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4 (목)

  • 맑음동두천 -12.2℃
  • 맑음강릉 -4.0℃
  • 맑음서울 -9.4℃
  • 맑음대전 -7.7℃
  • 맑음대구 -4.0℃
  • 맑음울산 -4.0℃
  • 흐림광주 -1.6℃
  • 맑음부산 -2.9℃
  • 흐림고창 -3.1℃
  • 제주 7.1℃
  • 맑음강화 -11.4℃
  • 맑음보은 -9.3℃
  • 흐림금산 -7.3℃
  • 구름조금강진군 -1.4℃
  • 맑음경주시 -4.1℃
  • 맑음거제 -1.7℃
기상청 제공

문화

권창남 조각가, 어머니 그리며 빚은 돌 고가구로 13회 개인전 열어

URL복사

18일부터 7월 8일까지 갤러리내일에 29점 전시
100% 손작업한 돌가구 속에 따스한 온기 흘러

 

조선시대 지체 높은 대가댁 안방에 있을 법한 달항아리 품은 녹색 2층 장, 번쩍이는 옻칠과 영롱한 자개무늬가 화려한 3층장...
이 작품들은 영락없는 고가구들이다. 얼핏 봐도 그 자태가 귀하고 화려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한번 더 놀라게 된다. 서랍이나 문짝을 열어보려고 해도 열리지 않는다. 나무로 된 목가구가 아니다. 대부분 대리석을 주재료로 한 돌조각이다. 재료만 보아도 황옥, 비치옥, 오석, 검은 대리석, 초록 대리석 등 다채롭다.

 

서울 신문로 갤러리내일(관장 박수현)에서 18일 개막하는 권창남 조각가의 13번째 개인전에는 이처럼 독특한 돌로 만든 고가구 작품 29점이 전시된다.  작품명은 민화의 호랑이를 새긴 '민화 호랑이'를 비롯해, '그리움-그곳에 가면' 연'작과  '기억-그리워하다' 연작 등이다.
 
서울대학교 미대 조소과 출신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했던 그는, 서울대학과 서울예고에서 후학을 기르면서도 공장에 맡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을 손수 제작하는 신념과 예술혼의 작가이다.

 

2019춘천조각심포지엄에 그를 초대했던 이재언 감독겸 미술평론가는 “당시 춘천의 소양정을 오석(烏石)으로 표현했는데, 정말 훌륭했다”면서 “대단히 무겁고 딱딱한 오석의 자연상태를 살려가면서 기암절벽 위에 정자를 만드는 등 돌 고유의 물성을 잘 살려낸 풍경조각이 춘천시청 인근에 설치되어 춘천시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권 작가가 만드는 고가구 조각 역시 풍경조각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면서 “돌을 직접 하나하나 다듬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흔치 않은 장인”이라고 평가했다.

 

 

권작가는 1998년 첫 번째 개인전에서 ‘시각적 즐거움’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인 이래 조각가로서 제작의 즐거움과 그를 통한 작품의 완벽한 마무리를 우선시하였다. 그와 더불어 어떤 즐거움을 관객과 공유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늘 고민했다. 특히 미술이 지나치게 관념화되는 것에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관객과의 사이에 소통의 간극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그동안 개인전을 통해 고향인 경북 상주 함창에 대한 그리움,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을 풍경조각이나 집, 가구 조각으로 이어왔다. 82년 서울대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나온 작가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꿈꾸는 집’으로 표현했다.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올라오는  ‘꿈꾸는 집’은 자연 풍광 멋진 누각처럼 아담하고 정겨워 보이는 풍경조각이다.

 

아울러 집은 소시민의 소박한 꿈을 상징한다. 그리고 집의 가장이었던 아버지의 꿈을 생각한다. 그리고 집밖을 돌며 아버지가 보시던 풍경을 아버지의 눈으로 깎았다. 그런가하면 돌조각 가구는 1989년 어머니를 여읜 후 모정에 대한 그리움으로 2005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예전에 냉장고도 귀하던 시골마을에서는 반닺이 가구는 맛난 과자도 나오고, 용돈도 나오는 보물상자 같은 것이었다.


“제작된 가구 작품은 아주 고급스럽지요. 하지만 어머니가 생전에 쓰시던 고향집 반다지는 낡고 허름했었죠. 각양각색의 대리석을 3000방 사포로 손이 헤지도록 문지르고 문지르면서 어머니를 생각하고 그리움에 가득차게 된단다. 어머니에게 좋은 고급 가구를 맞춰드리는 심정으로 사포질을 몇시간씩 계속 한단다. 이 말을 하는 작가의 눈이 촉촉해진 것은 착시 때문일까.

 

전시를 앞두고 너무 열심히 일하던 작가는 그라인드에 다리를 다쳐 20바늘이나 꿰매는 사고르 당했다. 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히 털고 일어나 전시 개막을 준비했다.

 

“서울대학 시험보러 혼자 상경할 때 3만원을 손에 꼭 쥐어주시면서 ‘뒀다가 급할 때 써라’ 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너무 나곤 해요. 생전에 잘해드릴 걸...”

2015년 세종호텔에서 연 개인전에서도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들었던 가구돌작품들은 모두 팔렸다. 외국인 바이어가 와서 다 사갔는데 왠지 어머니가 도우시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단다. 당시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번 개인전도 돌가구작품에 포커스를 맞췄다.


가구 작품에 이어지는 향후 작품 계획을 묻자 “완결판으로 한옥 시리즈가 남아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수원 화성의 4개의 각루 중 동북 각루인 방화수류정을 비롯해, 산세좋은 곳과 정자, 누각 등을 조각 작품으로 깎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부모님에 대한 완결 작품으로 정리하고 싶단다.

 

“세종호텔 전시 후 수익금으로 미리 대리석과 필요한 돌을 사둔 것으로 이번에 작업을 했다”는 작가는 “앞으로는  ‘궁’과 ‘한옥’ 시리즈로 넘어갈 것”이라 말했다.

 

이번 출품작들도 혼자서 만들다 보니 한두 작품에만 6개월씩 걸리기도 했다. 초기 당뇨도 있고, 서울대도 10년씩 출강하고 서울예고까지 강의를 다니다보니 수업이 없는 날은 새벽부터 밤까지 꼬박 작업장에서 살다시피 한다.

 

오석(烏石)으로 한옥을 적절히 배치시킨 수묵 입체 조각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산천초목을 입체 풍경화 같은 이미지로 돌조각으로 만들고, 인체도 만든다면 서양인 얼굴이 아닌 개성있고 독특하면서도 한국인 같은 얼굴로 만들어야 하기에 향후 과제로 남겨놓았다. 

 

초등학교때부터 도장과 전각 파기에 뛰어난 재주를 보이며 이미 조각가의 자질을 선보인 권 작가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만화를 보고 똑같이 그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때 “배워 놓아라”하며 잡다한 것을 시켰던 아버님 덕에 조각가가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미소지었다. 전시는 7월 8일까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대한민국 방역학술대회 및 전시회’ 개최...방역산업·정책·학술 한자리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5 대한민국 방역학술대회 및 전시회(이하 KPCE 2025)’가 2일부터 3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올해 행사의 경우, 학술대회는 질병관리청과 한국방역학회가, 전시회는 한국방역협회와 한국생활화학제품·살생물제협회가 각각 주최·주관하며,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전문적 방역”을 주제로 진행됐다. KPCE 2025는 감염병 예방 및 방역산업 발전을 목표로 미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방역 전문 행사다. KPCE 2025에서는 총 2,000여 명의 산업·학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학술대회와, 세스코, 국보싸이언스, 벅스존, 에스엠뿌레 등 방역장비·소독제품·위생관리 분야 5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회가 동시에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서 세스코는 '모든 환경위생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케어하는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해충방제와 바이러스 살균, 환경위생 가전 등 생활 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첨단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전국 261개 보건소 방역 담당자가 참여하는 질병관리청 관리평가회와 소독· 방역 신제품 및 기술을 소개하는 제품·기술 설명회도 마련됐다. 수원시 보

정치

더보기
장동혁 “12·3 비상계엄,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책임 통감”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가 지난해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음을 주장했다. 장동혁 당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며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힘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이제 어둠의 1년이 지나고 있다.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고 있다”며 “추경호 전 원내대표 영장 기각이 바로 그 신호탄이다. 2024년 12월 3일부터 시작된 내란몰이가 2025년 12월 3일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저들의 화살이 사법부로 향할 것이다. 더 강력한 독재를 위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짓밟는 반헌법적 악법들을 강행할 것이다. 이재명 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내야 한다”며 “보수정치를 새롭게 설계하겠다.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이기는 약속’이다. 이제 국민의힘은 ‘하나 된 전진’을 해야 한다. 한 길만 가는 것이 아니라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임춘대 위원장, 도매시장 의무휴업일 도입을 위한 토론회 주관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일 오후 2시 서울특별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임춘대 기획경제위원장(송파3, 국민의힘)의 주관으로 ‘도매시장 의무휴업일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근무하는 유통종사자들이 주 6일 장시간 노동에 노출되어 있고, 그 결과 구인난과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임춘대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도매시장의 의무휴업일은 출하자· 유통종사자·구매자 등 이해관계자 간 입장이 대립하는 예민한 주제이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도매시장이 향후에도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라며 “이 토론회는 서울시 도매시장의 내일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임을 강조했다. 토론회는 서경남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유통물류혁신단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출하자·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하역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토론에 참여하였으며, 도매시장 현장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도 다수 참석해 현실적인 애로사항과 우려를 직접 전달했다. 한편, 임춘대 위원장은 지난 10월 20일 ‘매월 1회 비정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