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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광산 활로찾기 - 고병산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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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관심이 늘어난 분야가 도시광산이다. 폐가전이나 자동차, 석유화학, 인쇄 등에서 발생한 자원을 분리, 압축, 용해 등의 과정을 거쳐 금, 은, 동, 구리, 리듐, 인듐 등의 귀금속 물질을 재생하는 사업이다.
이제까지 광맥을 캐서 귀금속을 얻던 광산업과 비교해서 도시광산으로 불린다. 이 도시광산업은 국제시장에서 투기자금이 유입되어 금은동의 국제시세가 폭등하기 시작하자 세계 각국의 경쟁이 뜨거워졌다.
이 도시광산은 이미 생산된 제품이 사용된 후 다시 재활용되는 것이므로 환경오염도 줄고 원료가 적게 든다. 또 기술력만 있다면 상당한 양의 귀금속을 확보할 수 있는 일거삼득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자원재활용차원에서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인식돼온 측면이 컸다. 그래서 각 지자체마다 재활용센터를 만들어 아파트나 주택가로부터 수거사업이 추진돼왔다. 재활용이 가능한 옷, 가죽, 가구 등 생활용품을 골라내어 일부를 다시 쓰고 대부분 폐기물로 처리했던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수공업적인 방식으로 은, 구리 등을 추출하는 작업이 일부에서 시도됐지만, 지속성을 갖지 못했다. 부품소재의 국산화가 한국경제의 살길이라고 외쳐온 필자로서는 국산이든 수입품이든 이미 만들어진 부품소재를 다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이는 무조건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고교시절의 친구인 고병산(高炳山) 사장이 재활용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진작부터 듣고 있었지만,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다. 혹시 도시광산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자신이 바로 금, 은, 구리, 백금 등을 추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등잔불밑이 어둡다더니 꼭 그 모양이었다.
서둘러 약속을 하고 인천에 내려갔다. 고사장이 운영하는 에닉스라는 회사는 인천항에 인접한 목재단지 내의 가좌동에 자리잡고 있었다. 널찍한 마당에 폐자재가 잔뜩 쌓여있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에닉스는 뜻밖에도 3개층의 공간을 쓰는 아주 깔끔한 모습이었다. 각층의 공장 안에는 회로기판의 표면에 덮여있는 은을 분리해내기 위해 고열을 가하거나 LCD판에 깔려 있는 금을 추출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고사장 말로는 물량확보가 쉽지 않아서 이 재활용사업은 다종의 소량생산일 수밖에 없고, 수거체계가 전국적으로 구축되지 않아서 대량생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중고 컴퓨터나 가전제품의 경우 재활용율이 지극히 낮고 그것마저 동남아시아 등지로 수출하고 대부분의 폐가전이 쓰레기로 버려져왔다는 것이다. 이런 공장으로 집결될 방법이 없고, 소규모의 개인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고사장은 꿈을 갖고 있었다.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석유화학업체들이 각종 희귀금속이 함유된 촉매제를 연간 수백억 규모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데,이 사용된 촉매제에서 희귀금속을 추출해보겠다는 것이다. 지금 기술수준이 조금 떨어지지만, 관련 연구기관과 합작으로 기술상 애로사항을 해결해가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석유화학업체들이 이미 사용된 폐기촉매제를 재활용업체에게 주느냐 하는 문제였다. 한국에 수출한 회사들이 전량 회수해간다는 거였다. 거 참 꿩먹고 알먹는 거로군 했더니 고사장은 방긋 웃었다. 한국의 석유산업구조를 설명하고 중국에서 이미 1/4가격으로 자체 촉매제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데, 한국은 여전히 비싼 촉매제를 수입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더니 그런 얘기를 처음 듣는 듯 놀리는 표정이었다. 공장안은 희귀금속 추출과정에서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어서 공기오염 유해물질의 접촉을 우려했는데 생각보다 공기가 시원했다. 그 이유를 묻자 환경기준이 엄격해서 산안공단의 지원을 받아 규정대로 배기처리시설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공장을 나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서 폐자재를 어떻게 전국적 단위에서 수집하는 체계를 잡느냐, 소품종 소량생산이든 어떤 방식이든 자동화생산시스템을 어느 수준에서 설치하느냐, 그리고 녹이고 분리해서 다양한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수준을 얼마큼 신속하게 높이느냐 하는 문제가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쉽지 않구나!
하지만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폐자원조차 활용하지 못하면서 선진국운운하는 것은 넌센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20여년 동안 폐수처리나 은 추출작업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고병산이여, 도시광산으로 우뚝 일어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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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주요 명소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전통공연 ‘서라벌 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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