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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과사람】 코로나19 이후, 고립의 대가 《고립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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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로부터의 단절, 일과 일터에서의 소외, 경제적 지위로 인한 배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우리가 전염병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질병, ‘외로움’에 대한 면역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경고한다. 2003년 베이징에서의 사스(SARS) 감염병 사태 당시 격리 조치됐던 의료계 종사자들이 3년이 지난 뒤에도 그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처럼, 전 인류가 고립으로 인한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만성 ‘고립’ 상태에 놓인 21세기 현대인


 코로나19가 ‘사회적 불황’ 즉, 사회적 교류의 부족으로 전반적인 행복감이 낮아지는 현상을 촉발하기 전에도 이미 한국인 10명 중 여섯은 스스로 외롭다고 여겼다.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고립의 시대>에서 노리나 허츠는 외로움은 도시의 군중 속에 있을수록, 나이가 젊을수록, 그리고 더 많이 온라인에 연결될수록 위력이 강해진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립감과 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을 때 느끼는 정서적 상태에 그치지 않고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가 경험하는 정치로부터의 단절감, 일과 일터에서의 소외감, 경제적 지위로 인한 배제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저자는 스마트폰과 도시의 비대면 시스템, 감시 노동에 갇힌 채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이 만성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강요된 고립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 진화의 동인인 소통 본능을 잃은 채 이 사회를 소외와 배제, 양극화와 정치적 극단주의로 몰아가게 만든다. 


이 책은 외로움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방대한 사례 연구와 10여 년의 탐사를 통해 우리가 일하고 투표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무너뜨리는 ‘고립 사회’의 근원을 파헤친다.


실제 인간의 뇌 MRI 실험 결과에 따르면 고립된 상태의 피실험자는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인 측두정엽의 활성도가 감소하고 경계심, 주의력, 시각과 관련된 뇌 부위인 시각피질이 활성화된다. 노리나 허츠는 사회 경제적으로 고립되고 주변화된 이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무력감, 즉 ‘확장된 정의의 외로움’이 21세기의 세계 정세를 위협하는 심각한 원인이 된다고 강조한다.

 

노동자들은 왜 트럼프의 지지자가 됐나


이 책에 따르면 사회적 · 경제적으로 주변화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최소한의 연결감을 잃고, 수십 년째 극단주의적인 정당으로 몰려들며 포퓰리스트의 표적이 되고 있다.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회경제적 지위의 하락을 겪은 테네시주 동부의 탄광 노동자들을 심층 인터뷰함으로써,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던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로 돌변한 주된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기억되지 않은 미국의 남녀를 내가 반드시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선거 구호, 3년 동안 70번에 이르는 광신도적 집회, ‘우리가(we)’와 ‘우리를(us)’처럼 일관된 화법 등은 소속감과 인정을 바라던 소외계층의 마음에 깊이 파고들었음을 발견했다.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감소할수록 사람들은 포퓰리스트가 제시하는 배타적이고 분열적인 형태의 공동체에 매력을 느끼게 되며, 경제적 위기는 이러한 경향을 심화시킨다. 


공동체의 언어를 활용해 지지층을 확대해가는 포퓰리즘 전략은 이탈리아 동맹당, 스페인 복스당, 벨기에의 극우 정당인 플람스 벨랑 등에서 그 위력을 드러냈다. 1951년, 한나 아렌트가 나치즘을 추종한 사람들의 특성을 “야만과 퇴보가 아닌 고립과 정상적 사회관계의 결여”라고 한 분석이 여전히 유효해 보이는 이유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위기는 일상 속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비대면 소통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스크린을 통한 대화 즉, 몸의 움직임과 접촉, 냄새 등과 같은 미묘한 신체적 단서들이 배제된 의사소통은 오해를 낳기 쉽고 사람들 사이의 유대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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