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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짧고 때로는 서툴지만 솔직한 성장 과정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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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어쩌면 마지막 학급문집’을 펴냈다.

 

AI가 글쓰기를 대신하고, 생각이 짧은 영상과 이미지로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에 한 교실의 아이들은 여전히 연필을 들고 자신의 하루와 마음을 문장으로 남겼다. ‘어쩌면 마지막 학급문집’은 2025년 한 해 동안 같은 교실에서 생활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쓴 글을 모은 학급문집으로, 총 140쪽 분량에 아이들 각자의 시선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쩌면 마지막 학급문집’은 잘 다듬어진 작품집이라기보다 성장의 과정 자체를 기록한 책이다. 아이들의 글은 짧고 때로는 서툴지만,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일상과 상상, 기쁨과 부끄러움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내 짝’, ‘벚꽃’, ‘셔틀런을 하며 생각한 것’, ‘시험과 인생의 공통점과 차이점’, ‘졸업’과 같은 제목들은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아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결이 살아 있다. 이는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하다가도, 어느 순간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떠올리게 만들 것이다.

책의 구성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간다. 봄에는 교실에 들어선 설렘과 관계의 시작이, 여름에는 질문과 상상이, 가을에는 타인을 향한 시선과 자기 성찰이, 겨울에는 미래를 바라보는 다짐과 이별의 감정이 담겨 있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 아이들의 문장도 조금씩 깊어지고, 생각의 방향도 달라진다. 이는 단순한 시간의 기록이 아니라 한 해 동안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 주는 서사다.

이 문집이 특별한 이유는 ‘학급문집’이라는 아날로그적인 형식에 있다. 출판을 목표로 쓰인 글이 아니라 교실에서 주어진 질문에 답하고 하루를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써 내려간 기록들이 모였다. AI가 문장을 완성해 주는 시대에,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교육적인 장면이 된다. 또한 이 책은 글의 완성도보다 ‘직접 쓰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용히 증명한다.

‘어쩌면 마지막 학급문집’은 청소년 독자들에게는 ‘이렇게 써도 괜찮다’는 작은 용기를, 어른 독자들에게는 한때 자신도 지나왔던 시절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졸업을 앞둔 한 학급의 기록이지만, 그 안의 질문과 감정은 세대를 넘어 공감될 것이다. 이 책은 졸업의 기념품을 넘어, 한 시절을 진심으로 견뎌 낸 아이들의 조용한 증언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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