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정부의 약가인하정책 강행에 반대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정부의 약가 인하 추진에 더해 최근 발발한 중동사태로 산업계 곳곳에서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약업계 서명운동에 착수하고, 정부에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말 정부의 약가 인하 개편안 발표 이후 산업계,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문제 제기에도 지금까지 합리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급격한 약가 인하에 제약산업은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어 “약가인하 영향 분석·유통질서 확립·제약산업 선진화 방안 등 3대 사항의 즉각적인 공동연구 착수를 정부에 제안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약가제도 개선안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이견이 없을 경우 이달 말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 제도 시행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정부의 개편안은 복제약(제네릭)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현행 53.55%에서 40%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기에 업계는 인하율이 48% 이하로 떨어질 경우 대다수 중소 제약사가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48%'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노연홍 공동 비대위원장은 “최근 발발한 중동사태로 ‘4차 오일쇼크’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고,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산업의 원가 부담이 폭증하고 있다”며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를 축소하거나 신규 채용 중단 및 생산 축소를 검토하는 등 현장에서는 이미 위기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가 극히 높은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산업계 부담은 가중될 것”며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대규모 약가 인하마저 강행된다면 산업계는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산업의 성장동력이 위축돼 기업은 현 상황을 영업이익률 하락 등 단순한 경영 위기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여긴다고 했다.
노 위원장은 “약가 인하가 산업 생태계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은 R&D 및 설비 투자 계획 등을 축소하거나 재고하고 있고, 신규 인력 채용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채산성이 낮은 의약품의 품목 허가를 자진 취소하거나 생산라인 축소를 검토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약업인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 위원장은 “비대위 참여 단체 회원 기업 임직원은 물론 뜻을 함께하는 약업인들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약가 인하 강행은 보건안보와 혁신 생태계 조성에 역행하는 처사이기에 재고돼야 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약가 인하 파급효과, 유통질서 확립, 산업의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에 대한 정부-산업계의 공동 연구 착수도 공식 제안했다.
제안한 연구는 ▲약가제도 개편안이 정부안대로 시행될 경우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 ▲의약품판촉영업자(CSO)의 급증과 수수료 지급 등에 따른 유통질서 현주소 및 제도개선 방안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 등 3개다.
노 위원장은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정부가 산업계의 공동연구 요구를 수용, 1년 이내 결과를 도출하고 이에 따른 실행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정책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산업 현장의 수용성을 높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웅섭 공동 위원장(일동제약 대표)은 "실제로 당사의 경우 새로운 조직, R&D 예산 등 전반에서 비상경영으로 바뀌었다"며 "이번 약가 인하는 이익 감소 차원이 아니라 사업이 지속 가능하냐 마느냐의 문제다. 정책 설계 과정에서 산업 구조와 기업 재무상황을 정밀 분석했다면 대비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않았기에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