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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적 상상력과 철학사적 통찰이 결합된 ‘크로의 철학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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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상실한 철학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크로의 철학사냥’(좋은땅출판사)은 소설적 상상력과 철학사적 통찰이 결합된 독창적인 철학서다.
 

 

책의 주인공 크로는 과거 출간돼 언론에도 보도된 ‘크로의 과학사냥’의 주인공으로, 8년 전 갑작스럽게 사라졌던 인물이다. 이번 책에서는 그가 프록시마 행성으로 납치돼 8년간 철학을 집대성한 끝에 다시 지구로 돌아와 철학사를 통합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고대의 오디세이아가 지중해 암흑세계를 깨웠듯,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이 중세를 일깨웠듯 ‘크로의 철학사냥’은 오늘날 철학의 침묵을 깨우는 선언문이다. 과학으로 무장된 크로는 철학은 미래를 예측하고 삶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나누리틀’이라는 철학의 틀을 제시했다.

나누리틀은 ‘나’와 ‘누리’의 합성어인데, 주체인 내가 환경인 누리에 상호작용하는 틀이다. 주체는 환경과 물질, 에너지, 정보를 주고받는다. 주체는 사물을 인식하거나 꿈을 이루기 위해 늘 상호작용한다. 상호작용이 잘못되면 솥뚜껑을 거북등으로 잘못 인식하고, 기와장을 들고 무지개를 잡았다고 호언한다. 올바른 철학은 올바른 인식을 도우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 나누리틀 상호작용은 변증법이다. 주체는 끊임없이 되먹임 과정을 통해 현실을 바르게 인식한다.

환원과 창발은 변증법의 한 방법이다. 환원은 주체를 분해해 이해하는 방식이다. 현미경은 이성으로 분해된 분자, 원자, 소립자를 실제로 보여줬다. 물체뿐만 아니라 복잡한 문제도 분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역으로 창발은 주체들이 모여 복합체를 형성하는 과정이다. 분자는 창발돼 신체조직, 인간, 사회, 국가를 이룬다. 소립자 사이에 작용한 기본적인 힘은 창발 과정에서 새로운 속성으로 변환된다. 물의 어느 점이 나타나고, 사회의 평등 개념이 나타나고, 사전에 수록된 수만가지의 어휘도 기본 힘의 조합이다.

크로는 납치된 지구 철학자 200명의 사상을 나누리틀로 통합시켰다. 크로는 당대를 헤쳐간 창조적인 생각과 현대 문명에 기여한 바를 포착했다. 전문 철학언어가 아닌 일상 시장언어로 현대 현안을 논쟁한다. 철학은 플라톤의 각주가 아니다. 비슷해 보일지라도 시대마다 다른 아픔과 문제가 있다. 철학사는 진보이며 세상과 함께 간다.

크로가 집대성한 철학을 프록시마 행성에 제출하고 여행을 떠나려는 순간에 알렉산더가 찾아온다. ‘크로의 철학사’로 지구 철학의 암흑기를 깨우자고 권유한다. 좋은땅에서 출간했으며, 저자 정연섭은 과학자(한국원자력학회 사무총장)로, 신문에 과학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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