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세권', '영끌 대출'‘청포족’.
[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보면 생소한 단어들이 눈에 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말이나, 기존에 있던 말이라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신조어'가 그것.
부동산 관련 신조어에는 부동산과 관련한 사람들의 생각과 현실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양한 의미를 담거나 함축한 부동산 관련 신조어들이 지금도 널리 쓰이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이 등장할 듯하다. 그 어느 때보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시스가 준비한 부동산 신조어를 소개한다. '외계어'(알아듣기 어려운 말)를 방불케 하는 줄임말이나 신조어를 마땅히 지양해야 하지만, 말은 언중의 필요에 따라 생성되고 퍼진다는 생각으로, 뉴시스 '집피지기'를 통해 부동산 관련 신조어가운데 자주 쓰는 단어들을 정리했다.
네이버의 오픈사전 코너에서 '편세권'(편의점+역세권)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오픈사전은 누리꾼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를 국어사전처럼 정리해놓았다. 편세권은 부동산시장에서 지하철역과 가깝다는 의미의 '역세권'처럼 편의점이 가깝다는 의미로 쓰인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집에서 요리를 하거나 식사하는 비중이 줄고, 간편식이나 외식을 대체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생긴 신조어다.
또 맥도널드와 가까운 '맥세권'을 비롯해 스타벅스 인근 '스세권', 쇼핑이나 외식, 영화관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몰(MALL)세권'이라는 용어도 있다. 최근에는 슬리퍼를 신고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을 일컫는 '슬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정형화된 마케팅이 주를 이루는 부동산시장에서 역세권에서 파생된 단어인 '~세권'은 수요자들에게 분양 단지의 특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
뜨거워진 부동산시장의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도 있다. '영끌 대출'이 그것.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조급해진 매수자들이 대출을 최대한 끌어 모아 집을 사면서 '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을 받는다'는 의미로 쓰기 시작해 퍼진 말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받은 뒤 신용대출을 더하고, 저축성 보험상품 등을 해지하거나 보험사 약관 대출까지 받는 경우를 말한다.. 서울 강남 등 입지가 좋은 곳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마련하려는 세태가 반영된 신조어디.
또 어린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이 가능한 아파트가 대세인 요즘,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라는 뜻의 신조어 '초품아'가 자주 등장한다. 최근 아동 대상 범죄나 등·하교 시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어린 자녀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원하는 부모들의 생각이 반영된 신조어다.
실제로 초품아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해당 지역의 인구 밀집도가 올라가고, 학원가 등 상권이 활발해진다. 이 때문에 초품아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청포족'이라는 신조어도 자주 등장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수도권 전매제한 확대 등 규제 강화를 앞두고 아파트 청약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덩달아 청약 가점 커트라인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약 가점이 낮거나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부족한 청년들이 청약을 애초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청포족은 청약을 포기한 젊은 청년들을 일컫는 말이다. 씁쓸한 현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인 셈이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뉴시스의 연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