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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입장료 인상? 아카데미 특수? 다 틀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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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국영화 부진, 좋은 영화가 없기 때문에 나온 당연한 결과

3월 한국영화 점유율이 급락했다는 소식이 얼마 전 전해졌다. 한때 70%까지 육박했던 한국영화 점유율은 3월로 접어들면서 한때 3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주말 <위험한 상견례>가 5주만에 흥행 1위를 한 한국영화가 되면서 58%대로 올렸지만 한국영화의 위세는 확실하게 꺾인 상황이다.

지난 연말과 설날, 2월까지만 해도 한국영화는 개봉작마다 승승장구였다. 심형래의 <라스트 갓파더>를 시작으로 강우석의 <글러브>가 흥행을 주도했고 김명민을 앞세운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이 설 극장가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국영화는 절정기를 맞이했다. 2월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아이들...>의 흥행은 절정기의 ‘확인사살’로 보였다.

그러나 3월에 접어들며 외화의 반격이 시작됐다. SF영화 <월드 인베이젼>과 나탈리 포트만의 호연이 돋보인 <블랙스완>, 여기에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킹스 스피치>가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3월에 개봉한 <사랑이 무서워>,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로맨틱 헤븐>, <달빛 길어올리기> 등 한국영화는 관객의 외면을 받고 간판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 뒤늦게 주목받은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그나마 한국영화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었다.

물론 영진위가 밝힌 1분기 점유율은 한국영화 관객이 2천만명을 육박했고 점유율도 57%로 외화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연말연시와 설 연휴의 ‘한국영화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일 뿐이다. 현재 한국영화 관객의 감소는 분명 문제가 될 만한 요소다.

관객의 공감 없는 영화들의 퍼레이드

많은 이들이 여기에 대해 ‘3월 비수기’, ‘아카데미 특수’, ‘입장료 인상’, ‘화제작 부족’ 등의 이유를 제시한다. 다 맞는 이유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3월의 한국영화는 자신들의 세계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를 관객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한국영화의 침체기는 더 길어질 것이다.

여기저기 배우의 얼굴을 내세우며 홍보에 치중한 영화들은 결국 가장 중요한 관객의 공감을 놓쳤고 흥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영화는 역시 적은 상영관을 배당받아야 했다.

독립영화들이 꾸준히 관객을 동원하며 1만 관객을 넘겼다고 하지만 적은 상영관에서 독립영화들을 매 시간 상영하지 못하고 나누어서 상영해야 하는 상황은 새로운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킬 수 없었다. 결국 치솟은 입장료는 관객들이 좋은 영화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보게 만들었고, 한국영화는 이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격을 입은 셈이다.

3월에 개봉한 한국영화들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의 시선을 끌 만한 색다른 소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스타의 이미지만을 앞세운, 감독의 안일한 연출이 보이는 영화들이 선을 보였고 관객들은 선뜻 그런 영화에 입장료를 내지를 못했다.

20대의 고민? 유쾌한 코미디? 그게 어디 있는데?

<사랑이 무서워>의 경우 주연배우 임창정과 김규리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지만 너무나 많이 나온 임창정의 코미디에 관객들은 지레 식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내용 또한 그간의 코미디와 차별화를 보이지 않았고 웃음 유발 코드도 그전의 영화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관객들은 기존 코미디에 안주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는 윤은혜, 박한별, 차예련, 유인나 이 네 명의 미녀 배우들을 앞세우며 20대 여성들의 고민을 담은 영화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배우들은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고 각종 언론들은 이들의 인터뷰를 따내기에 바빴다.

그러나 막상 영화는 20대 여성의 현실에 카메라를 들이대기보다는 여전히 명품을 좋아하고 부자인 척 하려는 여성들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이것은 곧 관객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관객들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여성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장진 감독이 만든 <로맨틱 헤븐> 또한 ‘장진’이라는 이름을 앞세우며 흥행을 예상했지만 성적은 의외로 참담했다.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밋밋한 극 전개와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는 관객의 눈물을 오히려 거두게 만들었다. 상영 전의 요란한 홍보와는 달리 영화는 조용히 극장가에서 사라지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로 관심을 모은 <달빛 길어올리기>는 아예 관객들의 관심조차 이끌어내지 못했다. 흥행과 거리가 먼 임권택 감독 영화의 특성도 있지만 생각보다 적은 상영관 수도 문제가 됐다.

한국영화 최초로 3대 메이저 영화 배급사인 CJ,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같이 배급한다는 게 화제가 됐지만 상영관 배정에서 정작 자신들의 대표작들에 비해 소홀하게 취급한 것이 보여졌다.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10위권에도 오르지 못하고 쓸쓸히 극장가를 떠나고 말았다.

결국 3월 한국영화 부진은 관객이 선뜻 비싼 입장료를 내고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기는커녕 자기 이야기만 하다가 결국 관객의 비난 속에 소리없이 사라졌던 게 3월 한국영화의 현주소였다. 문제는 이제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들도 결코 이들 영화보다 낫다는 보장이 없다는 거다.

여전히 오락프로를 이용한 영화 홍보가 판을 치고 홍보성 인터뷰와 기사가 인터넷을 장식하겠지만 이제 관객들은 그것에 쉽게 현혹되어 영화를 보지 않는다. 공감을 얻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을 관객은 더 선호한다. 2월 중순 개봉해 뒤늦게 흥행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나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가 화제가 된 <블랙스완>의 흥행이 바로 그 예다.

‘퐁당퐁당’ 속 독립영화 상영, 개선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또 다시 짚어볼 만한 것이 독립영화의 관객 동원이다. 적은 상영관과 ‘퐁당퐁당’ 교차상영의 악재 속에서도 민용근 감독의 <혜화,동>과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이 각각 1만 관객을 돌파했다. 언론에서는 이들의 ‘작은 흥행’을 칭찬하지만 여건의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독립영화는 현재 상영관 수도 적고 그나마 상영 회차도 하루에 한두 번, 많아야 세 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멀티플렉스의 흥행작처럼 여러 상영관에서 전회차를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자그마한 상영관에서 작은 영화들이 시간을 놓고 아귀다툼을 하는 듯한 모습이 지금의 독립영화 흥행의 현실이다.

결국 이 두 영화는 관객과의 대화, ‘찾아가는 대화’ 등을 통해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영화를 알렸고 이것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역시 한정된 상영관에서 2만, 3만 관객을 모은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관의 생리대로라면 멀티플렉스에서 다시 상영할 만도 하지만 멀티플렉스 또한 다른 영화를 상영하기에 급급하다. 전국 대여섯 개 상영관에서, 그것도 전회 상영을 하지 못한 독립영화는 팬들의 좋은 호응 외에는 관객을 더 모을 방법이 없다. 애당초 상업영화와 경쟁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영화들은 그렇게 조용히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각종 국제영화제를 휩쓸며 기대작으로 주목받은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를 비롯해 5월에 개봉할 김태일 감독의 <오월愛>, 6월 개봉 예정인 이혁상 감독의 <종로의 기적> 등 호평을 받은 작품들도 적은 상영관에서 관객의 호평만을 바탕으로 상영해야 한다. 독립영화를 마음놓고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의 탄생이 한국영화 점유율을 높일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객이 그저 그런 영화만 보기를 강요하지 말라

길고 장황하게 이야기했지만 3월 한국영화의 부진은 한마디로 ‘좋은 영화가 없었기’ 때문에 생긴 당연한 결과였다. 관객이 공감하는 소재와 내용을 발굴하지 못하고 계속 이전 흥행작의 공식만 좇고 언론 홍보에만 의존하고 배우 얼굴로 승부를 거는 홍보 전략에 속는 관객들이 계속 나온다면 한국영화의 침체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의 희망을 붙잡고 있는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과 그 영화들을 마음껏 상영할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어야 하는 점 또한 중요하다. 영화인들이 꿈을 펴지 못하고 오히려 그 꿈을 꺾게 만드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관객은 또 다시 그저 그런 영화들을 보기를 강요당해야 한다.

관객들은 지금 더 좋은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름값으로만 치장한 영화가 아니라 돈을 주고 그 돈의 열 배, 스무 배가 넘는 감동을 얻는, 새로운 영화를 원하고 있다. 그런 영화는 결국 의식 있는 영화인에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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