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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가 南北 당국대화 분위기 조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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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종하 총재 = (행사가) 지금까지 좋다. 끝까지 그렇게 되길 바란다. 껄끄러우면 우리가 손해다. 문제가 생기면 항상 신중론자들로부터 안 좋겠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껄끄럽지 않게 하는 게 우리한테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북적의 장재언 위원장도 "(이번 행사에) 바라는 게 있다면 부드럽게 넘어가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하더라다.
-- 북한 기자들도 그런 입장이던데.
▲ 유종하 총재 = 언론에서도 도와달라. 부부간에 얘기하는데 눈 감아 주면 도움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조금 틈 생긴 것을 확대하면 안 좋다. 우리로선 (이번 상봉이 잘 돼 앞으로) 상봉 숫자와 횟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 지난 10년 사이에 상봉 신청자 12만명가운데 벌써 4만명이 돌아가셨다. 사망자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면회소 추가 설치에 합의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상봉 횟수를 늘리는 수 밖에 없다.
-- 북적 장재언 위원장에게도 그런 뜻을 전달했나.
▲ 유종하 총재 = 어제 만찬사에서도 말했듯이 정례화하고 수시로 자주 해서 총 상봉 횟수를 늘리고 상봉하는 사람의 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한이 있기때문에 급하다고 전했다.
-- 장 위원장의 반응은.
▲ 유종하 총재 = 적십자에서 인도주의적으로 하는 것에 공감했다. 다만 우리는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상봉을 진행했으면 하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상봉을 위해 남북관계 전반이 좋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 장 위원장이 어제 만찬사에서 6·15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강조했는데.
▲ 유종하 총재 = 우리는 양 선언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바뀐 만큼 새로운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해줬다. 우리가 (두 선언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다.
--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쌀과 비료 지원 문제가 거론됐는가.
▲ 유종하 총재 = 북측이 요구했다기보다는 `질문' 형식으로 "이번 상봉은 북에서 특별히 호의를 베푼 것이다. 남에서도 상응하는 호의를 표시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쌀, 비료 등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북측은 이번 상봉 행사가 `특별하고 새로운 호의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 장 위원장의 말에 어떤 답을 줬나.
▲ 유종하 총재 = 적십자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든지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노약자와 유아를 위한 의약품 지원과 북한 적십자 병원에 대한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의미있는' 표시는 당국간 합의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당국간 협의에 대해서는 얘기할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다.
-- 현 정부 들어 좋지 않은 남북관계를 풀기 시작한 것이 적십자 회담이었는데 앞으로 전망은.
▲ 유종하 총재 =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적십자간 대화를 계속 진행한다고 합의했다. 일단 남북 당국간 대화가 진전 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적십자가 할 것이다. 이번 상봉이 순조롭게 진행돼 상봉의 순수한 인간적 측면이 남북에 보도되면 분위기 조성에 도움된다고 얘기해줬다. 북측은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뤄지면 (자신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면밀히 볼 것인데, 1주일 이상을 한국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남북관계 향상에 도움될 것이니 이를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얘기해줬다.
-- 내년 설 상봉 전망은.
▲ 유종하 총재 = 내가 여기 온 것은 (그 문제에 대해) 협상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인식 차이를 줄일 수 있느냐에 주력했다. 말을 받아내고 약속하는 것은 시도하지 않았다.
-- 북측 분위기는.
▲ 유종하 총재 = 북측에서는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고, 연안호 선원이 석방되고, 개성공단 문제도 해결됐다며 자신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특수 이산가족 문제를 따로 해결할 것인가.
▲ 유종하 총재 = 인간적인 문제로서 헤어진 사람이 만나는 것은 같은 문제다. 적십자는 이 모든 문제를 한 바구니에 넣어 해결하기를 바란다. 분리하면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다.
-- 장재언 위원장과 식사 때 인상적인 부분은.
▲ 유종하 총재 = 나이도 1936년생으로 같더라. 아들 하나, 딸 둘, 손자손녀도 6명으로 같다. 우리 둘다 70 고개를 넘어섰는데, 남의 것을 빼앗는다기보다는 서로 도움되는 쪽으로 얘기했다.
-- 이산가족 상봉을 실제로 현장에서 본 소감은.
▲ 유종하 총재 = (이산가족들이) 내부적으로 어떤 갭이 생길 것인지에 대해 상당히 긴장하더라. 안타까운 것은 혹시나 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뜬 것을 확인한 것이다. 차라리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잘 만났다. 상봉은 이산가족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 이번에 상봉한 이산가족들이 다시 헤어진 후 조치는.
▲ 유종하 총재 = 만난 후에도 서로 편지교환 등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등 할 일이 많다. 급선무는 서로 만나기 전이라도 생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상봉 대상자로 선정된 뒤 생사을 확인하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상당한 쇼크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 많으니 영상상봉도 확대해야 한다.
-- 북한 가족들에 대한 선물 액수를 제한했는데 현금 전달을 자제하도록 이산가족들에게 권유했나.
▲ 유종하 총재 = 그 부분은 정확히 잘 모르겠다.
-- 인도적 지원은 조건없이 한다는 입장은 유지되나.
▲ 유종하 총재 = 그렇다. 인도적인 지원은 인도적인 관점에서만 고려한다.
-- 쌀과 비료도 그런가.
▲ 유종하 총재 = 당국에서 결정할 문제다. 국민 세금에서 나온 것은 정부가 정부의 관점에서 생각할 문제다. 내가 아는 정부 입장은 인도적인 문제는 인도적인 관점에서만 고려한다는 것이다.
-- 본업이 외교관인데.
▲ 유종하 총재 = 외교라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양쪽이 만족하는 협상을 하는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내 입장이 잘 돼야 한다. 하지만 적십자의 인도주의는 서로에게 도움되고 서로가 마음 편해야 한다. 시합처럼 이겨야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외교관의 자세는 적십자에서는 접었다. 그늘지고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움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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