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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쉰살 국립현대미술관, '광장'으로 한국 근현대사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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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미술과 사회 1900-2019>展 오늘 개막
한국미술 100년 대표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점 공개
오윤 걸개그림, 이한열 걸개그림·운동화 등 눈길
월북작가 최재덕, 김용준, 이쾌대 등 대거 선봬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 3관서 통합 전시
쉰살 생일 20일, 덕수궁·과천·서울·청주관 무료




[이화순의 아트&컬처] 올해로 설립 반백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격동의 근현대사를 관통한 ‘광장’ 주제의 대규모 전시회를 개막했다. <광장 : 미술과 사회 1900-2019>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과 과천관, 서울관 3관에서 17일 따로 또 같이 오픈했다.  


최인훈의 소설로도 유명한 ‘광장’은 애초엔 대중적 집회를 하는 장소적 의미가 컸다. 하지만 이제 광장은 민주화 투쟁의 역사, 촛불 집회를 통해 장소를 뛰어넘는 특별한 단어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100년간의 한국 사회의 한국 미술을 덕수궁관과 과천관, 서울관 3곳에서 나뉘어 따로 또 같이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다. 한국사의 암울한 시기였던 1900년부터 2019년 오늘까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다. 미술은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스크린인 셈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 정권이기에 볼 수 있고 의미를 부여받은 작품들과 또 어렵사리 모셔온 명불허전의 귀한 작품들이 많다.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인근인 덕수궁관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려 한 의로움의 미술사를 만날 수 있다. 또 4호선 대공원역에서 셔틀버스로 이동 가능한 과천관에서는 민주화의 증인으로서 ‘광장’을 재현한 대규모 전시와 전시화된 민주화의 함성, 흔적, 사료들을 만나게 된다. 또 3호선 경복궁역 인근 옛 기무사 자리에 위치한 서울관에서는 ‘동시대 광장’으로 주목받는 미술관과 다원화된 공동체를 주제로 한 전시를 볼 수 있다.
 
덕수궁관 <광장> 1부(1900~1950)


덕수궁관 전시는 “독립운동하는 심정으로 준비했다”는 전시기획자의 말을 기억하며 관람하면 좋다. 19세기말 개화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면서 격동하는 시대의 파고 속에서도 ‘의로움’을 지켰던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유산은 감동적이다. 한사람 한사람, 한 작품 한 작품 모두 의미심장하다.





나라를 잃는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굳건한 의지 혹은 감성, 고민의 흔적을 작품에 오롯에 남긴 ‘의로운 이들의 기록’, ‘예술과 계몽’, ‘민중의 소리’, ‘조선의 마음’이란 네가지 주제를 따라가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입장이 공존한 역동적인 한국 근대사를 조망할 수 있다.


요즘은 탤런트 채시라의 고조부로 더 유명한 고종 어진을 그린 채용신(1851~1941)을 비롯해, 언론인이자 계몽운동가로 간송 전형필에게 한국의 전통 문화 유산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었던 오세창(1864~1953), 김규식과 어깨를 겨룰 만한 화가로 인품도 훌륭했던 안중식(1861~1919), 형 이여성과 함께 한국전쟁 후 북한을 택한 서양화가 이쾌대(1913∼1965), 북으로 간 화가겸 미술평론가 근원 김용준(1904~1967), 국내 최고 화가로 손꼽히는 김환기(1913~1974) 등 작가 80여명의 작품 130여점과 자료 190여점을 내걸었다.





을사늑약 체결 후 낙향해 우국지사의 초상화를 주로 그린 채용신의 대표작 ‘전우 초상’(1920), 의병 출신 화가의 지조와 절개를 보여주는 김진우의 ‘묵죽도’(1940), 3·1운동 참여 후 수배를 피해 중국을 거쳐 미국에서 유학한 이중섭의 스승 임용련(1901-?)의 ‘십자가’(1929), 이중섭만큼 성품과 화격을 인정받았던 인물이었으나 월북하면서 잊혀졌던 화가 최재덕(1916~ ?)을 만날 수 있다. ‘한강의 포플라 나무’(1940년대)와 ‘원두막’(1946)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애국계몽운동 시기 애용된 아동용 교과서 ‘유년필독(幼年必讀)’(1907), 3·1운동 이후 창간된 대표적인 문학 동인지 ‘백조(白潮)’ 창간호(1921), 프롤레타리아 문예운동이 활발하던 시기 당대 문인들이 참여한 ‘신소년(新小年)’(1930) 등 미술 작품 뿐 아니라 근대기 신문, 잡지, 문학, 연극, 영화 자료 등 시대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매체들이 총망라되었다.


과천관 <광장> 2부(1950~2019)


과천관에서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함성, 그 희생과 열기 등을 차분히 만나게 된다. 삶과 함께 하는 예술인 셈이다. 전시 구성은 최인훈의 소설 ‘광장’(1961)에서 빌려온 ‘검은 해’, ‘한길’, ‘회색 동굴’, ‘시린 불꽃’, ‘푸른 사막’, ‘가뭄 및 바다’, ‘하얀새’ 등 7개의 주제로 이뤄졌다.





소장품을 중심으로 각 시대별 주요 작품들과 디자인, 공예 및 생활 오브제들이 함께 선보인다. 역사와 이념, 시대를 넘어 개인과 공동체를 포괄하는 공간으로 제시된다.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박서보, 신학철, 서도호, 이불 등 국내 최고 작가들을 중심으로 변월룡, 크리스티앙 볼탕스키까지 200여명의 작품 300여점과 자료 200여점을 내걸었다.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와 작품에 영감을 준 달항아리와 청자매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가하면, 음악가와 화가로 분야는 달랐으나 동백림사건으로 수감돼 고초를 겪었던 윤이상과 이응노가 각각 옥중에서 만든 ‘이마주(image)’(1968) 육필 악보와 그림 ‘구성’(1968)을 함께 볼 수 있다.




또 민주화 항쟁의 열기를 걸개그림으로 뜨겁게 달궜던 1980년대 오윤의 선굵은 걸개그림 3점도 최초 공개됐다. 1980년대 광장의 거리를 재현한 중앙홀에는 이한열 걸개그림의 작가로 알려진 최병수 외에 학생·시민·화가 35인이 그린 대형 걸리그림 ‘노동해방도’(1989)가 걸려있고, 1987년 체류탄에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1987) 등을 선보여 당시 시위가 진행되었던 공간을 작품으로 재해석해냈다.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직조생활의 ‘노란 빛’과 11월2일(토) 열리는 파트타인스위트의 ‘13평 클럽의 행진댄스’ 퍼포먼스는 역동적인 오늘날의 광장을 보여준다.


서울관 <광장> 3부(2019)


앞선 두 관에 이어 서울관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광장을 움직인 공동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또 개인이 맞닥뜨리는 문제와 상황, 극복의 과정 등을 살펴본다.





서울관에서는 전시와 함께 공연, 온라인 공간, 단편소설집 등 미술관 안팎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펼쳐진다. 오형근, 송성진, 함양아, 홍승혜, 에릭 보들레르, 날리니 말라니 등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을 만나게 된다. 또 소설가 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 등이 전시를 위해 ‘광장’을 주제로 집필한 단편 소설 7편을 묶은 소설집 ‘광장’(워크룸프레스)을 출간됐다. 


오형근의 초상 사진 신작 7점과 함양아의 영상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1.0’(2019), ‘주림’(2019)가 첫 공개된다.
한편 또한 개관 50주년 기념일인 20일(일)에는 국민과 함께 50돌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덕수궁, 과천, 서울 3관을 무료 개방한다.




11월 13일(수)에는 과천관 대강당에서 문학, 역사, 사회, 미술사 등 분야별 전문가 12명이 이번 ‘광장’전과 한국미술 100년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도 펼친다.  전시는 덕수궁과 서울관은 2020년 2월 9일까지, 과천관은 2020년 3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광장>전은 20세기 여명부터 현재까지 ‘광장’을 뜨겁게 달군 한국 근현대사와 미술을 조명하는 기념비적인 전시”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국내외 대중과 미술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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