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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돈 칼럼

【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 ⑤ - 모임에서 인맥을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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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인에게 신은 윤리도덕의 기준보다는 수호신의 역할이었다. 수호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므로 타민족의 신이나 종교에 대해서는 로마는 개방적이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 않았다.

 

수호신의 역할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돕는 것이 마땅히 지녀야 할 모습으로 여겨졌는데 그 의미심장한 예가 바로 부부싸움의 신인 비리프라카 여신이다. 부부 사이에 말다툼이 시작되면 둘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므로 점점 언성이 높아지고, 상대방도 가만히 있으면 진다고 생각하므로 같이 목소리가 올라가고 도가 지나치게 되면 폭력적 상황까지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둘이서 꾹 참고 비리프라카 여신을 모시는 사당에 간다. 거기에는 여신만 있을 뿐 신관도 없고 아무도 없지만 나름대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신을 믿는 로마인은 감시자가 없어도 그 규칙을 지켰다. 그 규칙은 한 번에 한 사람씩 여신에게 차례차례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어느 한쪽이 여신에게 호소하는 동안 잠자코 듣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호소가 끝나고 본인의 차례가 오게 되면 비로소 본인의 입장을 호소한다. 이번에는 당연히 상대방도 끼어들지 않고 잠자코 듣고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상대방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감정이 조금씩 누그러들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을 양쪽이 계속 되풀이하게 되면 어느덧 목청도 가라앉으며 결국에는 둘이서 손잡고 사이좋게 사당을 나오게 될 수 있다.

 

김정운 전 명지대 교수는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라는 책에서 소통의 기본원칙을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의 두 가지로 정의했는데 이 중 하나라도 망가지면 소통은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순서 바꾸기’는 내가 이야기를 독점하지 않고 상대방에게도 이야기할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다. 유머가 중요한 것도 반응할 순서, 즉 웃을 순서를 주기 때문이다. 정서적 상호작용은 서로 순서를 바꾸어가며 일어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지루해진다. 혼자만 하기 때문이다.

 

‘관점 바꾸기’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네 살이면 관점 바꾸기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하는 일이 성공적일수록 사라진다. 과도한 자기 확신으로 인해 타인의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뇌 과학적으로도 주위의 도움으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뇌 구조도 권력을 잡기 전과 잡은 후가 다르다고 한다.

 

CEO 모임은 수없이 많고 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 과정도 경제 사회활동에 필요한 지식의 전달을 표방하지만, 이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내심은 나에게 필요한 좋은 인맥을 만드는 게 주목적이고 실제로 자기소개 시간에 당당하게 밝히기도 한다. 주최 측에서도 방과 후 2교시, 골프, 해외여행 등으로 다양한 친교 활동을 지원하지만 대체로 인맥 형성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서로 자세히 모르고 대충 알기 때문이고 그러다가 과정이 종료되면 인연이 계속 이어지지 않고 인간관계가 흐지부지되는 사례도 많다. 원우수첩이 있지만 명함 정보만 있지 자세한 사업내용을 알기는 어려워 협업을 위한 기초적인 정보도 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서로 말할 준비만 되어 있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좋은 말, 유익한 말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모임에 가면 본인의 소개를 2~3분 이내로 끝마치고 다른 사람의 소개 내용을 열심히 메모한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 등으로 궁금한 사항을 보완한 후에 다음 모임에서 발표한 사람을 찾아가서 추가 질문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자기의 발표내용에 대해서 관심을 두니 너무 감사해하며 열심히 보충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또다시 인정과 관심의 질문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나에 대해서 호감이 생기게 되고 그때서야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묻게 되는데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인정과 관심의 질문과 답변이 반복되면서 서로의 라이프 스토리도 알게 되고 비즈니스와 전문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직접 협업이 되거나 내가 필요한 사람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그동안 100여 기업의 인맥관리를 지원하면서 만난 인맥관리의 고수는 My Story의 전달보다는 He-Story에 관심을 가지고 인정과 관심의 질문으로 호감을 형성하고, 한번 맺은 인연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력으로 인적자원을 축적하고 있었다.

 

인맥관리에 성공하는 CEO의 3원칙은 잘 듣기, 좋은 마중물 질문으로 프로파일링을 정확히 하고, 정기적인 인정과 관심의 전달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열린 소개를 실행하는 것이 공통적이었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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