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아차, 르노삼성 등 국산차 업체와 BMW, 닛산 등 수입차 업체들은 장밋빛 청사진을 담은 판매목표를 속속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는 1000대 수준.
하지만 업체들이 제시한 판매목표는 이미 이를 훌쩍 뛰어 넘었다. 올해 전기차 시장은 6개의 모델이 각축전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부에서 보급한 전기차 780대 중 르노삼성 SM3 Z.E.는 453대(58%)로 시장 점유율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기아차 레이 EV 277대(35.5%), 한국GM 스파크 EV 40대(5.1%) 등 순이다.
올해 전기차 시장에는 여기에 3개 차종이 새로 투입된다. 내달 기아차가 쏘울 EV를 출시하며 BMW도 내달 24일 BMW i3를 출시할 예정이다. 닛산도 국내 전기차 최대 시장인 제주도에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리프(LEAF)'를 올 11월께 공급, 경쟁에 합류한다.
환경부는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를 전년 780대보다 144대 많은 924대를 목표로 잡았다. 지자체와 함께 206억3300만원의 국고를 투입, 제주도(360대), 서울(223대), 경남(104대) 등 15개 시·도에 전기차를 보급하고 충전인프라 920개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국내에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의지는 확인된 셈.
자동차 업체들의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가장 의욕을 보이는 업체는 르노삼성. 최근 르노삼성은 올해 국내 시장 점유 목표를 전년 대비 2%p 늘린 60%로 발표했다. 업계 추산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600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것.
기아차도 내달 출시 예정인 쏘울 EV의 올해 판매 목표를 500대로 잡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레이 EV 판매 목표(300대)를 감안하면 올해 판매목표는 800대까지 늘어난다.
BMW는 올해 BMW i3의 판매목표를 250대로 잡았다. BMW는 연초 BMW i3의 출시 일정을 오는 5월로 잡았으나 계획보다 앞당겨 내달 출시 예정이다. 닛산은 리프 판매 지역을 제주도로 한정했지만 리프가 올해 1월 세계 누적판매 10만 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판매 1위 전기차라는 점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과 이에 발맞춘 정부의 보조금 정책 등에 업체에서도 전기차 시장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며 "공격적인 판매목표를 제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르노삼성의 SM3 Z.E.는 국내 유일한 중형 세단 전기차라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 된다. 르노삼성은 SM3 Z.E.의 넓은 실내공간이 택시, 카셰어링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기아차는 쏘울 EV의 국산차 업계 최고 수준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핵심부품 보증기간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에 따르면 쏘울 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주행모드 기준 148㎞, 핵심부품 보증기간은 10년(16만㎞)다. 한국GM도 올해 스파크 EV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재도전한다. 스파크 EV는 지난해 국내 판매는 저조했지만 해외 시장에 1180대를 수출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수입차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BMW i3는 전기차 전용 모델로 개발된 차종으로 차체, 시트, 트렁크 등에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 차체 경량화에 신경했다. 아직 국내 인증 전이지만 유럽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60㎞다. 특히 소형 가솔린 엔진을 돌려 일으킨 전기를 이용하는 레인지 익스텐더 엔진을 사용할 경우 최대 약 300㎞까지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 리프는 글로벌 1위 판매 모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반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리프는 전기차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모델로 유명하다. 지난 2010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출시된 이래 3년여 간 글로벌 시장에 10만대가 판매됐다. 유럽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35㎞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다보니 주행성능 측면에서는 업체간에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AS, 충전소 등 인프라를 마련할지가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