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軍인권, 사기, 안보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을 것"
"코로나 극복 국민, 방역·의료진 등 이 시대 애국자"
"5.18 추모제 여야 참석 뜻 깊다…서로 존중하게 돼"
"중장기 복무군인 위해 '제대군인 전직지원금' 현실화"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상관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은 후 숨진 공군 부사관 사건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첫 사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발표한 추념사에서 이같이 말한 뒤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보훈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의 인권과 일상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이라며 "나는 우리 군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은 선열들의 애국심 위에 서 있다"며 "독립과 호국의 영웅들은 대한민국을 되찾았고, 그 숭고한 희생 위에서 오늘의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애국은 우리 모두의 정신이 되었고, 공동체를 위한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웃을 구하기 위해 앞장서고 공동선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추돌 현장에서 다른 피해자를 구하다 희생한 이궁열씨 등 의인들과, 임무 수행을 위해 용감하게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관들은 모두 우리 시대의 애국자"라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생활의 불편을 견뎌주시는 국민들, 방역과 백신 접종 현장에서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고 계신 방역·의료진 역시 이 시대의 애국자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애국심도 국경을 넘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2001년, 일본 도쿄 전철역 선로에서 국경을 넘은 인간애를 실현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의 희생은 언젠가 한일 양국의 협력의 정신으로 부활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광주의 계엄군 병사가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한 일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며 "올해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제에 최초로 여야 정치인이 함께 참석한 일도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밝혀지고 용서와 치유가 이어지면서 우리는 서로를 더욱 존중할 수 있게 되었다"며 "4월의 제주, 5월의 광주, 6월의 현충원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하나의 마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얀마 국민에게 변함없는 연대와 우애의 마음을 보낸다"며 "5월 광주가 마침내 민주화의 결실을 맺었듯,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언급,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로 맺어진 우정과 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는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안보환경에 더욱 주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다시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포상과 발굴, 군인에 대한 예우 의지도 밝혔다.
독립유공자 발굴과 관련해 "독립운동 사료를 끊임없이 수집하여 한 분의 독립유공자도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활동에 대해 "올해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정부는 장기간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전직 지원금'을 현실화할 것"이라며 "보훈 급여금으로 인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