혼자서 붓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붓글씨를 쓰기 즐겼다. 결국 붓을 잘 다루는 화가로의 삶은 이렇게 이어졌다.

“집안에서 농사를 지었지만, 저는 그림이 좋았다. 또 점토로 도자기를 만들기를 즐겼다”는 정 작가는 중학교 1학년때 밥만 먹으면 연필이나 붓을 갖고 놀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꿈은 건축가, 디자이너였다는 그는, 홍익대 고 이두식, 박서보, 하종현의 제자이다. 전북대 미대 교수를 역임했던 그는, 2010년부터 부산 모제이(MO.J) 갤러리 대표인 엔지리 관장의 후원 아래 전업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대표작은 'Like-150㎜' 시리즈와 'Moment(모멘트)' 시리즈. 1991년부터 시작한 'Like-150㎜' 시리즈는 예술 목표 수치를 150㎜로 잡아놓고 정진하는 작품들이다. 또 2014년부터 선보인 'Moment'는 얇은 함석을 구부러뜨린 후 한지를 여러 겹 붙여 물감을 바른 후 나약한 인간을 표현한다. 강철판의 굴절을 통해 상처받기 쉬운 사람의 감성을 나타냈다고 한다.

정 작가를 묵묵히 후원하는 엔지리 관장은 “곧 서울 한남동에 모제이갤러리 서울관을 열고 정작가님을 국내에서도 소개하는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형사소송법 개정안·은행법 개정안 등 국무회의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은행이 대출금리에 보험료와 법정 출연금 등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은행법 개정안 등이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에서 이러한 법안을 포함한 법률 공포안 63건과 대통령안 56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지난 12일 여권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확정되지 않은 형사사건 판결문도 열람과 복사가 가능해지고, 검색 시스템에 단어 등을 넣어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수사단계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전자증거 보전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보전요청제도'도 도입된다. 은행법 개정안은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법적 비용의 금리 반영을 제한하는 게 골자로 공포 후 6개월이 지나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은행이 대출금리 산정 때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보험료와 예금지급준비금, 서민금융진흥원출연금, 교육세 등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등 일부 보증기관 출연금의 경우 가산금리 반영 비율을 50% 이내로 제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은행이 법적 비용을 가산금리에 전가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구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