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1℃
  • 맑음강릉 6.5℃
  • 맑음서울 1.7℃
  • 맑음대전 3.6℃
  • 구름조금대구 4.7℃
  • 구름많음울산 4.0℃
  • 맑음광주 4.3℃
  • 구름조금부산 6.5℃
  • 맑음고창 2.9℃
  • 구름조금제주 6.4℃
  • 맑음강화 0.6℃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3.5℃
  • 맑음강진군 4.8℃
  • 구름조금경주시 4.2℃
  • 맑음거제 4.6℃
기상청 제공

사회

용천참사에 ‘동포애’ 꽃 핀다

URL복사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 참사 현장에서 주민이 가제도구를 챙기고 있다.

화물열차의 폭발이 순식간에 마을 하나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렸다. 지난 4월22일 오후 12시 15분경 북한 평안북도 용천군 용천역에서
화물열차가 폭발하면서 사고 지점으로부터 반경 500m 주변이 쑥대밭이 됐고, 엄청난 수의 사상자를 냈다. 그러나 참사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복구작업과 응급진료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우리정부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민족끼리 서로 돕자는
공감대를 형성, 용천주민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용천 일대 아비규환




유엔산하기관으로 구성된 국제조사단은 4월27일 현재, 북한 용천역 폭발참사 사망자가 161명, 실종 5명에 이르고, 부상자만 1,300여명이라고
밝혔다. 안타까운 사실은 사망자 가운데 76명이 어린이라는 것.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 폭발 후폭풍으로 건물이 무너져 참변을 당한 것이다.



국제조사단은 1,850여채의 가옥이 파괴돼 약 8,000명의 이재민이 임시수용소에서 구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목격자들에 따르면
열차폭발이 일어난 주변 일대가 불바다로 변했고 차량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울부짖는 사람들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폭발이 얼마나 강력했는지는 그 파편이 날아간 거리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단둥 소식통들은 열차 파편이 4~5km 일대까지 튀었다고
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피해조사를 본격화하면서 피해지역이 용천읍 소재지는 물론 북중 노동자지구까지를 포함한 반경 4km 구간까지 확대돼
인적, 물적 피해가 참혹하다고 밝혔다.



김창국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와 관련, 이번 사고로 인한 재산피해가 3~4억 유로(약 4,100∼5,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부주의로 인한 폭발?



사고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김정일 위원장 테러설에서, 화물열차 충돌설, 질산암모늄 폭발설 등 가지각색이다.



그 중 김정일 위원장 테러설은 특히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사고 당일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용천역을 지나쳤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이 이 역을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 반대세력들이 테러를 계획했다는 게 테러설의 요지.



그러나 그렇게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열차가 통과한 뒤 8시간 이상이나 지난 시점에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또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가 지날 때는 다른 열차 통행은 물론 주변 교통이 완전히 차단되는 등 경계가 삼엄하기 때문에 열차 테러를 준비하기가
어렵다.



의심스러운 반체제 세력의 움직임도 없었고 군부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은 국가기간 시설인 철도와 에너지를 운반하는 열차의 경우 인민무력부가
통제한다. 따라서 열차를 이용한 테러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화물열차 충돌설 가능성 등도 제기됐으나 일단 북한당국은 인부의 부주의로 인한 질산암모늄 폭발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 다른 가능성을 일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월24일 오전 용천역 열차 폭발 사고에 대해 “질산암모늄 비료를 실은 화차와 유조차를 갈이하던 중 부주의로 인해 전기선에
접촉,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초동 단계에서 세계 각국이 직접 확인하지 못 한 상태라 북한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고 그 어느 것도 사실은 명확하지 않다.


입원환자 중 어린이가 3분의 2












한민족돕기재단 등으로 구성된 '북한룡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운동본부' 회원들이 물품 전달 등 활동을 위해 4월 28일 중국 단둥에
도착,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현재 용천지역의 상황은 한마디로 절망적이다. 현지의 열악한 의료시설과 인력으로 인해, 사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 1,3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폭발당시의 엄청난 후폭풍으로 인한 화염과 파편에 온몸이 타고 찢겼다. 특히 용천소학교 어린이들은
고통에 울부짖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평양에서 활동중인 토니 밴버리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담당관은 4월2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의사들이 실명자가
500여명에 이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부상자들이 화상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화상연고와 항생제, 진통제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부상자 370명이 입원하고 있는 신의주병원 실태조사를 벌인 아이길 소렌슨 세계보건기구(WTO) 평양주재대표는 “신의주 4개병원을
돌아본 결과 약 90명이 한쪽 눈 또는 양눈이 유리에 찔렸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370명의 입원자 가운데 어린이가 3분의 2였다”고
말해 최대의 피해자가 인근 학생들임을 증명했다.



북한은 이번 재앙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상태가 아니다. 몇 년 동안의 기근으로 인해 국가경제는 파산상태. 무려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복구비를 투입할 상황이 아니며 사고 피해자들을 구호할 약품이나 의료진도 턱없이 모자란다.


“민족끼리 서로돕자” 공감대



우리 정부는 용천참사 1차 구호지원비로 30억원을 책정했고 4월28일 해상으로 일단 12억원 어치의 구호물품을 보냈다. 호주, 미국 등도
지원에 동참했다. 호주는 밀가루 6,000톤 구입비용인 25억원 가량을 국제기구에 기탁하기로 했다. 미 국제전략화해재단연구소는 약품
6억여원 어치를 북한에 보내기로 했다.



한편, 재계도 발벗고 나섰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은 70억원 가량을 북한에 지원키로 결정했다. 430여개 전경련 회원사를
비롯, 재계전체의 북한 지원 규모는 12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북한주민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북지원 민간단체들을 주축으로 4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4월27일 ‘북한룡천역폭발사고
피해동포돕기운동본부’를 결성, 폭발사고 이재민 돕기에 나섰다. 탈북자동지회와 백두한라회,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탈북자단체들도 성금모금
등 대북지원활동에 동참하고 나섰다.



정치권도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대북관을 가진 한나라당도 “정부와 대한적십자사의 구호활동을 환영하며 남북협력기금
사용승인을 요청해 오면 신속 처리할 것”이라고 지원입장을 밝혔다.

용천역 사고가 ‘우리민족끼리 서로 돕자’는 분위기를 일으키며 온 국민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김예지 의원, 의료인 단체 자율징계권 명시...국가의 행정처분 등과 연계 법률안 대표발의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의료인 단체 자율징계권을 명시하고 그 결과를 국가의 행정처분 등과 연계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재선, 사진)은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의료법 제28조(중앙회와 지부)제1항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및 조산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각 전국적 조직을 두는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 및 조산사회(이하 ‘중앙회’라 한다)를 각각 설립하여야 한다”고, 제66조(자격정지 등)제1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제65조제1항제2호의2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2.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라고, 제68조(행정처분의 기준)는 “제63조, 제64조제1항, 제65조제1항, 제66조제1항에 따른 행정처분의 세부적인 기준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