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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미국‧홍콩... 세계 명문 경마장이 말하는 경마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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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컵을 앞두고 바라본 세계 경마장 이야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경마에도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세계무대가 존재한다. 말과 기수가 펼치는 질주는 단순한 승부를 넘어 국경을 초월한 교류의 장이 되고, 각 나라의 문화와 여가가 집약된 축제가 된다. 매년 세계 곳곳에서는 국가와 언어가 다른 사람들이 경마를 통해 한자리에 모이고, 경주로 위에서는 각국 기수와 경주마의 호흡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월 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한국 경마의 국제 초청경주인 ‘코리아컵(Korea Cup)’과 코리아스프린트(Korea Sprint)’가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 미국, 홍콩 등 경마 강국의 명마들이 출전할 예정이다. 이들의 출전은 단순한 참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계 경마의 흐름 속에서 한국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울이 국제 경마의 중심 무대 중 하나로 인정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달려온 고향의 무대는 어떤 모습일까. 각국의 대표 경마장을 통해 살펴보면, 경마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과 여가, 그리고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낸 문화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도쿄, 미국의 처칠다운스, 홍콩의 샤틴과 해피밸리. 이 무대들은 세계 경마를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무대이자 이번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의 맥락을 더욱 풍부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일본 – 도쿄 경마장과 생활 속의 경마

일본에서는 경마가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주말마다 가족 단위로 경마장을 찾는 풍경이 자연스럽고,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층이 경주를 즐긴다. 경마장은 일본 시민들의 여가와 생활이 함께하는 장소다.

 

그 중심에는 도쿄 경마장이 있다. 도쿄 경마장은 일본중앙경마회(JRA)를 대표하는 경마장으로, 1933년 도쿄 후추시에 개장했다. 총 수용 인원은 약 22만 3천명으로,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기록은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등재되어 있다. 잔디주로와 모래주로를 동시에 갖춰 다양한 조건의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전광판(가로 66m, 세로 11m)을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쿄 경마장은 매년 가을 세계 정상급 경주마들이 모이는 ‘재팬컵’의 개최지기도 하다.

 

일본 경마는 그 규모와 수준뿐만 아니라 팬 문화로도 유명하다. 팬들은 경주가 끝난 뒤 패독에서 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인기마의 은퇴식에는 수만 명이 운집해 작별을 고한다. 팬들에게 말은 단순한 경기 수단이 아니라 함께 달려온 동반자이자 하나의 서사다. 일본의 경마는 승부를 넘어 사람과 말이 함께하는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문화로 발전해왔으며, 도쿄경마장은 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 처칠다운스, 미국을 하나로 모으는 켄터키 더비 축제

미국에서는 경마가 스포츠이자 대중 축제로 자리한다. 가장 대표적인 무대가 바로 켄터키주 루이빌의 처칠다운스(Churchill Downs)다. 1875년 개장해 1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처칠다운스 관중석 위에 솟은 쌍둥이 첨탑은 미국 경마의 아이콘이자 루이빌 도시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개최되는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는 미국 3관 경주(Triple Crown)의 첫 관문으로, ‘Run for the Roses’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승마에게 554송이의 장미가 엮인 화환이 걸리기 때문이다.

 

켄터키 더비는 그 자체로 미국인들의 축제다. 2분 내외로 결정되는 짧은 스포츠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지 경제 파급 효과가 약 4억 달러(한화 약 5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미국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십만 명의 관중이 현장을 찾고, 수억 명이 중계방송을 시청한다. 관중들은 전통 칵테일인 민트 줄렙을 즐기며, 여성들은 화려한 드레스와 모자를 착용해 사교무대의 성격을 더한다. 미국의 경마는 하나의 스포츠 이벤트가 도시의 브랜드이자 문화적 자산이 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홍콩 – 샤틴과 해피 밸리, 국제무대와 도시레저

홍콩은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경마가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국토는 좁지만 경마는 도시 전체가 함께 즐기는 레저로 발전했다. 홍콩에는 두 개의 주요 경마장이 있으며, 서로 다른 성격으로 세계 팬들과 시민들을 끌어들인다.

 

샤틴 경마장(Sha Tin Racecourse)은 홍콩 경마의 본무대다. 1978년 개장한 이곳은 약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경마장으로, 매년 홍콩컵(Hong Kong Cup), 홍콩 스프린트(Hong Kong Sprint) 등 국제적인 G1 경주가 열려 세계 최정상급 경주마와 기수들이 집결한다. 샤틴은 홍콩 경마가 세계 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창구다.

 

반면 해피 밸리 경마장(Happy Valley Racecourse)은 홍콩 시민들의 일상 레저를 대표한다. 1845년 개장해 17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이곳은 도심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매주 수요일 밤 펼쳐지는 ‘해피 웬즈데이(Happy Wednesday)’는 홍콩 시민들의 대표적 여가 문화다. 퇴근 후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맥주와 음식을 즐기며, 라이브 음악과 함께 경주를 관람하는 모습은 홍콩만의 활기찬 도시 문화를 보여준다. 관광객들에게도 야경 속 경마라는 특별한 체험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홍콩 경마는 샤틴과 해피 밸리 경마장의 서로 다른 매력에 더해, 경마 수익을 사회공헌과 공공 서비스에 재투자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 홍콩 자키클럽은 매년 수십억 홍콩달러 규모를 교육‧복지‧문화 프로젝트에 기부하며, 시민들 사이에서는 경마가 사회를 이롭게 하는 제도라는 인식이 강하다.

 

 

일본, 미국, 홍콩의 사례는 경마가 생활문화, 축제, 도시 레저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각 나라의 경마장은 문화적 상징이자 시민들의 여가가 집약된 무대다. 9월 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세계 각국의 명마와 기수들이 한국을 찾는 이 날, 서울은 단순한 국제경주의 무대가 아니라 경마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이자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는 현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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