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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규명은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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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원회는 28년 전에 필자가 당했던 이른바 ‘학림’사건에 대해 고문조작으로 날조됐다며 국가의 사과와 재심권고 결정을 내렸다. 너무 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사건이 일어났던 81년은 전두환 군사정권이 광주의 민주화 요구를 총칼로 진압하고 체육관선거로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때 필자는 공장생활을 하며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와 군사독재정권이 짓밟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를 끌어안고 밤낮 없이 전국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우선 중요한 문제가 노동자들의 기본권인 노동3권의 보장과 최저임금제, 8시간 노동제를 확보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노조를 만들고 어용노조를 민주화시켜 조직적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만큼 절실한 일은 없었다. 이런 토대와 기초가 있어야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광주학살과 계엄령 하에서 자행된 무자비한 고문과 무차별적인 연행, 구속은 민주화 열망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공포분위기에 빠졌다. 80년 봄에 민주화가 된 것처럼 설치고 다니던 사람들이 골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자연히 선후배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학생들의 분발과 질책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잘못된 경향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있었다.
삶 전체가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진전시키고 좀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불철주야 노력하는 사람에게 한국사회의 각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내 일이었다.
특히 필자는 광주 5.18에서 노동자조직의 광주조직책임자였던 윤상원 동지가 도청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자로서의 괴로움과 의무감도 컸다. 동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역량을 키우고 넓히는 작업에 전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러던 차에 후배들에 의해 광주학살 진상규명과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줄기차게 벌어지자 필자 등 1,400여명을 불법 연행하여 물고문, 전기고문, 전신구타, 잠 안재우기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항복을 강요했다.
그들이 노린 것은 반국가단체를 조직하고 민중혁명을 통해 민중정권을 수립하려 했다는 혐의를 조작하는 것이었다. 또 정치적 의도는 제 동족을 학살하고 등장한 정권에 대한 반대운동의 정당성을 부정하기 위해 학생들의 반정부시위가 좌경용공세력 때문이라고 선전해 탄압을 합리화함으로써 정권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수년간 후배들과 격의 없이 나눈 대화들이 전부 반국가 음모가 되고 지시한 내용이 되어 필자가 졸지에 ‘반국가단체의 수괴’로 낙인찍혔다. 당시 재판정에서 불법연행과 잔혹한 고문행위, 범죄사실에 대한 날조와 왜곡을 누누이 밝혔음에도 사법부는 일명 ‘쪽지재판’을 하고 말았다.
따라서 진실화해위원회가 관계기관에서 소장하고 있었던 자료들을 찾아내 불법연행과 고문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학림그룹의 민주화운동을 정권안정을 위해 반국가활동으로 조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필귀정의 결론이다.
그러면 왜 진실규명을 하는가. 첫째는 역사적 진실을 위해서다.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애쓴 사람들을 색깔을 씌워 반국가로 몰아서 민주화세력을 고립시키는 정치공작을 언제까지 덮어둘 순 없다. 둘째, 화해와 용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쓸모없는 좌우이념 대립으로 시종하고 상호불신이 극심한 것은 지난 시기에 대한 반성과 용서, 화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도 크다. 필자가 화해와 용서의 큰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미 용서와 화해를 벌써 했지만, 사법부에 있던 판사들과는 한번도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특히 법과 양심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독재정권의 입맛대로 방망이를 두드린 사법부의 과거는 어떤 형태든가 정리하고 가야 한다. 아직도 밝혀야 될 진실은 무수히 많다.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기간을 연장해서 그 과거를 정리하고 화해와 용서의 단초를 열어야 할 것이다.
28년이나 흐른 세월만큼 함께 구속됐던 26명의 동지들은 험난한 청춘시절을 보냈다. 모쪼록 진실규명이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과 끔찍한 공간에 향기를 불어놓는 묘약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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