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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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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관인 국군기무사령부가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은 물론, 인권단체가 강하게 규탄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에 의해 지난 8월 12일 의혹이 제기된 이례 기무사는 이제까지 제대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사태진화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무사는 과거 보안사령부가 전신인 기관으로 현행법상 민간인을 사찰할 수 없으며, 1990년 보안사가 언론계와 정치권 인사 1300여명을 무차별적으로 사찰한 사실이 폭로된 이후 노태우 정부에 의해 “민간인을 사찰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름도 기무사로 개칭했다.
그러나 시사뉴스는 지난 1996년 기무사의 내부 비리 등을 연재기획으로 보도하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강신한 발행인을 비롯해 직원들이 기무사 요원들에 의해 감시, 미행당하는 일을 겪었고, 기무사 측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예정대로 기무사 비리를 보도하는 바람에 강 발행인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악몽 같은 상황은 세월을 넘어 과거속에 묻혔지만 시사뉴스가 창간 21주년을 맞는 현재 기무사는 여전히 정치사찰과 민간인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이에 본지는 창간특집으로 현재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논란과 과거 본지가 당한 상황, 향후 전망 등을 다뤄봤다.
◆폭로 한달 넘도록 진실규명은 회피
국군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9월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를 폭로한 민주노동당 측은 민주당과의 적극 공조로 기무사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국방 장관의 사과 등 군 지도부를 압박할 계획이다.
민노당은 이미 지난달 18일 “기무사의 불법적인 정당사찰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며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령관의 처벌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기갑 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촉구하면서 “이정희 의원이 기무사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촉로한지 한달이 넘었는데 기무사는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해명과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며 “민노당은 공당의 당직자와 당원을 사찰한데 대해 기무사가 직접적인 해명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이를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무사가 다수의 민간인들을 사찰해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인 기무사는 진상규명은 커녕 “합법적 수사활동”이라고 강변하며 논란을 진화하는데만 급급하다.
폭로 당사자는 이정희 의원이다. 그는 8월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 기무사는 매우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 대규모 민간인 사찰을 자행해왔다”며 기무사 소속 군인의 메모수첩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의원이 제시한 증거자료는 같은달 쌍용자동차 노조의 농성을 경찰이 과잉진압한 것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가 평택역에서 개최되던 과정에서 불법사찰 중이던 S씨가 소지하고 있는 사찰자료를 입수한 것이었다.
이 의원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지난 1990년 윤석양 이병이 야당 정치인 등 1300여 명의 민간인 사찰 내용이 담긴 기록을 폭로하면서 중단됐던 민간인 사찰행위가 여전히 자행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민간인 사찰을 하지 않겠다”며 보안사를 기무사로 바꾸었다.
이 의원은 또 S씨가 평택 쌍용차공장에서 민노당의 한 당직자를 집중적으로 동영상에 담았다면서 “시민단체와 공당의 일상적 행동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입수한 S씨의 수첩에는 지난 1월과 7월 사찰 대상자들의 행적이 날짜별, 시간대별로 자세히 메모되어 있었다. 수사활동 세미나 내용은 물론 사찰을 위해 필요한 요구사항, 토의내용 등이 적혀있었고 이 의원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이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증거다”고 주장했다.
기막힌 사실은 ‘사찰을 위해 필요한 요구사항’에 적혀있는 것들이다. 고급아파트 출입시 소형아파트로는 곤란하기 때문에 중장기 예산을 들여 이를 교체하고 필요장비가 탑재된 승합차가 필요하므로 중장기 예산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여기더해 수첩에 나오는 토의내용에는 경찰과의 동행, CCTV설치의 건 등이 적혀 있어 이 의원은 “사찰활동을 경찰의 협조 아래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찰 대상지에 대한 실시간 거점 감시가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의원실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근거로 “사찰자료에 등장하는 민간인들은 군사보안, 군방첩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며 “군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에 대해 기무사 요원들이 미행하고 촬영하는 행위는 군사법원법에 명시된 기무사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현 정부를 겨냥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미행과 감시는 심각한 민주주의 유린이자 인권침해다”며 “이명박 정부는 기무사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관련 책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군에서는 이를 “오해”라고 말한다. 군의 새 사령탑으로 지명된 김태영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기무사가 민간인을 사찰한 것으로 오해될 수 있었던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비합법적인 일은 아니었다”고 밝혀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늘어놨다.
기무사 측 또한 “수사관 S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는 장병 8명이 휴가기간 평택 집회에 참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적법한 채증활동을 벌이던 중 시위자 40~50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고 소지품을 빼앗겼다”며 “집단폭행 가해자를 확인하면 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무사는 또 S씨의 수첩에서 민간인 명단이 발견된데 대해선 “적법한 수사활동 과정에서 적어놓은 것으로 군 관련성 여부를 확인 중인 사안”이라며 “군사기밀 보호법과 군형법상 특정범죄 일부에 대해선 민간인에 대해 내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수첩에 승용차 교체 필요성과 같은 내용이 적힌데 대해선 “(민노당이) 민간인 사찰과 연관하려고 하는데 전혀 무관하다”며 “기무사 수사권 범위 내에서 활동하는 기법에 대해 S씨가 개인 생각을 써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무사 측은 이같이 해명하면서도 합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군 수사관을 폭행하고 주민등록증과 수사기록 등을 빼앗아 간 것은 공무집행방해와 특수폭행죄라며 관련자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범야권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이 의원의 의혹제기에 기무사 측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민노당 진보신당 등에서는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때 이 문제를 분명히 꼬집고 넘어가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재 ‘기무사 민간인 사찰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불씨를 살리고 있는 야당 측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5공 시대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 난 것”이라고 규정하며 “기무사의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기무사령과의 파면조치와 국방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민주당 또한 “국민에게 군사독재와 폭압적 통치의 두려움을 떠올리게 하는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을 용서할 수 없다”며 “누가, 왜 군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을 부활시켰는지 백일하에 드러나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이명박 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유신·5공으로 회귀한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한 뒤 “국회 국방위원회나 정보위원회를 소집해 관련 사실을 철저히 따질 것”이라며 “처음에 싹을 자르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민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여연대는 “기무사의 국민 감시·사찰은 그 자체로 명백한 불법이자 정치적 자유에 대한 억압과 통제”라며 “정보기관의 정치사찰은 이명박 정부의 통치 행태가 1980년대 독재정권의 그것과 다를 바 없음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자세한 내용은 주간 시사뉴스 창간 21주년 커버스토리에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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