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01 (월)

  • 맑음동두천 6.3℃
  • 맑음강릉 13.2℃
  • 맑음서울 6.6℃
  • 맑음대전 10.6℃
  • 구름조금대구 13.0℃
  • 구름많음울산 13.8℃
  • 맑음광주 13.1℃
  • 연무부산 15.0℃
  • 맑음고창 11.8℃
  • 구름많음제주 14.8℃
  • 맑음강화 6.7℃
  • 맑음보은 9.5℃
  • 맑음금산 11.1℃
  • 맑음강진군 12.2℃
  • 맑음경주시 14.2℃
  • 구름많음거제 14.8℃
기상청 제공

윤형돈 칼럼

【윤형돈 칼럼】 윤형돈의 경영과 인간관계 ⑤ - 모임에서 인맥을 만들려면

URL복사

고대 로마인에게 신은 윤리도덕의 기준보다는 수호신의 역할이었다. 수호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므로 타민족의 신이나 종교에 대해서는 로마는 개방적이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특정 종교를 강요하지 않았다.

 

수호신의 역할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닌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을 돕는 것이 마땅히 지녀야 할 모습으로 여겨졌는데 그 의미심장한 예가 바로 부부싸움의 신인 비리프라카 여신이다. 부부 사이에 말다툼이 시작되면 둘 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므로 점점 언성이 높아지고, 상대방도 가만히 있으면 진다고 생각하므로 같이 목소리가 올라가고 도가 지나치게 되면 폭력적 상황까지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둘이서 꾹 참고 비리프라카 여신을 모시는 사당에 간다. 거기에는 여신만 있을 뿐 신관도 없고 아무도 없지만 나름대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신을 믿는 로마인은 감시자가 없어도 그 규칙을 지켰다. 그 규칙은 한 번에 한 사람씩 여신에게 차례차례 본인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어느 한쪽이 여신에게 호소하는 동안 잠자코 듣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호소가 끝나고 본인의 차례가 오게 되면 비로소 본인의 입장을 호소한다. 이번에는 당연히 상대방도 끼어들지 않고 잠자코 듣고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상대방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감정이 조금씩 누그러들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을 양쪽이 계속 되풀이하게 되면 어느덧 목청도 가라앉으며 결국에는 둘이서 손잡고 사이좋게 사당을 나오게 될 수 있다.

 

김정운 전 명지대 교수는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라는 책에서 소통의 기본원칙을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의 두 가지로 정의했는데 이 중 하나라도 망가지면 소통은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순서 바꾸기’는 내가 이야기를 독점하지 않고 상대방에게도 이야기할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다. 유머가 중요한 것도 반응할 순서, 즉 웃을 순서를 주기 때문이다. 정서적 상호작용은 서로 순서를 바꾸어가며 일어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지루해진다. 혼자만 하기 때문이다.

 

‘관점 바꾸기’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것이다. 네 살이면 관점 바꾸기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하는 일이 성공적일수록 사라진다. 과도한 자기 확신으로 인해 타인의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뇌 과학적으로도 주위의 도움으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의 뇌 구조도 권력을 잡기 전과 잡은 후가 다르다고 한다.

 

CEO 모임은 수없이 많고 대학 등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 과정도 경제 사회활동에 필요한 지식의 전달을 표방하지만, 이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내심은 나에게 필요한 좋은 인맥을 만드는 게 주목적이고 실제로 자기소개 시간에 당당하게 밝히기도 한다. 주최 측에서도 방과 후 2교시, 골프, 해외여행 등으로 다양한 친교 활동을 지원하지만 대체로 인맥 형성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서로 자세히 모르고 대충 알기 때문이고 그러다가 과정이 종료되면 인연이 계속 이어지지 않고 인간관계가 흐지부지되는 사례도 많다. 원우수첩이 있지만 명함 정보만 있지 자세한 사업내용을 알기는 어려워 협업을 위한 기초적인 정보도 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서로 말할 준비만 되어 있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좋은 말, 유익한 말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모임에 가면 본인의 소개를 2~3분 이내로 끝마치고 다른 사람의 소개 내용을 열심히 메모한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 등으로 궁금한 사항을 보완한 후에 다음 모임에서 발표한 사람을 찾아가서 추가 질문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자기의 발표내용에 대해서 관심을 두니 너무 감사해하며 열심히 보충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또다시 인정과 관심의 질문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나에 대해서 호감이 생기게 되고 그때서야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묻게 되는데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서 인정과 관심의 질문과 답변이 반복되면서 서로의 라이프 스토리도 알게 되고 비즈니스와 전문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직접 협업이 되거나 내가 필요한 사람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그동안 100여 기업의 인맥관리를 지원하면서 만난 인맥관리의 고수는 My Story의 전달보다는 He-Story에 관심을 가지고 인정과 관심의 질문으로 호감을 형성하고, 한번 맺은 인연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노력으로 인적자원을 축적하고 있었다.

 

인맥관리에 성공하는 CEO의 3원칙은 잘 듣기, 좋은 마중물 질문으로 프로파일링을 정확히 하고, 정기적인 인정과 관심의 전달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열린 소개를 실행하는 것이 공통적이었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윤형돈
시사뉴스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인천경찰청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
[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천경찰청이 연말연시를 맞아 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인천경찰청은 매일 '24시간 상시 음주운전 단속'과 '시차제·테마 단속을 실시하며 특히 매주 목·금·토요일은 10개 경찰서가 일제히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다. 금요일은 경찰청 주관으로 전국적으로 일제 단속을 실시한다. 중점 단속 대상은 아침 출근 시간대에 관공서·회사 밀집 지역에서 전날 음주로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하는 '숙취형 운전'을 단속하고 점심시간 후에는 식사와 함께하는 '반주형 운전' 이 우려되는 음식점 밀집 지역·체육시설과 초등학교 하교시간대 어린이 보호구역 등 취약 장소를 선정해 단속한다. 또 술집 등 유흥가 밀집장소, 김포·부천 등 인천 경계 지역 등을 중심으로 '만취형·귀가형 운전' 음주운전 단속을 진행하며 시민 불편을 최소해 단속하면서 짧은시간 수시로 장소를 변경하는 '이동식 단속'을 추진한다. 특히 음주운전의 의심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음주 감지가 되지 않는 경우나 유흥주점 근처에서 음주운전 단속하는 경우 등에는 약물 운전 단속도 병행해 실시한다. 경찰 관계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매일 음주운전 단속을 벌일 예정"이라며 "음

문화

더보기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둘러싼 경계를 마주하는 과정... 연극 ‘톤지루’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 연극 ‘톤지루’가 오는 12월 12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관객과 만난다. 2023년 낭독극 발표 당시 ‘정교한 심리 묘사와 관계의 밀도’로 주목받았던 작품이 올해 본격적인 무대화 과정을 거쳐 더욱 깊어진 서사와 감각적 무대 언어로 돌아왔다. 작품은 작가 최영원, 연출 최귀웅이 함께하며, 한 남자가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둘러싼 경계를 마주하는 과정을 중심에 둔다. 극은 윤우의 대사 “구분이 아니라 구별하는 거 아닐까? 나누는 게 아니라 뭐가 다른지 보는 거”를 중심축으로 삼아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선’의 감각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자신의 소설로 인해 어머니를 잃은 윤우가 죄책감 속에 방황하다 일본 가정식 식당 ‘와비사비’에서 재일교포 여성 미희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지만, 침묵과 상처의 결이 닮아 있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톤지루’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윤우의 감각과 기억을 동시에 흔드는 정서적 기점으로 기능한다. 된장국의 냄새, 뜨거운 국물의 온도 같은 감각들은 그가 끝내 직면하지 못했던 과거를 서서히 불러내고, 미희와의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